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8. 5. 3. 선고 2017가합10658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 회사는 전자집적회로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93. 6. 28.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피고 회사의 서울공장 장비기술부서에서 근무하다가 해고된 사람이다.

나.

피고 회사는 광주에 본사를 두고 서울공장(서울 성동구 소재), 부평공장(인천 계양구 소재), 광주공장(광주 북구 소재), 송도공장(인천 연수구 소재)을 운영하던 중 2017. 5.경 서울공장 부지 및 건물을 매각하고 서울공장을 폐쇄하였다.

다.

피고 회사는 2017. 1. 6. 원고에 대하여 2017. 1. 9.자로 광주공장 제조2팀 제조1파트로 배치전환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명령'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에 불응하여 2017. 1. 9.부터 광주공장에 출근하지 않았고, 피고 회사는 2017. 4. 6. 광주공장 인사소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휴가를 모두 사용하고도 2017. 2. 14.부터 같은 해 4. 5.까지 51일간 무단결근 중이라는 이유로 원고에게 2017. 4. 14.자 징계면직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마.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해고의 근거로 삼은 취업규칙, 인사규정, 상벌규칙의 각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3, 4, 7, 10, 11, 1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이 사건 인사명령은, 서울공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 중 상당수가 기존 생활근거지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부평공장 또는 송도공장으로 배치되었음에도 원고의 경우에는 출퇴근이 불가능한 광주공장으로 배치되었고 직무 또한 제조부서로 변경되어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서 피고의 인사권 남용에 의한 부당한 처분이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명령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일인 2017. 4. 14.부터 2018. 3. 13.까지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인 32,317,857원과 2018. 3. 14.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임금 상당액인 2,937,987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인사명령은, 서울공장 폐쇄에 따라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업무상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원고에게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인하여 통상 감수하기 어려운 생활상의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하면서 원고와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으므로 정당하고, 이에 불응한 원고에 대하여 무단결근을 이유로 한 이 사건 해고 역시 정당하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직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4767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인사명령의 효력

원고가 피고 운영의 공장들 중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광주공장으로 배치되었고 직무 내용이 장비기술부서에서 제조부서로 변경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면서 두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사실, 원고가 피고에 입사한 후 1996. 2.경부터는 장비기술부서에서 줄곧 근무하였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된다.

그러나 위에서 인용한 증거들과 을 제12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명령은 피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유효하고, 달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1)

피고는 서울공장을 폐쇄함에 따라 원고를 포함한 서울공장 근로자들을 다른 공장으로 전근시킬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고, 그 중 원고가 광주공장 제조부서로 배치된 것에 달리 합리성을 의심할 만한 점은 찾아보기 어렵다.

○

피고는 광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등 광주공장의 규모가 가장 크고 서울공장에서 광주공장으로 배치된 근로자의 수가 가장 많은 점(1,472명 중 739명), 원고와 같은 서울공장 장비기술부서 소속 근로자들 31명(2016. 1. 1.자 기준) 중 원고를 포함한 21명이 광주공장으로 배치된 점 등을 고려하면, 서울공장 근로자들 중 다수가 광주공장으로 배치되어야 할 상황이었다고 보인다.

○

서울공장에서 다른 공장으로 이동한 근로자들 중 203명이 그 직무가 변경된 점, 원고와 마찬가지로 서울공장 장비기술부서에서 광주공장으로 전근된 21명의 근로자들 중 원고를 포함한 10명이 그 직무가 변경된 점, 원고는 1993. 6. 28. 피고에 입사하여 1996. 2. 5. 장비기술부서로 옮기기 전까지는 제조부서에 근무하였던 점, 장비기술부서 근로자와 제조부서 근로자는 피고 내에서 모두 '제조/기타' 직군으로 분류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직무 내용 변경이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심할 정도로 이례적이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2)

서울공장 폐쇄에 따라 서울공장 근로자들 전원이 다른 공장으로 배치될 수밖에 없었던 점과 함께 피고가 서울공장에서 광주공장으로 전근된 근로자들을 위하여 주택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금에 대한 이자 지원, 부임 격려수당 지급, 이사비 및 부동산중개수수료 지원, 부임 휴가, 기숙사 배정 등 근로자들의 생활상 불이익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원고가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3)

원고는 2016. 9.경, 2016. 12.경, 2017. 1. 5. 및 같은 달 6일 피고측 담당자와서울공장 폐쇄 및 이에 따른 인사발령 문제로 여러 차례 면담하였던 점, 원고는 2016. 10.경 자신은 서울공장을 폐쇄할 무렵에 퇴사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로서는 이 사건 인사명령에 앞서 원고에 대하여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충분히 거쳤다고 보인다. 설령 피고가 이 사건 인사명령 이전에 원고에게 송도공장 또는 부평공장 전근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2017. 3. 22.자 사실조사 및 2017. 4. 6.자 인사소위원회에서 자녀 양육 등의 문제로 송도공장에서도 근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그와 같은 제안을 받아들였을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인사명령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인사명령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석(재판장) 전재현 이진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