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6. 4. 8. 선고 2014나9672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선정당사 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는 제1심에서 퇴직금과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의 지급을 구하였다. 제1심 법원은 원고의 퇴직금청구 전부와 선정자의 퇴직금청구 일부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였다.

제1심 판결에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대상은 퇴직금과 그 지연손해금청구 중 제1심 법원이 일부 인용한 부분에 한정된다.

2.

기초사실

가.

피고는 넥타이, 스카프(머플러), 가방 등의 제조 · 수입 ·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백화점을 운영하는 회사들과 사이에, 피고가 제조 또는 수입한 물품을 외상으로 매도하여 백화점에서 판매한 후 그 판매 수익에서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받기로 하는 '백화점 특약매입거래계약'을 체결하면서, 백화점 내에서 판매업무를 수행할 인력은 피고가 파견하기로 약정하였다.

나.

원고는 2009. 10. 9.부터 2012. 5. 25.까지, 선정자는 2008. 8. 15.부터 2011. 4. 7.까지 피고와 '판매용역계약서'를 작성하고 피고가 제조 또는 수입한 물품을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호증, 을 제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와 선정자(이하 '원고들'이라 한다)는 피고의 지휘 · 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들로서, 원고는 5,364,102원, 선정자는 7,412,909원의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용역을 제공한 후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을 뿐이므로, 피고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4.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78804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1)

판매용역계약의 체결

가)

의류업계에서 판매원들과 기존의 근로계약을 해지하고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등으로 판매용역 제도를 도입하자, 피고도 2004년경 판매용역 제도의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갤러리아 백화점 타임월드점 등의 일부 매장에서 위 제도를 시범적으로 실시하였다.

나)

시범 운영 결과 매장 관리가 수월해지고 매출액도 늘어났다. 피고는 위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2005. 8. 초순경 각 매장의 매니저급 판매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한 다음 2005. 8. 31. 판매원들로부터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받고는 2005. 9. 1.부터 판매원들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계약은 1년 단위로 체결되었다.

2)

판매원들의 근무 태양

가)

판매원들은 계약 체결의 선후, 나이 등에 따라 '매니저(또는 첫째), 시니어(또는 둘째), 사원(또는 셋째)' 등으로 불리는데, 각 매장에서 판매원들의 결원이 발생하는 경우 각 매장에서 인터넷에 구인광고를 올리는 등으로 판매원들을 모집하여 판매원 후보자를 결정하면, 판매원 후보자는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판매원들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근무처에서 근무하면서 피고 소유의 집기, 비품 등을 이용하여 영업활동을 하였다. 임신 · 출산 등에 따른 휴가 사용, 백화점판촉행사 시행 등으로 일손이 부족한 경우에는 각 매장에서 단기 판매원 또는 아르바이트 판매원들을 직접 채용하였다.

다)

각 매장에서 단기 판매원 또는 아르바이트 판매원을 고용하는 경우에 피고는 2005. 9.경부터 2007. 2.경까지는 그 인건비를 직접 단기 판매원 등에게 지급해 오다가, 2007. 2.경부터 2009. 10.경까지는 위 인건비를 수수료에 포함하여 판매원들에게 지급하였다. 그러나 이후 판매원들이 단기 판매원 등에게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2009. 11.경부터는 피고가 직접 판매원들에게 해당 인건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돌아갔다.

라)

판매용역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판매원들이 정기적으로 각 매장에서 근무하는 판매원들의 근무현황 등을 기재한 '장기사원 현황표, 단기사원 현황표, 장기사원 휴무계획서' 등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고, 피고는 이를 확인하고 결재를 하는 등으로 판매원들의 근태 현황을 관리하였다. 판매용역 제도 도입 후에도 일부 매장에서 위와 같은 양식에 의한 근무현황표 등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통보한 적이 있으나, 위 근무현황표에는 피고의 결재 체계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피고가 2012. 11.경부터 2013. 3.경까지 판매원들에 대하여 내부 전산망을 통해 출근 시간을 전산 등록할 것을 요구한 적이 있으나, 위와 같은 지침은 일시적으로 시행되다가 중단되었다.

마)

판매원들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물건의 멸실 · 훼손, 도난 등에 대한 손해배상의 담보 목적으로 일정한 적립금(판매보증금)을 지급하였고, 피고는 이러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그 금액을 위 적립금에서 충당하고 남은 금액은 추석 등 명절에 판매원들에게 반환하였다.

바)

판매원들은 피고로부터 1년에 두 차례 정도 신상품의 소개와 상품의 기본적인 정보 등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사)

판매원들은 추석, 설날 등 명절과 근로자의 날에 피고로부터 일정한 돈을 받았다.

3)

수수료의 지급

가)

판매원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각 매장의 '매출액'에 '점(매장) 수수료율' 및 '개인 수수료율'을 곱한 금액으로 산출된다. 판매용역 제도 도입 당시 피고는 판매원들의 기존 연봉에서 약 24.45%(= 연봉 인상분 8% + 4대 보험 등 비용 상당 16.45%) 인상된 금액을 기준으로 '개인 수수료율' 등을 산정하여 판매원들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가 제조 · 수입하여 판매하는 핸드백, 넥타이 등 상품의 판매량이 월별로 차이가 나서 수수료의 상한선(기존 연봉의 130%, 2006년 이후 120%)과 하한선(기존연봉의 85%) 제도를 도입하여 판매원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하였다.

나)

새로운 판매용역 제도 도입에 따른 전산체계가 불안정하여, 피고는 2006년 무렵(2006. 11.경까지) 짝수 달과 홀수 달로 나누어 2개월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통산하여 지급하였다. 피고는 홀수 달에 수수료로 일정한 금액(판매용역 제도가 도입되기 전받았던 급여를 기준으로 그 금액에 8%를 인상한 금액)을 일단 지급하고, 짝수 달에 그 전달과의 수수료를 통산하여 계산한 후 매출액에 따른 금액을 산정하여 부족한 금액이 있으면 사후에 수수료를 추가 지급하였다.

다)

2008. 9.경 금융위기 발생 등으로 인해 피고의 매출액이 하락하여 판매원들의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피고는 2011년 하반기까지 고정수수료제도를 도입하였다가 이후 기존의 수수료 제도로 복귀하였다.

4)

사업소득세의 납부

판매용역 제도의 도입 전에는 피고가 판매원들로부터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나, 위 제도의 도입 후에는 판매원들이 사업소득세를 직접 납부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4, 6, 8 내지 14, 16, 17호증, 을 제1 내지 14, 20, 22 내지 26, 28 내지 3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 지]

다.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을 비롯한 판매원들이 피고가 제조 · 수입한 상품만을 해당 매장에서 판매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은 사실, 판매원들이 단기 판매원 등을 고용한 경우 지급주체만이 달라졌을 뿐 그 비용은 각 매장의 매출액에서 지급되므로 궁극적으로는 피고가 비용을 부담한 사실, 일부 판매원들이 각 매장 판매원들의 근무현황 등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통보한 사실, 피고가 2012. 11.경부터 2013. 3.경까지 판매원들의 출근 시간 등 근태 현황을 보고할 것을 요구한 사실, 판매원들이 추석, 설날 등 명절과 근로자의 날에 피고로부터 일정한 돈을 받은 사실, 판매원들은 수수료율의 상 · 하한 제도에 따라 그 범위 내의 수수료를 받은 사실, 각 매장의 집기, 비품 등은 피고 소유인 사실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사실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계약에서는 판매원이 근무할 장소, 계약 기간, 지급받을 수수료율 등에 관해서만 규정하고 있을 뿐, 업무수행 방법, 부담하는 의무의 내용, 계약해지 사유 등 취업규칙에 갈음할 만한 내용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실제 원고들을 비롯한 판매원들에게는 피고의 정규직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적용된 적도 없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승진, 매장의 이동 등에 관한 인사명령을 받지도 않았다.

②

판매원들은 판매용역 제도 도입에 따른 업무 내용의 변경과 그에 따른 효과 등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충분히 설명을 듣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며, 위 제도의 도입에 따라 기존의 근속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모두 받았다. 판매원들은 종전의 근로계약과 이 사건 계약의 차이를 잘 인식하면서 자율적인 업무 수행에 의한 소득증대의 장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후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원고들은 판매용역 제도가 도입되어 상당 기간이 지난 후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의 내용과 판매원들의 지위 등에 관하여 잘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③

원고들을 비롯한 판매원들이 근무할 장소는 피고가 임의로 지정한 것이 아니고 판매원들의 출근 편의성, 해당 매장의 매출 등을 고려하여 판매원들과 피고의 협의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매장이 결정된 경우 다른 매장으로의 이동 등은 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다른 매장의 이동이 있는 경우에도 판매원들과 피고 사이의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위임계약에서도 특정한 시간과 장소가 정해진 업무를 위임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므로, 원고들의 업무장소가 백화점 매장으로, 업무시간이 백화점 운영시간으로 정해진 것은 백화점 매장 판매업무의 특성상 시간과 장소가 정해진 업무를 위임한 데 따른 것일 뿐, 위임의 성질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④

판매원들은 '매니저(또는 첫째), 시니어(또는 둘째), 사원(또는 셋째)' 등으로 그 직위가 분류되어 있었는데, 이는 피고가 분류한 것이 아니라 입사경력 등에 따라 판매원들이 자율적으로 부여한 호칭에 불과하다. 이 사건 계약 체결 전에는 판매원들은 피고로부터 매장별로 매출목표를 설정받고 목표 달성률 등을 평가받아 인센티브 등을 지급받아 왔으나, 이 사건 계약 체결 후에는 판매 목표를 설정받는다거나 매출 증대를 위한 독려를 받은 적이 없고, 각 매장의 수익률에 따른 수수료만을 받아 왔다.

⑤

이 사건 계약 체결 전에는 판매원들은 매장별로 근무현황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하였고, 피고는 이에 대한 결재를 통해 판매원들의 근태 현황을 관리하였으나, 이 사건 계약 체결 후에는 피고가 판매원들의 근태 현황을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 사건 계약 체결 후에도 판매원들이 종전에 사용하던 근무현황표 양식을 통하여 피고에게 판매원들의 근무현황을 일부 통보하기는 하였으나, 위 근무현황표에는 기존에 있던 피고의 결재 체계의 기재가 없는 점, 판매원들은 근태 현황과 무관하게 각 매장의 수수료율과 개인별 수수료율에 따른 수수료만을 받아 왔던 점, 판매원들의 근태 현황이 불량하더라도 피고가 이에 대하여 수수료율 인하, 타 매장으로의 전보 등을 통한 불이익을 줄 수단은 없었고, 실제 불이익을 주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각 매장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판매원들이 자신들의 근무현황을 기존의 방식에 따라 자율적으로 피고에게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가 2012. 11.경부터 2013. 3.경까지 판매원들에게 내부 서버를 통해 출근시간과 근무현황 등을 입력할 것을 요구하거나 공지사항을 알리기도 하였고, 백화점 영업시간(통상 10:30부터 20:00까지)이 정해져 있어 판매원들이 일정 시간에 출 · 퇴근 등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피고가 내부 서버를 통해 근태 현황 등의 보고를 요구한 것은 비교적 단기간에 그쳤고(피고가 정규직 직원들에 대하여는 지문 등록을 통하여 출 · 퇴근 현황을 관리하여 온 것과도 대비된다), 위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는 위와 같은 조처를 하지 않았다. 출 · 퇴근 시간의 사실적 제한은 근무장소인 백화점 등의 영업시간 제한에 따른 불가피한 제한으로 보이고, 판매원들이 결근, 지각 등으로 인하여 피고로부터 불이익을 부과받은 적도 없다.

⑦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판매원들로부터 물건의 멸실 · 훼손 · 도난 등에 따른 판매원들의 손해배상책임을 담보하기 위해 수수료 중 일정 금액을 판매보증금 명목으로 받아 왔는데, 판매를 제외한 물건의 위험은 기본적으로 판매원들에게 부과되어 있었다. 또한, 원고들은 신규 상품 출시 등에 따른 상품설명 등을 듣기 위해 피고로부터 연 2회 정도 교육을 받았으나, 위와 같은 교육은 매출 이익 증대를 위해 단순히 신규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등을 전달받은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판매원들이 받는 위와 같은 교육은 정규직 직원들이 받는 직무교육 등과는 교육의 내용, 횟수 등에서 구별될 뿐만 아니라 교육 참석이 강제되지도 않았다(피고의 정규직 직원들은 피고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직무교육, 관리자교육, 정기안전보건교육, 성희롱예방교육 등을 받는다).

⑧

판매원들은 피고로부터 휴가 승인을 받는 등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이 경우 단기 판매원의 고용 등을 통하여 제3자에게 그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였다. 판매원들은 판매업무의 수행 방식, 매장 내 업무분담 등에 있어 피고로부터 지시를 받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책임으로 자유롭게 영업을 수행하였으며,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업체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데에도 별다른 제한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본사에서 백화점 매장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매장 진열업무 지원이나 위탁자의 지위에서 피고가 행하는 최소한의 이행상황점검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들어 원고들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의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⑨

판매원들에게는 기본적으로 매출액에 따른 수수료만이 지급되어, 점(매장) 수수료율, 개인 수수료율에 따라 판매원들 사이에 실제로 지급되는 수수료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피고가 한때 고정수수료 제도를 도입한 바 있고 수수료율의 상 · 하한 제도를 통해 판매원들이 일정한 범위 내의 수수료를 받기는 하지만, 이는 이 사건 계약 제8조에 근거한 것으로서, 금융위기 발생 등으로 피고의 매출이 감소하여 판매원들의 수입이 감소되거나 피고가 제조 · 수입하여 판매하는 상품의 판매율이 월별로 편차가 있어 판매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보일 뿐, 이로 인하여 판매원들이 피고로부터 고정적인 급여를 받았다거나 수수료 제도의 본질이 변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⑩

원고들을 비롯한 판매원들이 피고가 제조 · 수입한 상품만을 각 해당 매장에서 판매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은 것은 이 사건 계약의 본질적 내용으로서 그 자체만으로는 판매원들의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삼기 어렵다.

⑪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4대 보험 가입신고를 하거나 보험료를 납부한 적이 없고, 원고들은 그 소득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만을 납부하여 왔다.

라.

소결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숙희(재판장) 원용일 윤진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