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5. 12. 8. 선고 2015가단10891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5, 8, 10호증, 을 제2, 3, 4, 5, 6, 7, 8, 10, 11, 13, 14, 15,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원고는 서울 송파구 C에 있는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고 한다) 진료1부 치과에서 치위생사로 근무 중인 행정관이고, 피고 B는 이 사건 병원의 치과장이었고, E는 이 사건 병원의 진료1부장이었다.

나.

1) E는 2015. 1. 15. 피고 B의 초대로 피고 B의 치과장 취임 기념 회식에 참석하여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하던 중, 같은 날 21:00경 서울 송파구 F에 있는 G 노래방에서 부하직원인 원고의 볼에 갑자기 2회 입을 맞추었다.

2)

E는 2015. 7. 21. 위 강제추행 행위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을 공탁하였다.

3)

E는 위와 같이 원고를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2015. 10. 16. 서울동부지방법원(2015고단2315 강제추행)으로부터 5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다.

1) 피고 B는 2015. 1. 16. 아침에 이 사건 병원장으로부터 E의 강제추행사건에 관하여 들은 후, 위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위 회식자리에 함께 있었던 치과 수련의 4명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렀다.

2)

위 수련의 4명은 피고 B의 사무실로 가던 중 E와 마주쳤고, E로부터 자신이 원고의 볼에 입을 맞추었는지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말과 자신은 그럴 사람이 아니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3)

피고 B는 위 수련의 4명으로부터 E가 원고의 볼에 입을 맞추는 것을 잘 보지 못했다거나, E가 원고 쪽으로 얼굴을 숙이는 것을 보았다는 말을 듣고, 위 수련의들에게 'E가 흑심을 가지고 그러는 게 아니라 술 마시고 주정하는 것인데 원고가 예민하게 반응한다, 마지막 기회를 줬는데, 안되겠다, 이상한 애다'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4)

원고는 같은 날 오전 피고 B로부터 자신의 사무실로 오라는 호출을 받고 피고 B를 찾아갔는데, 그 사무실에 E가 앉아있자, 위 사무실에서 나왔다가 녹음기를 켠 채로 다시 위 사무실에 들어갔고, 그 후 피고 B는 위 사무실에서 퇴실하였으며, 원고와 E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대화를 하였다.

5)

그 후 피고 B는 같은 날 오전에 원고로부터 병가를 요청하는 전화를 받고, 원고와 다음과 같은 통화를 한 후, 원고에게 병가를 허락하였다.

라.

1) 원고는 2015. 1. 26. 이 사건 병원 청문감사실 및 경찰청 성희롱 상담신고센터에 E에 대하여는 자신의 볼에 강제로 입을 맞추어 추행하였으면서도 제대로 사과하지 아니한 채 위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이유로, 피고 B에 대하여는 위 사건에 대한 사후 수습과정에서 원고를 위 사건 확대의 주범으로 몰아가고, 병가를 신청하기 위해 전화를 한 원고에게 '양심적으로 살아야 한다. 병원을 길게 다닐 것 아니냐'고 하면서 원고를 비양심적인 사람으로 몰아가며 위 사건을 그대로 덮지 않으면 직장생활에서 불이익을 줄 것처럼 위협하였다는 이유로 각 징계를 청구하였다.

2)

경찰청장은 2015. 2. 16. 원고에게 E 및 피고 B의 각 비위가 인정되어 국무총리 소속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하였다는 취지의 결과 통지를 발송하였고, 같은 날 D병원장에게 위 사건과 관련하여 패해자 권리 보호 및 재발방지를 위해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부서전환 등 적절한 인사조치 방안을 강구하라는 취지의 진정사건 조사결과 통보를 하였으며, 2015. 2. 26. 위 징계위원회에 E에 대하여 경징계 의결을 요구하였다.

3)

이 사건 병원장은 2015. 2. 17. 위 사건과 관련하여 E를 진료1부장에서 진료2부장으로 보직을 이동하였고, 피고 B를 치과장 보직에서 면하는 조치를 하였다.

4)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은 2015. 6. 17. 위 사건과 관련하여 원고가 E, 피고 B를 진정한 사건에 대하여 경찰청장 및 이 사건 병원장에게 원고가 복귀할 경우 고용상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하였다.

마.

원고는 현재 국립서울병원에 중등도의 우울병으로 입원치료 중이다.

바.

1) 이 사건 병원의 의료기관평가인증 업무표준관리지침에 의하면, 직원의 안전 및 보건유지·증진과 관련하여 직장 내 성희롱이 금지되어 있고, 성희롱 발생시 프라이버시가 보장될 수 있도록 성희롱 고충상담원 총무팀 담당자, 사회복지사를 정하여 피해자가 상담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성희롱 사건으로 접수되어 회부된 사안은 윤리위원회를 개최하여 운영규정에 따르며, 성희롱 예방교육을 연 2회 실시하고, 정기 현장점검 실시 및 점검자 교양으로 성희롱 방지점검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다.

2)

이 사건 병원의 의료기관인증 소책자에 의하면, 직장 내 폭언 및 폭행, 성희롱 보고체계와 관련하여 성희롱 발생시 총무팀 성희롱 고충상담창구 고충 신청→상담→윤리위원회 개최(심의, 의결)→결과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도록 되어 있다.

사.

이 사건 병원은 매년 1~2회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였고, 피고 B는 2011. 및 2012.에 각 1회, 2014. 2회 위 교육에 참석하였고, 그밖에는 진료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2.

원고의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 B는 ① 이 사건 병원 내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의 프라이버시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피해사실을 정식으로 보고하거나 성희롱 고충상담원에게 상담을 받을 것인지에 관하여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채 회식자리에 참석했던 수련의 4명을 먼저 불러서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소문을 내었고, ② 위 수련의들에게 '원고가 너무 크게 만든다. 마지막 기회를 줬는데 안되겠다. 이상한 애다'라고 말하여 원고를 비난하였으며, ③ 성폭력 피해자인 원고와 가해자인 E를 분리조치하기는커녕, E가 원고에게 사실을 추궁하고 압박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고, ④ 오히려 병가를 요청하는 원고에게 '병가를 왜 가? 사람은 양심적으로 살아야 한다. 어제 한 말을 기억해라. 0점부터 지켜볼 것이야. 병원을 길게 다닐 것 아니냐'라고 협박성 경고를 하였는바, 이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의 입법취지나 이 사건 병원 의료기관평가인증 업무표준관리지침 등에 반하는 불법행위이고, 그로 인하여 원고는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므로, 피고 B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1,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대한민국은 공무원인 피고 B의 사용자로서 피고 B의 원고에 대한인권침해, 직속상관이라는 신분상 권력남용, 신의성실에 반하는 행위에 관하여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먼저 ①, ②행위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인정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E의 원고에 대한 성추행 사건은 위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 이미 누군가에 의하여 이 사건 병원장에게 보고가 되었고, E와 피고 B는 이 사건 병원장으로부터 위 사건에 대하여 들은 점, 피고 B는 치과장으로서 치과 소속 직원인 원고에 대한 성추행 사건의 진위여부를 파악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 이를 위하여 회식자리에 참석하였던 수련의 4명을 사무실로 호출한 점, 피고 B의 사무실로 가던 수련의 4명은 E와 마주치게 되었고, E가 그들에게 회식자리에서 자신이 원고의 볼에 뽀뽀를 했는지에 대하여 물어봤던 점, 피고 B는 수련의 4명에게 위 사건의 진위여부에 대하여 확인한 점, 피고 B는 수련의 4명으로부터 E가 원고의 볼에 입을 맞추는 것을 잘 보지 못했다거나, E가 원고 쪽으로 얼굴을 숙이는 것을 보았다는 말을 들었을 뿐 E가 원고의 볼에 입을 맞추는 것을 보았다는 말은 듣지 못한 점, E는 자신이 원고의 볼에 입을 맞춘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B의 ①행위가 원고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위 성추행 사건에 대하여 이 사건 병원에 소문을 냈다고 보기 어렵고, ②행위는 위 성추행 사건에 대한 진위여부가 확실하게 밝혀지기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기는 하나,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될 정도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그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의 ①, ②행위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2)

다음으로 ③행위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인정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 B는 회식자리에 참석하였던 수련의 4명에게 위 성추행사건의 진위여부를 확인하였는데, 수련의 4명으로부터 E가 원고의 볼에 입을 맞추는 것을 잘 보지 못했다거나, E가 원고 쪽으로 얼굴을 숙이는 것을 보았다는 말을 들었을 뿐 E가 원고의 볼에 입을 맞추는 것을 보았다는 말은 듣지 못한 점, E는 자신이 원고의 볼에 입을 맞춘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였던 점, 피고 B는 위 사건과 같이 회식자리에서 벌어진 일은 제3자가 아닌 당사자들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점, 원고는 피고 B의 사무실에 갔다가 그곳에서 E를 발견하자 위 사무실을 나왔고, 그 후 녹음기를 켠 채로 다시 위 사무실에 들어간 점, 피고 B가 위 사무실에서 나온 이후에 원고와 E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내용을 보면, E가 원고에게 사실을 추궁하고 압박을 한다기보다는 자신이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 및 다른 사람들의 목격진술에 대하여 확인하고 있고, 원고도 위 사건으로 많이 힘들어서 병가를 갈 생각이고, 위 사건에 대하여 떳떳하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어, E와 단둘이 있게 되어 위축되거나 강압적으로 대우받았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의 ③행위가 부적절하기는 하나, 성추행 가해자인 E가 피해자인 원고에게 사실을 추궁하고 압박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거나, 그밖에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보기에 부족하다.

3)

마지막으로 ④행위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가 병가를 신청하는 원고에게 협박성 경고를 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4)

결국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의 ① 내지 ④행위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의 입법취지나 이 사건 병원 의료기관평가인증 업무표준관리지침 등에 반하는 인권침해행위, 권력남용행위, 신의성실에 반하는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국가배상책임에 있어서 공무원의 가해행위는 '법령에 위반한' 것이어야 하고, 법령 위반이란 엄격한 의미의 법령 위반뿐만 아니라 인권존중, 권력남용금지, 신의성실, 공서양속 등의 위반도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바, 공무원인 피고 B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가 기각되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