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고합178
판결선고
2016. 12. 21.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전기 및 정보통신공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D 주식회사(이하 'D'이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2012. 2. 6.경 서울 송파구 E에 있는 소개자 F의 사무실에서 공공기관 등에 입찰하기 위한 실적을 쌓기 위해 인수·합병할 기업을 찾고 있던 피해자 G 주식회사 운영자인 H에게 "D이 보유한 공사 실적이 포함된 면허권을 2억 4,500만 원에 매도하겠다. 공사대금 받을 것이 24억 가량 되고 채권자들과 다 합의가 되어 D의 부채는 내가 다 처리할 수 있고, 당신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주겠다."라고 거짓말하면서 그러한 내용의 전기공사업분할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위와 같은 거짓말에 더하여 2012. 2. 22. '부채명세서에 기재한 5억 3천만 원의 채무를 차질 없이 변제하고 수금 계획의 차질로 3개월 이상 체납되는 경우 대표이사 개인이라도 책임을 져서 약속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내용의 지불확인서 3장을 작성하여 F를 통해 H에게 교부하고, 2012. 2. 24.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예정인 공사의 공사대금 합계가 24억 원 가량 된다'는 내용의 2012년 전기공사계약 명세서를 H에게 교부하고, 2012. 3. 6. '면허권 양도 후 피고인이 D을 운영하던 중 발생한 제세공과금, 재무제표상 기재 안 된 부채 등이 발생하면 즉시 처리하며, 기타 회사에 관련된 모든 채무에 대해 즉시 처리·납부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해주면서 그 약속이행의 담보로 2012. 3. 12. 합계 5억 원인 약속어음 2장을 공증하여 H에게 교부하여 주었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12. 2. 당시 개인적으로 가진 재산도 없고 기존 은행대출금 등을 돌려막기 하고 있으며, D의 부채 8억 원 가량은 대부분 2009년경부터 2011년경까지 발생하였으나 자금 부족으로 계속 변제하지 못하고 있던 채무들이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발생한 노임 채무 약 6,000만 원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여러 번 처벌받았으며, 위와 같은 심각한 자금난으로 H에게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이라고 알려 준 공사들을 제대로 완공시킬 수 없을 뿐더러, 진행 중인 일부 공사 현장에 투입할 자재비나 노임비도 부족하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받을 면허권 양도대금 2억 5,000만 원을 노임이나 자재비 지급 등에 사용할 생각이고, 향후 공사기성금을 지급받게 되는 경우에도 모두 공사 현장 경비나 은행 채무 변제 등으로 사용할 생각이어서 D의 부채 8억 원을 책임지고 갚아줄 능력이 되지 않았으며, 게다가 피해자 회사에게 피고인 개인 및 D 명의로 발행해 준 5억 원 상당의 약속어음도 결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H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H과 함께 2012. 2. 6.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한 후 그 양수대금 명목으로 피해자 회사로부터 2012. 2. 7. 1억 원, 같은 해 3. 2. 1억 1천만 원, 같은 달 12. 4천만 원 합계 2억 5,000만 원을 지급받고, 2012. 3. 20.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회사분할합병등기를 하게 하여 피해자 회사가 D의 채무 812,823,685원에 대한 연대보증인 지위를 가지게 한 후 그 채무를 전혀 변제하지 않아, 피해자 회사가 범죄일람표 기재 내용과 같이 2012. 4.경부터 2016. 5.경까지 D의 채무 423,910,219원을 대위변제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H을 기망하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250,000,000원 상당의 재물을 취득하고, 423,910,219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 진술
증인 H, F의 각 법정 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H 진술 부분 포함) 중 일부 진술기재
수사보고(판결문 편철 보고)
각 법인등기부등본, 2012년도 전기공사계약 및 부채 명세서, 소송진행내역 및 판결서와 조정조서 등, 지불확인서 및 확인서 등, 하도급계약서 6매, 약속어음 공정증서 등, 전기공사업분할양수도계약서, 예금통장 사본, 각서, 재무상태표, I사건 진행 내역, J 채권 내역, 지급내역서와 거래내역서 등, 채무변제내역 종합, 파산면책결정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및 판단
주장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게 D의 전기공사 실적을 2억 4,500만 원에 양도하되 D의 채무를 변제하기로 하였으나 D의 채무 중 6,400만 원 가량만을 변제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가 D의 채무 423,910,219원을 대위변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D이 당시 계약금액이 총 24억 여 원에 달하는 공사를 시공하고 얻는 이익으로 D의 위 채무를 변제하려던 계획이 도급업자의 공사대금 지급의 지체나 일방적인 공사대금의 감액, 도급업자의 공사기간 단축요청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 가중 등의 사유로 당초 예상하였던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행되지 못하였을 뿐이다. 또한 피고인은 D의 전기공사 실적 양도 당시 피해자 회사에게 D의 재무제표를 교부하고, 재무제표에 기재되지 않은 채무 내역도 설명하는 등 D의 채무 내역을 모두 고지하였다. 따라서 당시 피고인에게 D의 채무를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고,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양도대금 2억 5,000만 원은 D의 전기공사 실적을 이전해 준 데에 따른 대가인데, 피고인은 실제로 D의 전기공사 실적을 피해자 회사에게 이전해 주었으므로,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양도대금 2억 5,000만 원을 편취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설령 피고인이 D의 채무 내역에 관하여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편취한 금액은 423,910,219원뿐이다.
인정 사실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인정된다.
한국전력공사는 2년마다 고압연간단공사 입찰을 실시하는데 위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최근 3년간 전기공사 누적실적이 일정 규모 이상이 되어야 한다. 피해자 회사를 운영하는 H은 위 입찰에 참여하기 위하여 필요한 전기공사 누적실적을 확보하고자 2011. 12.초경 F에게 합병을 통하여 전기공사 실적을 이전해 줄 수 있는 회사를 알아봐 달라고 요청하였다.
피고인은 2010. 4.경부터 D을 운영하여 왔는데, D의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의 전기공사 누적실적은 53억 원에 달한다. 피고인은 D의 채권자인 주식회사 K(이하 'K'이라고 한다)의 권유에 따라 D의 전기공사 실적을 양도하기로 하였고, K 측으로부터 F를 소개받았다.
피해자 회사는 2012. 2. 6. F의 중개로 D과 사이에, D의 최근 3년간의 전기공사 누적실적이 53억 원임을 전제로 D의 전기공사업 면허를 2억 4,500만 원에 양수하고 D의 전기공사업 지위를 승계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중개인 F에게 2011. 12. 31.을 기준으로 '유동부채 816,946,899원, 비유동부채 88,366,680원, 부채 합계 905,313,579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D의 재무상태표를 교부하였고, 또한 그와 별도로 D이 외상 자재대금 채무 약 5억 3,000만 원 가량을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도 고지하였다.
피고인은 2012. 2. 24. D 명의로 '2012. 2. 24.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착공한 공사가 6건으로서, 그중 계약금액이 115,000,000원인 공사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출자금이 압류되어 계약보증을 받지 못한 상태이고, 계약금액이 504,000,000원인 공사는 건축 지연으로 현재 지층 스라브 공사가 완료된 상태이기는 하나, 6건 공사의 총 계약금액의 합계가 2,410,515,000원이고, 거의 완성한 공사는 3건으로 그 계약금액의 합계가 280,500,000원이며, 부채는 주식회사 L(이하 'L'라고 한다)에 대한 150,000,000원, M 주식회사(이하 'M'라고 한다)에 대한 286,303,385원, 주식회사 N(이하 'N'라고 한다)에 대한 98,350,000원 합계 534,653,385원이다'라는 내용으로 'D 2012년도 전기공사 계약명세서 및 부채명세서'를 작성하여 이를 F를 통하여 피해자 회사에게 교부하였다.
아울러 피고인은 2012. 2. 22.경 내지 같은 달 23.경 사이에 L, N, M에게 D이 2012. 4.부터 매월 말일과 그 다음 달 초 10일 사이에 L, N에게는 각 500만 원, M에게는 1,000만 원을 각 변제하기로 하되, 위 월지급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에는 피고인 개인이라도 책임을 져서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내용의 각 '지불확인서'를 작성해 주고, 위 3개 회사로부터 D과 피고인이 위 '지불확인서' 내용에 따라 채무를 변제하는 동안에는 피해자 회사에게 채무의 이행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 '확인서'를 교부받은 다음, 위 각 '지불확인서'와 위 각 '확인서'를 그 무렵 F를 통해 피해자 회사에게 교부하였다.
피고인은 2012. 3. 6. D 명의로 'D 운영 중 발생된 제세공과금 등이 고지되면 지체 없이 납부하고, 양도 후 우발채무(재무제표상 기재되지 않은 채무 등)이 발생되면 즉시 처리하며, 기타 회사에 관련된 모든 채무에 대하여 즉시 처리 또는 납부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여 이를 F를 통하여 피해자 회사에게 교부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게 '발행인 D과 피고인 본인, 수취인 F, 액면금 3억 원, 발행일 2012. 3. 10., 지급기일 2012. 3. 30.'인 약속어음 1장과 '발행인 D과 피고인 본인, 수취인 F, 액면금 2억 원, 발행일 2012. 3. 9., 지급기일 2012. 3. 31.'인 약속어음 1장을 각 발행하고, 2012. 3. 12. 법무법인 신한에서 차례대로 증서 2012년 제1456호, 증서 2012년 제1455호로 공정증서를 각 작성받아 이를 F를 통해 피해자 회사에게 교부하는 한편, 같은 날 피해자 회사와 F로부터 'D으로부터 추후 제반서류에 하자가 발생하고 발생된 하자를 즉시 이행하지 않았을 때에만 위 각 약속어음의 효력이 발생하고, 법정기한 안에 제반서류에 하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에는 위 각 약속어음은 무효가 되며 이를 즉시 반환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교부받았다.
피해자 회사는 D에게 2012. 2. 7. 계약금 1억 원, 2012. 3. 2. 1억 1,000만 원, 2012. 3. 12. 4,000만 원 합계 2억 5,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위 2억 5,000만 원 중 2억 4,500만 원은 D 전기공사업 부분 양도대금이고, 나머지 500만 원은 위 양도에 따른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지급되었다.
피해자 회사는 2012. 3. 20. D의 전기공사업 부분을 분할합병한다는 내용의 등기를 경료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2억 5,000만 원 중 1억 원으로 K에 대한 채무의 일부를 변제하였고, 나머지는 D의 제세공과금과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이후부터 2012. 9.경까지 D의 기존 채무 중 약 6,300만 원을 변제하였는바 그 내역은 아래와 같다.
·L에게 2012. 2. 13. 500만 원, 2012. 4. 17. 500만 원 합계 1,000만 원
·주식회사 O(이하 'O'이라고 한다)에게 2012. 2. 15. 200만 원, 2012. 6. 20. 200만 원, 2012. 8. 31. 300만 원 합계 700만 원
·N에게 2012. 3. 13. 500만 원, 2012. 6. 19. 200만 원, 2012. 7. 16. 200만 원, 2012. 8. 2. 200만 원, 2012. 9. 28. 300만 원 합계 1,400만 원
·M에게 2012. 4. 3. 200만 원, 2012. 5. 15. 600만 원, 2012. 5. 31. 300만 원, 2012. 6. 19. 200만 원, 2012. 7. 11. 200만 원, 2012. 7. 12. 200만 원 합계 1,700만 원
·P에게 2012. 7. 31. 400만 원
·주식회사 Q에게 2012. 4. 6. 500만 원, 2012. 8. 13. 200만 원 합계 700만 원
·R에게 2012. 5. 3. 400만 원
피해자 회사는 2012. 4.경부터 2016. 5.경까지 D의 채권자들로부터 피고인이 D의 전기공사업 부분을 운영하면서 부담한 합계 812,823,685원 상당의 채무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를 받아 법원의 조정절차 등을 거쳐 위 채권자들에게 합계 423,910,219원을 지급하였다.
판단
편취의 범의에 관하여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이다.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5도426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 위 인정 사실과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계약은 피해자 회사가 D의 전기공사업 부분을 분할하여 합병하는 형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피해자 회사와 D 사이에서는, 피해자 회사가 전기공사 실적을 이전받기 위하여 D의 기존 면허권 및 공제조합출자증권을 양수하는 계약으로서, 분할합병 등기 이전에 발생한 D의 전기공사업 부분과 관련된 채무(이하 '기존 채무'라고 한다)는 D이 책임지고 변제하기로 약정하였다.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D의 기존 채무는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S에 대한 22,500,000원의 채무, K에 대한 130,000,000원의 채무, O에 대한 91,160,219원의 채무, P에 대한 106,710,000원 채무, M에 대한 286,303,385원의 채무, L에 대한 150,000,000원의 채무, N에 대한 98,350,000원의 채무를 포함하여 합계 약 885,023,604원 상당이다.
F는 이 법정에서 일관하여『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D이 약 24억 원 상당의 공사계약을 체결하여 시공 중이므로 이를 통해 얻는 수익으로 D의 기존 채무를 매월 2천만 원 내지 3천만 원씩 변제하겠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 회사 대표이사 H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시점을 전후하여 피고인 또는 F를 통하여 D의 기존 채무 내역과 변제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은 다음, 피고인에게 요청하여 D의 기존 채무를 책임지고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각서' 이외에도, 'D 또는 피고인이 2012. 4.경부터 L, N, M에게 매월 합계 2천만 원(L, N에게 매월 각 500만 원, M에게 매월 1,000만 원)을 변제하겠다'는 의사가 표시된 위 각 '지불확인서' 및 '확인서'를 교부받았다.
그런데 피고인은 양도대금으로 변제한 K에 대한 1억 원의 채무를 제외하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이후부터 2012. 9.경까지 D의 기존 채무 중 약 6,300만 원을 변제하였을 뿐이다. 특히 피고인은 L에게 2회에 걸쳐 합계 1,000만 원, N에게 5회에 걸쳐 합계 1,400만 원, M에게 6회에 걸쳐 합계 1,700만 원을 변제하였는바, 위 각 '지불확인서'에 따른 채무의 이행이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후 불과 3 ~ 4개월이 경과한 2012. 5. ~ 6.경부터 거의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피고인이 당시 'D 2012년도 전기공사 계약 명세서 및 부채명세서'에 기재된 내용과 같이 총 계약금액 합계가 24억 여원에 달하는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그 공사를 시행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피고인은 검찰에서 '급한 자금이 필요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공사대금을 지급받으면 이를 다른 공사현장에 투입하는 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데, 그에 의하면 당시 D이 어려운 자금사정으로 인하여 위 'D 2012년도 전기공사 계약 명세서 및 부채명세서'에 기재된 각 공사를 제대로 시행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고인이 위 각 공사를 시행하고 지급받은 약 10억 원 상당의 공사대금도 거의 대부분 현장 공사 경비나 은행 채무의 변제 등에 사용되었다. 또한 위 각 공사 중 계약금액이 214,500,000원인 계약은 그 공사 착공시기가 2011. 11. 10., 계약금액이 609,015,000원인 계약은 그 공사 착공시기가 2011. 9. 24., 계약금액이 504,000,000원 계약은 그 공사 착공시기가 2011. 8. 31.로 기재되어 있는바, 피고인은 위 3건의 공사를 착공한 후 약 3 ~ 5개월이 경과한 무렵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당시에도 일부 공사가 지체되고 있었으므로 위 각 공사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나 D은 당시 진행 중인 공사에 기한 공사대금채권 이외에는 재산가치 있는 다른 재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당시 D이 I, J 주식회사 등에게 10억 원 상당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I은 2010. 8. 5.경, J 주식회사는 2011. 1.경 부도가 났으므로, 위 채권은 회수가능성이 희박하였고, 실제로 그 이후에 회수되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해자 회사는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D의 채권자들로부터 D의 기존 채무의 이행을 청구받고 총 423,910,219원을 변제하게 되었다.
■ 위에서 본 이 사건 계약의 목적과 내용, D의 기존 채무 내역과 이 사건 계약 체결 후 변제 내역,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게 교부한 위 'D 2012년도 전기공사 계약명세서 및 부채명세서', 위 각 '지불확인서' 및 '확인서'의 내용과 작성 및 교부 경위, 'D 2012년도 전기공사 계약 명세서 및 부채명세서'에 기재된 각 공사의 진행 경과와 그 공사대금의 사용처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당시 위 변제계획에 따라 D의 기존 채무를 변제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최소한 미필적이라도 인식·용인하면서도, H에게는 마치 변제계획에 따라 D의 기존 채무를 변제할 수 있는 것처럼 기망하여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게 하고 분할합병등기를 경료하게 함으로써 양수대금 등의 명목으로 2억 5,000만 원을 교부받고 423,910,219원 상당의 D의 기존 채무를 부담하게 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 한편,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 체결 전에 중개인 F에게 D의 유동부채 및 비유동부채 합계액이 905,313,579원으로 기재된 재무상태표를 교부하였고, 그와 별도로 D이 외상 자재대금 채무 약 5억 3,000 만 원 가량을 부담하고 있는 사실도 고지하였음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으며, 그와 달리 피고인이 위 계약 체결 당시 H에게 D의 기존 채무 내역 자체를 허위로 고지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나(이 사건 공소사실에도 그러한 기존 채무 내역 자체에 관한 고지의무 위반의 점이 기망행위의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기존 채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에 관하여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H을 기망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피고인이 D의 기존 채무 내역 자체에 관하여 허위로 고지하였는지 여부는 판시와 같은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다만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F에게 D의 기존 채무 규모에 대하여 고지하였다는 사정은 정상에 관한 사유로 고려하기로 한다).
편취액에 관하여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 있어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이로써 곧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 하여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그 영향이 없으므로 사기죄에 있어서 그 대가가 일부 지급된 경우에도 그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재물의 가치로부터 그 대가를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재물 전부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의 기망으로 인하여 양수대금 등의 명목으로 2억 5,000만 원을 교부함으로써 그 자체로 피해자 회사의 재산에 대한 침해가 되어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D의 3년간의 전기공사 실적이 피해자 회사에게 이전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그러한 D의 3년간의 전기공사 실적에 해당하는 이득액 상당을 편취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에서 드는 유리한 정상 참작)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년 6월 ~ 15년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 징역 1년 6월 ~ 4년
[유형의 결정] 사기 > 일반사기 > 제3유형(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 미필적 고의로 기망행위를 저지른 경우 또는 기망행위의 정도가 약한 경우
[권고영역의 결정,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1년 6월 ~ 4년
선고형의 결정
불리한 정상 : 피고인은 제대로 된 변제계획 없이 D의 기존 채무를 모두 변제할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였는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편취액이 668,910,219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H에게 D의 기존 채무의 규모 자체를 허위로 고지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부족한바, 피고인이 처음부터 확정적인 편취의사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터 교부받은 양수대금 중 일부는 D의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하였다. 피해자 회사는 2013년 약 27억 원, 2014년 약 30억 원의 공사를 수주하였는바, 그중 상당 부분은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계약을 통해 D으로부터 이전받은 전기공사 실적을 이용하여 수주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이외에는 전과가 없다. 피고인은 이혼한 상태로서 초등학생인 아들을 돌보아야 할 입장이다.
그 밖에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사유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상윤(재판장) 이지혜 김웅재
별지
각주1) 피고인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가 양수대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고 또한 D의 전기공사 부분에 관하여 분할합병등기를 경료하여 D의 분할 전 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인 지위를 가지게 됨으로써 사기죄가 성립하므로, 피해자 회사가 분할합병등기를 마친 2012. 3. 20.을 이 사건 범행의 기수시기로 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