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4. 25. 선고 2017가단13163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32,099,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0. 15.부터, 원고 B에게 10,413,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5. 18.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 A은 2002. 7. 15. D이 운영하는 'E'에 입사하여 제화공(갑피공)으로 근무하였고 피고 회사가 설립된 2011. 12. 12.부터 2014. 9. 30.까지 피고 회사에서 제화공(갑피공)으로 근무하다가 퇴사하였으며, 원고 B는 2012. 9.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제화공(저부공)으로 근무하다가 2015. 5. 3. 퇴사하였다.

나.

피고 회사는 2011. 12. 12. D 등이 신발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으로서 제화공을 고용하여 구두를 제조하여 원청인 'F'에 완성품을 납품하는 회사이다. D은 2002. 7. 2. 서울 성동구 G건물, 6층 H호를 사업장소재지로 하는 'E'을 개업하여 구두제조사업 등을 하다가 2011. 12. 12. 피고 회사를 설립하고 같은 사업을 계속하였다(D은 2015. 2. 4. 'E'에 대하여 폐업신고를 하였다).

다.

피고 회사의 구두제조과정은 ① 제품 기획 및 설계 ② 견본 작업 ③ 재단작업 ④ 갑피(제갑)작업(재단된 가죽을 구두의 형태로 접착 및 봉제하는 작업) ⑤ 저부작업(골에 봉제된 가죽을 씌우고 창을 붙이고 건조하는 작업) ⑥ 검품 및 출고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라.

원고 A은 2012. 2. 26., 원고 B는 2012. 9. 6. 각 소사장으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 건물에 출근하여 갑피, 저부작업을 하고, 피고 회사로부터 작업한 구두 개수에 비례한 돈을 보수로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제9 내지 13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각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사한 사람들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원고들과 제화작업을 위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원고들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어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다툰다.

3.

판단

가.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증인 Ι의 증언 등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 회사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인정할 수 있고, 을 제1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J의 증언 등 피고 회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모아 보더라도 이를 뒤집고 달리 판단할 수는 없다.

①

피고 회사는 작업공정별로 분업하여 구두 완제품을 생산하였는데, 원고들이 담당한 갑피작업과 저부작업은 피고 회사의 구두제조과정 중 필수적인 업무이다. 피고 회사의 제조과정 중 원고들이 담당한 갑피작업과 저부작업 외의 나머지 과정은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의해 처리되었다.

②

피고 회사의 공장장과 현장실장은 원청인 'F'에서 온 발주서와 샘플 및 구두지시를 통하여 원고들에게 작업지시를 하였고 작업현장에서 수정을 지시하기도 하는 등 피고 회사는 원고들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

③

원고들에게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에 관한 취업규칙이 적용되거나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출결 및 출퇴근 시간 등을 엄격하게 관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들은 배정받은 작업량을 완료해야 보수를 받을 수 있었고(당일 작업량 중 일부를 다음날로 넘겨서 작업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다), 원고들이 작업을 게을리 하는 경우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보수와 직결되는 작업량을 줄이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원고들의 출퇴근을 관리할 수 있었다. 실제로 원고들은 원청인 'F'의 휴가일정에 맞추어 휴가를 사용하였고, 주어진 작업량을 마치기 위하여 가족이나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작업을 하기도 하였다.

④

원고들은 칼, 가위, 망치 등의 개인장비를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제작재료 및 그라인더, 건조기 등의 기계류는 피고 회사가 제공하는 것을 사용하였다. 제화작업에 필요한 주요 시설이나 장비 등이 피고 회사의 건물에 비치되었기 때문에 원고들은 모두 피고 회사의 건물에서 작업을 하였고 원고들이 스스로 작업장소를 선택할 수 없었다.

⑤

원고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작업을 하는 것이 금지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갑피작업과 저부작업의 속성상 상당한 정도의 숙련이 요구되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건물에서 작업을 한 점, 제작재료나 피고 회사의 장비 등을 밖으로 반출할 수 없었던 점, 원고들이 가끔 가족이나 지인의 도움을 받아 작업을 한 외에 실제로 제3자를 고용하여 작업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작업을 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⑥

원고들은 구두제조 물량의 수주나 제조된 구두의 판매 등의 업무를 처리하지 않았고, 제화작업을 한 구두들이 실제 고객에게 팔렸는지, 매도가격이 얼마였는지, 그에 따른 수입이 얼마인지 또는 손실이 얼마인지와 무관하게 작업량에 따라 책정된 보수를 받았을 뿐이므로,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감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⑦

피고 회사는 원고들과의 개별적인 합의 없이 모든 제화공(갑피공, 저부공)에게 적용될 단가를 결정하여 원고들에게 보수를 지급하였고(노동조합 차원에서 단가에 대하여 합의를 시도한 경우는 있었다), 원고들에게 배분할 작업량도 결정하였다(제화공의 능력과 사정에 따라 일부 작업량의 변경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그 액수에 있어 원고들 상호간 혹은 기간별로 차이가 있고, 작업량에 의하여 그 지급이 결정되는 사정이 있으나, 매월 정기적으로 보수가 지급되었고, 그 액수도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근로에 대한 대가인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고, 원고들은 위 보수 외에 달리 이를 대체할 만한 생계수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⑧

원고들이 수년간 피고 회사의 제화작업(갑피, 저부)을 하였고, 실제로 피고 회사에게 전속되어 피고 회사의 작업만을 수행하였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하여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였으므로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있었다.

⑨

원고들을 비롯한 제화공(갑피공, 저부공)들이 동종업체의 일을 받아서 겸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동종 또는 유사업체의 업무를 처리하지 않은 점, 원고들의 근무시간에 비추어 보면 다른 회사의 업무를 처리할 수도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에 대한 전속성도 인정된다.

⑩

원고들에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않고,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원고들이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으나, 이는 피고 회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것이므로 이러한 점들을 들어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 원고 A이 소사장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기 시작한 2012. 2. 26. 전후로 근무형태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나.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퇴직금 액수의 산정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 A이 2002. 7. 15.부터 2014. 9. 30.까지 근무하면서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 전 3개월 동안 8,054,350원의 보수를, 원고 B가 2012. 9. 1.부터 2015. 5. 3.까지 근무하면서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 전 3개월 동안 11,565,150원의 보수를 각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들이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보수를 기준으로 계산한 1일 평균임금(원고 A 87,547원 및 원고 B 129,946원)과 각 1일 평균임금의 30일 분에 원고들의 계속 근로년수를 곱하여 산정한 퇴직금은 원고 A 32,099,000원, 원고 B 10,413,000원이 된다.

피고 회사는 원고 A의 경우 피고 회사 설립 이전에 'E'에서 근무한 기간은 퇴직금 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즉 'E'과 피고 회사는 대표자가 D으로 같은 사람이고 업장소재지와 업종도 같으며 피고 회사가 'E'의 사무실, 집기, 시설 등 시설을 그대로 사용한 사실, 'E'이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무렵 피고 회사가 설립되었고, 'E'의 근로자들 전부가 피고 회사로 소속을 변경하여 계속 근무한 것으로 보이는 사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D이 운영하던 'E'에서 피고 회사로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원고 A의 근로관계가 피고 회사에 포괄적으로 승계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소결론

피고 회사는 원고 A에게 32,099,000원, 원고 B에게 10,413,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부터, 즉 원고 A은 2014. 10. 15.부터, 원고 B는 2015. 5. 18. 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재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