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3항 기재 사기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해당 공사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등록된 인부들에게 인건비를 직접 지급한 현장이었으므로, 만일 피해자가 인건비를 지급받지 못하였다면 이는 피해자가 인부 등록을 위해 요구되는 안전교육을 받지 아니하였기 때문이고, 피고인과는 무관한 일이다. 또한 피해자가 주장하는 공사내역은 부풀려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량(징역 4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피해자의 진술과 피해자가 작성한 작업일지의 기재는 충분히 신빙성이 있음에도 이를 배척한 채, 피해자가 공사를 완료하지 아니하였고 공사에 하자가 있었기 때문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이지 공사대금을 편취한 것이 아니라는 피고인의 변소를 그대로 받아들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량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다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시공사로부터 직접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것은 당연히 피해자의 이익을 위한 일이고, 그 전제 조건이 되는 안전교육 이수는 피해자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피해자가 이를 게을리하여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변소는 납득할 수 없는 점(오히려 피해자가 인부들의 신분증 사본 등 공사대금 직접 지급을 위하여 필요한 서류를 피고인 측에 전달한 사실도 인정된다), 설령 피고인의 변소와 같이 피해자가 현대건설로부터 직접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들어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공사대금 지급 책임을 면할 수는 없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피해자로 하여금 1,450만 원 상당의 보도블럭 설치공사를 하도록 하고, 그 공사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사실은 공사비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2012. 9. 25.경 서울 중랑구 L에서 피해자 E에게, "L 도로확장공사 현장에서 보도블럭 설치공사를 해 주면 1m² 당 5,000원으로 공사비를 계산해 줄 테니 공사를 해 달라."라고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15. 9. 27.경 163만 원 상당의 보도블럭 설치공사를 하고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공사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부분 공사로 70만 원(폭 1.5m × 길이 93m) 상당만 하였고 하자도 발생하였는데, 163만 원(폭 1.8m × 길이 182m)이나 달라고 하여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부분 공사 현장소장인 AN(원심은 M라고 기재하였으나, 이는 오기로 보인다)은 경찰에 '폭 1.5m, 길이 93m를 공사하였는데, 하자가 있어 피고인에게 하자 처리를 하도록 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고, 경찰관의 전화에도 같은 취지로 답변한 점, ② 피해자는 당시 공사현장에 없었고 직접 현장에 가서 확인한 사실도 없었기 때문에 작업인부 K의 말만 듣고 작업일지에 기재하였는데, K는 원심 법정에서 '오래 전의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의 진술과 피해자 작성의 작업일지만으로는 피해자 주장과 같은 양의 공사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원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는 경찰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자신이 데리고 있는 K와 다른 인부들로 하여금 이 부분 보도블럭 설치공사를 하도록 하였고, 비록 자신이 그 공사현장에는 없었으나 그날그날의 작업내역을 기록하는 작업일지에 K로부터 전달받은 그대로 해당 작업량을 기재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가 작성한 작업일지의 기재가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는바, 날마다 그날의 작업내역을 기계적으로 작성하는 작업일지의 성격상, 그것이 특별히 위조되었다고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을 수 없는 한, 그 신빙성은 상당히 높다 할 것이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공사 이후에 이 부분 공사의 작업량이나 하자와 관련하여 다툼이 있었던 흔적을 찾을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부분 공사 이후로도 계속적으로 피해자에게 다른 보도블럭 공사를 의뢰하였다.
반면, 원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근거로 드는, AN의 사실확인서에 기재된 시공물량은 피고인의 변소에 정확히 부합하나, 이는 위 사실확인서에 첨부된 시공상세도상 물량(폭과 길이가 구간 별로 다양하고 합계는 195.2m²임)과도 다른데다가, AN은 피고인을 통해 위 사실확인서를 제출하고 경찰과의 전화통화에 응한 외에 수사기관이나 법정에 출석하여 진술한 바가 전혀 없어, 위 진술의 가치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정도에 이른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또한 원심은, 피해자는 당시 공사현장에 없었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K는 원심 법정에 출석하여 당시의 작업내역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하는 사정을 지적하고 있으나, 수시로 현장을 바꾸어 가며 일하는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K가 2년 전 단 하루 일한 현장에서의 작업량을 정확히 기억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고, 앞서 본 작업일지의 기재 경위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정들은 위 작업일지의 기재와 이를 바탕으로 한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넉넉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임에도, 이 부분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는 이상 이 부분 공소사실로 인한 사기죄와 원심 판시 범죄사실로 인한 각 사기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역시 파기를 면할 수 없다.
결론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고,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는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범죄 사실과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범죄사실 제1항에 "피고인은 2012. 9. 25.경 서울 중랑구 L에서 피해자 E에게, "L 도로확장공사 현장에서 보도블럭 설치공사를 해 주면 1m²당 5,000원으로 공사비를 계산해 줄 테니 공사를 해 달라."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당시 피고인은 3억 원 가량의 부채가 있는 등 자금사정이 어려워 피고인이 직접 고용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던 형편이어서 피해자가 위 공사를 하더라도 약속한 공사비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15. 9. 27.경 163만 원 상당의 보도블럭 설치공사를 하고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위 공사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를 추가하고,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을 제2항으로, 제2항을 제3항으로, 제3항을 제4항으로 각 변경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