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용인시 기흥구 B 가동 158호에서 사무지원서비스업체인 (주)C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2013. 7.경 서울특별시 강동구 D아파트 재건축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아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조합원들에게 재건축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관련 서류를 징구하는 업무를 하게 한 사람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8. 5.부터 같은 달 31.까지 근무한 E의 임금 312만 원을, 2013. 10. 22.부터 같은 해 11. 16.까지 근무한 F의 임금 300만 원과 G의 임금 288만 원을, 2013. 8. 5.부터 2013. 8. 31.까지, 2014. 11. 6.부터 2014. 11. 16.까지 근무한 H의 임금 444만 원을 각각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14일 이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도9240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의 진술서(첨부 용역계약서 포함), I, J, H, K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각 전화 등 사실확인내용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고소인들은 D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사업시행변경인가와 관련하여 조합원들에게 총회 참석을 독려하거나 서면결의서를 징구한 일명 홍보요원인 점, ②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C는 D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사이에 위 사업시행변경인가와 관련한 총회의 홍보, 서면결의서 징구 업무를 위탁받는 내용의 용역계약을 체결한 다음 위 와 같은 홍보요원들을 모집한 점, ③ 피고인은 홍보요원들에게 일당 12만 원을 주기로 하고 총회 참석을 독려하거나 서면동의서를 받는 일을 맡겼는데(다만 일부 고소인들과 대부분의 홍보요원들이 수사기관에서 일반적인 업계의 관행상 일당 13만 원 내지 15만 원을 받는 것으로 알고 시작하였다고 진술한 바, 피고인과 일부 고소인들 사이에는 수당에 관한 합의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과 위 홍보요원들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거나 홍보요원들에게 취업규칙 등이 적용된 적은 없었고, 홍보요원들은 4대 보험에 가입되지도 않았던 점, ④ 홍보요원들은 오전 10시에 교육장에 비치된 출근부에 자필서명을 하고 오후9시경 그날 징구한 서류를 팀장에게 제출하고 퇴근하였는데, 피고인이 홍보요원들의 출·퇴근 시각을 관리하면서 지각이나 결근에 대한 제재를 정한 바 없고, 결근시 그날의 일당을 받지 못하는 것 외에 특별한 징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바, 이러한 출·퇴근 시각 내지 확인절차는 일당을 수령하기 위한 근거를 남기거나 목표 달성 등 실적 향상을 위한 독려 내지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지시나 확인에 불과하여 이를 업무수행의 내용이나 방법에 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조합원에 대한 참석 유도, 동의서 징구 업무를 하면서 발생하는 식비, 교통비 등은 홍보요원이 자비로 부담하였고, 조합원을 설득하기 위한 방법 또한 홍보요원들 각자의 경험과 노하우에 맡겨져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홍보요원들은 총회 준비와 서면결의서 징수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서면결의서 징구 업무를 하고 해당 업체가 약정일에 용역비를 받으면 자신들도 대가를 수령하는 것을 알고 일을 시작한 것일 뿐 최소 근무기간이나 대가 지급 시기에 관한 약정을 따로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고소인들이 피고인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여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는 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선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