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제1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을 제4, 16호증의 일부 기재, 제1심 증인 G, H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C은 2004. 4.경부터 서울 송파구 E에서 주식회사 엘리트베이직으로부터 하청받은 교복 니트 조끼와 가디건을 제작, 납품하는 개인사업체 'D'을 운영해왔고, 2012. 5.29. 위 'D'을 법인으로 전환하고 사업장을 하남시 F으로 이전하였다(이하 개인사업체 D과 법인 B을 합하여 '피고 회사'라고 칭한다).
원고는 2004. 8. 5.경부터 2013. 2. 27.까지 피고 회사에서 사시사로 일하였고, 피고 회사가 사시사들에 대하여 도급계약서를 작성하고 개인사업자등록을 할 것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여 피고 회사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피고 회사의 교복 니트 생산공정은 외부에서 짜온 원단, 옆단, 목깃(일명 '에리')을 피고 회사 작업장에서 '재단 → 기계부 → 재단 → 사시 → 기계부→ 다림질(아이롱) → 검사 → 포장'하는 순서로 진행되는데, 원고는 그 중 '사시' 단계에서 사시작업(사시기계를 이용하여 니트의 몸판 원단과 목 또는 암홀 부분의 별도 마감원단을 연결하는 작업)을 담당하였다.
원고는 다른 사시사들 및 피고 회사의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주일에 6일간(일요일 휴무) 피고 회사의 작업장에서 일하였고, 피고 회사가 하남시 F으로 이전하였을 때에는 F 소재 작업장으로 출근하였으며, 점심시간이 40분으로 단축되어 퇴근시간이 오후 6시 40분으로 변경되었을 때에도 동일하게 일하였다. 성수기에 관리직 직원으로부터 야근 지시를 받은 경우 일반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야근을 하였고, 일요일 휴무와 하계휴가기간도 피고 회사에 고용된 다른 직원들과 동일하게 적용받았다. 원고는 출퇴근기록카드를 작성한 사실은 없으나, 조퇴나 결근을 할 때에는 미리 보고를 하였고, 무단결근 및 조퇴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적은 없다.
원고는 톱날 등 손에 익어야 작업능률이 오르는 소모성 작업비품 외에는 피고 회사가 작업장에 비치한 사시기계, 바디, 실, 바늘 등 원자재와 작업도구를 사용하여 사시작업을 해왔다.
피고 회사는 원청업체인 주식회사 엘리트베이직으로부터 사이즈별 물량 및 색상 등이 기재된 교복니트 제작에 관한 작업지시서를 받아 생산공정을 진행하였는데, 학교별로 교복의 색깔 및 종류가 다양하고, 연속적인 생산공정 중 일부인 사시작업의 특성상 원고가 임의로 작업대상과 물량, 작업방식을 정해서 할 수가 없었고, 그때그때 피고 회사 관리자 직원의 지시로 피고 회사가 고용한 작업보조(일명 시다)가 사시사들에게 작업물량을 나누어주었다. 원고는 결근을 하는 경우에도 제3자를 고용하여 피고 회사로 출근하게 하여 대신 일을 시킨 적은 없다.
교복의 특수성으로 비수기(3~4월)가 있어 피고 회사에 일이 없는 경우 다른 업체에서 작업할 기회가 있었다고는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회사에 일이 없는 경우에 한정되는 것이고, 회사에서 별도로 요청하는 경우에는 다른 업체의 일을 핑계로 이를 거절한 적은 없었다. 원고가 8년이 넘게 피고 회사에서 사시사로 일하는 동안 다른 회사의 일을 하러 가겠다고 하여 피고 회사 관리직 직원과 다툰 것은 1회에 불과하다.
원고는 D에 입사할 무렵에는 1일 55,000원을 받는 일당제로 일을 시작하였으나 얼마 안되어 2004. 9.경부터 피고 회사의 일을 그만 둘 때까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이 작업량에 따른 단가를 보수로 지급받는 도급제(피고 회사에서는 이를 '능력제'라고 부른다) 형식으로 일하였다. 피고 회사는 원고 등이 작업한 수량을 정산하여 기타소득세를 공제한 나머지를 매월 25일 급여로 지급하였으나 급여명세서에는 원고가 생산부 사원으로 되어있고, 갑근세와 주민세를 공제한 것으로 되어있다. 원고가 수령한 급여 액수는 대략 230~270여 만 원 정도였으며, 1년에 4번 상여금을 지급받았다. 원고등 사시사들은 2010.경에서야 기타소득세 공제 및 환급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원고는 퇴직일 전 3개월간(2012. 11. 28.부터 2013. 2. 28.까지 92일) 보수로 합계 7,657,740원을 지급받았다. 구체적 계산내역은 다음 표 기재와 같다.
피고 회사 대표이사 C은 원고에 대한 퇴직금 21,406,552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3고정1928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서 2015. 1. 29. 벌금 2,000,000원을 선고받고, 위 판결이 2015. 2. 6. 확정되었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의 주장
원고는 피고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 회사와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매월 일의 완성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은 수급인이므로, 피고 회사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퇴직금 청구에 응할 수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009. 10. 29. 선고 2009다51417 판결,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참조).
위 법리 및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피고 회사의 작업장에서 다른 일반 직원들과 사실상 같은 근무형태(출·퇴근시간, 휴게시간, 야근, 휴일, 하계휴가)로 고정적·계속적으로 근무하였고, 연속되는 생산공정 중 원고의 사시작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이후 작업 자체가 불가능한 사시작업의 특성상 원고가 임의를 이를 변경하는 것은 어려워 보이는 점, ② 원고는 피고 회사의 관리직 사원의 작업지시에 따라 재단 - 기계부 - 재단 - 사시 - 기계부로 이어지는 작업공정 중 사시작업을 진행하였고, 톱날 등 손에 익어야 하는 작업비품 외에는 피고 회사가 제공하는 사시기계, 바디, 실 등 작업도구와 원자재를 사용하여 작업한 점, ③ 피고 회사의 교복 제작과정에 사시작업은 필수적이라서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에는 원고가 피고 회사 이외의 동종업체의 일을 받아서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원고가결근을 하더라도 임의로 다른 제3자로 하여금 피고 회사의 작업장에 출근하여 일을 하도록 할 수도 없었던 점, ④ 비수기에도 원고는 피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샘플작업, 불량작업 수선 등 피고 회사의 일을 하였고, 다른 업체의 일을 핑계로 피고 회사의 일을 거절한 적은 없었던 점, ⑤ 원고는 피고 회사가 사시사들에게 도급계약서를 작성하고 개인사업자등록을 할 것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여 퇴사하게 되었던 점, ⑥ 원고가 매월 지급받은 금액이 피고 회사의 다른 일당제 내지 반월급제 직원들에 비해 더 많기는 하나, 이는 원고가 개인사업자라서가 아니라 원고의 사시작업이 다른 작업보다 까다롭고 전문적이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작업단가 자체가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⑦ 피고 회사 대표이사 C은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실로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기소되어 벌금 200만 원의 형을 선고받고 그 유죄판결이 확정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업무수행 전반에서 피고 회사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비록 원고가 다른 일반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출퇴근기록카드작성 등 복무(인사)규정·징계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보수에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이 그 작업량에 따른 성과급만을 지급받았으며, 근로소득세가 아닌 기타소득세를 납부하고, 이른바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어있지 않은 사정 등도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사용자인 피고 회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들로,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임을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1,406,552원[= 1일 평균임금(83,236.30원) × 30일× 계속근로연수(3129일/365일).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13. 3.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일연(재판장) 전재혁 정수경
각주1) D 내지 피고 회사는 전월 25일부터 당월 24일까지를 보수 계산 기간으로 정하고 그 기간 동안의 보수를 계산하여 당월 25일 에 지급하였으므로, 위 수령액란의 금액은 실제 2012. 12.부터 2013. 2. 25.까지 매월 25일에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수령한 금액을 기준으로 해당 일자별 수령액을 계산하여 정하였다. 예를 들어 2012. 12. 1.부터 2012. 12. 31.까지의 수령액은 2012. 11. 25.부터 2012. 12. 24.까지 한달간의 보수액 2,755,580원 중 2012. 12. 1.부터 2012. 12. 24.까지 24일 해당분 2,204,463.84원(= 2,755,580원 ÷ 30일 × 24일)과 2012. 12. 25.부터 2013. 1. 24.까지 한달간의 보수액 2,629,200원 중 2012. 12. 25.부터 2012. 12. 31.까지 7일 해당분 593,690.30원(= 2.629,200원 ÷ 31일 X 7일)의 합계액인 2,798,154원(소수점 미만 버림)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