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고합358
판결선고
2020. 2. 13.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피고인은 2015. 12.경 서울 중구 B에 있는 C에서 피해자 ㈜D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E에게 "코레일 F 주차장 부지 개발사업을 함께 하자, 위 사업은 이미 코레일의 국장급과 얘기가 되어 있고 내가 작업을 해두어서 거의 되는 사업이다. 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시드 머니 5억 원 상당이 필요한데, 이 돈을 위 사업을 위하여 설립하는 SPC에 투자하는 형식으로 출자할 경우 사업진행비용으로 쓰는 데 제한이 있으니 나에게 빌려주는 형식으로 지급해 달라, 그러면 위 사업이 안 되면 내가 위 돈을 돌려주고 위 사업이 잘 되면 향후 SPC를 통해 비용처리를 해서 돌려주겠다"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5개 법인은 휴업 상태이거나 매출이 거의 없었고, 채무가 많고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직원 급여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던 상태로 위 사업을 진행할 의사나 능력이 되지 않았고, 피해자로부터 돈을 투자받더라도 위 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개인채무 변제나 직원 급여 등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위 E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5. 12. 8.경 투자금 명목으로 피고인 명의의 G은행 계좌(H)로 5억 원을 교부받았다. 2. 사기의 점
피고인은 2016. 3. 18.경 위 C에서 위 E에게 "내가 I회장인 J이 I회장으로 당선되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 그래서 K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이권 사업을 중개해 줄 수 있다, 3억 원을 주면 당신 처남이 제조하는 가축용 약품을 K에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영업비만 주면 된다, 만약에 일이 잘 되지 않으면 3억 원을 돌려주겠다"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위 돈을 받더라도 개인채무 변제나 직원 급여 등으로 사용할 생각이었고 E의 처남으로 하여금 K에 가축용 약품을 납품하게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위 E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6. 3. 24.경 1억 원, 2016. 3. 30.경 1억 5,000만 원, 2016. 4. 5.경 5,000만 원 등 3회에 걸쳐 피고인 명의의 위 G은행 계좌로 합계 3억 원을 교부받았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E의 법정진술
E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E 대질 부분
수사보고(압수수색검증영장 1차 집행결과), 수사보고(압수수색검증영장 2차 집행결 과), 수사보고(의견서 및 입증자료 제출), 수사보고(피의자 처 소유 아파트에 대한 실거래가 등 확인), 수사보고(L협회 사이트 게시물 첨부), 녹취서 작성보고(A, E 대 화내용), 수사보고(고소인 및 피의자 등 관련 계좌내역 정리) 중 계좌거래내역 부분, 수사보고(피의자 운영 법인 현황 정리 및 법인등기부 등본 첨부), 수사보고(L협회 기업은행 계좌거래내역 첨부), 수사보고(피의자 제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 첨부)
자료 회신, 계좌거래내역, 각 즉시이체결과 상세내역, 공정증서 정본(5억 원 약속어 음), 공정증서 정본(3억 원 약속어음), PM 계약서, 지불각서, 과세자료 회신, L협회 사이트 게시물 및 I회장 선출 관련 기사, 수사조회 의뢰에 대한 회신, 자료제공 요 청에 대한 회신
2015. 12. 7.자 대화내용 녹취서, 2016. 3. 18.자 대화내용 녹취서
판결문 사본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판 시 제1항 사기의 점), 형법 제347조 제1항(판시 제2항 사기의 점,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 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위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 위 내에서)]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합계 8억 원을 지급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투자금 내지 영업비 명목의 돈이 아니라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차용한 돈에 불과하고, 피고인은 차용에 앞서 E에게 위와 같은 용도를 명확하게 고지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위 돈의 용도에 관하여 E를 기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합계 8억 원을 차용한 이후 E에게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주는 등 이를 보전해주려 노력하였고, ㈜M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수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어 자력 또한 충분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판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E에게 마치 코레일 F 주차장 부지 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의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리는 것처럼 말하여 피해자로부터 5억 원(이하 '이 사건 5억 원'이라 한다)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실제로는 위 돈을 개인채무 변제나 직원 급여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은 후술하는 바와 같으므로, 피고인이 E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5억 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E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한 설명을 듣고 그 투자금 명목으로 이 사건 5억 원을 지급한 것이지 개인적으로 빌려준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특히 "2015. 11. 22.경 피고인을 만났을 때 '이미 코레일 측과 업무협약도 다 되어 있는 상태이고, 대출이나 사업승인 등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 사업계획서를 건네받아 한 달 정도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였고, 2015. 12. 7.경 재차 피고인으로부터 '국장급에서 이미 논의가 다 되었다, 사업권자가 되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설명을 듣고 투자를 결심하게 되었으며, 당시 SPC 설립과 PF 대출 과정, 투입 비용 및 수익 구조 등에 관해서도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 피고인은 사업진행비용을 음성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협회장으로 있는 L협회(이하 '협회'라 한다)의 계좌가 아닌 피고인의 개인계좌로 이 사건 5억 원을 넣어달라고 요청하였고,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위 돈을 돌려준다고 약속하였다"는 취지로도 진술하였다(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쪽, 4쪽, 수사기록 2책 1100쪽 내지 1102쪽). 위와 같은 E의 진술은 상당히 일관되고 구체적일 뿐 아니라 특별히 경험칙에 반하는 부분도 발견되지 않는다.
피고인과 E 사이에 있었던 2015. 12. 7.자 대화내용 녹취서를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E에게 ① "우리 협회가 할 일은 사업기획 마케팅, 컨설팅 회사, 설계사무소, 시공사, 프로젝트 금융 등", "자네가 해야 될 일은 뭐냐, 이제 사업신청 보증금, 사업진행 단계에 따른 자산개발 수익금을 납부해주는 거라고" 등 각자가 담당할 역할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피해자의 자금 출연을 요구하는 부분(수사기록 2책 959쪽), ② "이제 5억은, 쉽게 말해서 이제 시드 머니를 갖고", "우선은 이런 데 나타날 수 없는 돈을 이제 써야 될 필요가 있잖아", "그냥 그렇게 복잡하게 하지 말고, 그럼 나한테 빌려준 걸로 해라" 등 사업진행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형식적으로만 5억 원을 차용하는 듯한 외관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부분(수사기록 2책 966쪽 내지 967쪽), ③ "코레일 내부에 있는 놈들을 난 활용을 하잖아", "5억 갖고는 안 되지만, 고것만 있으면 내가 다 한다, 이거지" 등 이 사건 5억 원을 위 개발사업과 관련한 로비 자금 등 음성적인 비용으로 활용하겠다고 고지하는 부분(수사기록 2책 970쪽), ④ "SPC가 만들어지면 그 안에 비용처리가 이게 되는 거여" 등 향후 SPC를 설립하여 비용으로 처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5억 원을 반환하겠다고 장담하는 부분(수사기록 2책 968쪽, 975쪽), ⑤ "나 믿고 이번에 한 번 해보고, 손해 볼 것 없잖아", "시간을 끌지 말라니까" 등 투자를 거듭 권유하는 부분(수사기록 2책 1037쪽)이 각각 확인되는바, 위에서 본 E의 진술에 그대로 부합한다.
협회와 피해자 사이에 2015. 12. 7.자로 작성된 PM 계약서(수사기록 1책 122쪽 내지 125쪽)는, 협회와 피해자가 이 사건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되(전문, 제2조), 협회는 사업기획, 마케팅, 설계사 · 시공사 선정, 금융 조달등 업무를 담당하고, 피해자는 사업신청보증금 및 자산개발수익금을 부담하며(제3조), 피해자가 납부한 자산개발수익금은 SPC가 설립되면 환수하기로 한다는 내용으로(제5조), 피고인이 2015. 12. 7.경 이전까지 E에게 설명한 사업 구조, 투자 조건 등이 대체로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위 PM 계약서에는 이 사건 5억 원과 관련한 특별한 언급이 없으나, 2015. 12. 7.자 대화내용 녹취서에 피고인이 그 전날 E에게 "이제 돈만 들어가는데 그 계약서에는 들어갈 필요 ***(청취불능), 차용증 쓰고 내가 해놨거든"이라고 말한 내용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수사기록 2책 1037쪽) 위 돈의 사용 목적을 고려하여 일부러 기재를 생략한 것으로 추단되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5억 원이 이 사건 사업과 무관하게 지급된 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협회와 피해자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협회와 E 개인 사이에서도 같은 일자, 같은 내용의 PM 계약서(수사기록 521쪽 내지 524쪽)가 작성되었다는 이유로, E가 피해자 명의의 투자를 고사함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개인적으로 5억 원을 차용하면서 그 대가로 E에게 사업 주체를 취사선택할 기회를 주기 위해 두 가지 종류의 PM 계약서를 작성하여 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2015. 12. 7.자 대화내용 녹취서에는 피고인이 E에게 "우선은 PM 계약서를 지금 개인으로 할 건지회사로 할 건지를 먼저 결정을", "우선 한 번 읽어봐봐"라고 말한 부분이 발견되는바(수사기록 2책 1007쪽, 1008쪽), 이들은 피고인이 미리 작성해 온 PM 계약서 초안을 토대로 E와 피해자 중 누구의 명의로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를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그 과정에서 명의자만 다른 두 가지 종류의 PM 계약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정이 반드시 투자가 아닌 차용을 전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2015. 12. 8.경 이 사건 5억 원을 자신의 개인계좌로 지급받았고, 같은 날 E에게 액면금액 5억 원, 지급기일 2017. 6. 30.로 된 약속어음을 발행해주었으며, 강제집행을 인낙하는 취지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도 작성하여 주었으나(수사기록 1책 110쪽 내지 116쪽), 이는 모두 2015. 12. 7.자 대화내용 녹취서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하는 듯한 외관을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보일 뿐이고, 위와 같이 거액을 무이자로 대여하면서 그 변제기 또한 1년 6개월이나 유예하여 준다는 것 또한 상당히 이례적이므로, 이 사건 5억 원은 차용금보다는 투자금에 가까운 돈이라고 판단된다.
피고인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E와 2015. 12. 7.자 대화내용 녹취서 기재와 같은 대화를 나눈 것은 사실이나, 그 직후 E는 이 사건 사업에 대한 투자를 포기하면서 '피고인이 그 이전부터 개인적으로 빌려달라고 요청하였던 5억 원을 빌려줄 테니, 그 대가로 이 사건 사업이 성공하면 자신의 사업을 도와달라'고 하여 이 사건 5억 원을 차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왔으나(피고인에 대한 피고인신문 녹취서 2쪽, 3쪽, 수사기록 2책 1213쪽), ① E는 2015. 12. 7.경 피고인과 위 녹취서 기재와 같은 대화를 나누면서 시종일관 피고인의 제안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투자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에 앞서 아내와 상의하기로 하고 다음 날 다시 만날 약속을 잡은 뒤 피고인과 헤어진 점(수사기록 2책 1037쪽), ② 위 녹취서의 내용을 아무리 살펴보더라도 피고인이 E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한 부분은 발견할 수 없고, E 측과 피고인 사이에 5억 원이나 되는 돈을 무이자로 빌려줄 만큼의 신뢰관계도 형성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과 E가 다시 만난 것으로 보이는 2015. 12. 8.경 피해자의 계좌에서 피고인의 개인계좌로 이 사건 5억 원이 송금되었고, 그 무렵 PM 계약서가 작성되는 등 위 대화에 등장하는 후속 조치가 신속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투자가 결렬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피고인의 진술은 E가 1개월 넘게 투자 여부를 고민하다가 이를 포기하기로 결정하고도 피고인에게 같은 액수의 돈을 개인적으로 빌려주고, 다시 이 사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PM 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것으로서, 그 내용부터가 부자연스러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가 이 사건 사업에 대한 투자를 포기하면서도 순전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돈을 빌려주었다는 피고인의 진술보다는 종전까지 계속되어 온 논의가 성사되어 투자금 명목으로 이 사건 5억 원을 지급하였다는 E의 진술이 더욱 믿을 만하다.
나아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사업을 빌미로 이 사건 5억 원을 지급받고도 당초 약정한 바와 달리 개인채무 변제, 급여 지급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피고인에게는 위 돈을 변제할 만한 특별한 재산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5억 원에 대한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협회는 2015. 3. 19.경 한국철도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는 하였으나(수사기록 458쪽), 피고인이 E에게 이 사건 사업에 대한 투자를 권유한 2015. 11.경 내지 2015. 12.경에는 위 업무협약에 따른 추상적인 사업계획서 정도만 나와 있는 단계였고, 피고인의 제안대로 협회와 피해자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더라도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리라는 보장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E에게 고지한 바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5억 원을 투자받아 사업진행비용 등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피고인은 2015. 12. 8.경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5억 원을 지급받은 후, 같은 날 자신의 처 O 명의의 계좌로 4억 5,000만 원, P 명의의 계좌로 2,100만 원을 각각 송금하였고, 대출 이자로 합계 10,491,988원을 납부하였다(수사기록 2책 1129쪽). 피고인은 O 명의의 계좌로 송금된 위 4억 5,000만 원을 다시 자신이 운영하는 Q㈜ 등 회사나 협회 명의의 계좌로 분산 송금하여 미지급금 변제, 직원들의 급여 지급 등 명목으로 사용하였다(수사기록 2책 1130쪽). 이처럼 피고인은 E에게 사전에 고지한 것과는 전혀 다른 용도로 이 사건 5억 원을 사용하였다.
O은 1997. 1. 24.경부터 서울 성동구 R아파트 S호(이하 'R아파트'라 한다)를 소유하여 왔고(수사기록 564쪽), 위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2015.경 및 2016.경 기준 14억 원 내지 15억 원에 달하였으나(수사기록 2책 884쪽), 2014. 10. 7.경 위 아파트에 관하여 피고인을 채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7억 1,500만 원으로 된 주식회사 G 명의의 근저당권 및 채권최고액 4억 8,000만 원으로 된 같은 은행 명의의 근저당권이 각각 설정되어 그 실질적인 가치는 이 사건 5억 원에 한참 못 미치는 2억 원 내지 3억 원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소유의 ㈜M 주식 127,079주는 ㈜M에 담보로 제공되어 2019. 6.경까지 처분이 제한된 상태였고(수사기록 2책 1240쪽), 피고인이 O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는 312,441주 역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현재까지 현금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위 각 주식 모두 비상장 주식으로서 그 가치를 객관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특성이 있으므로, 이를 이 사건 5억 원을 변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실효적인 재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T㈜, Q㈜, ㈜U, ㈜V는 2015.경 매출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적자에 시달린 것으로 보이고(수사기록 2책 766쪽 내지 810쪽), 그중 ㈜V는 2014. 11. 27.경 이미 회생절차폐지결정이 확정되었으며, ㈜U 역시 2017. 12 12.경 해산간주되는 등 사실상 아무런 수입원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피고인이 2017. 12. 18.경 및 2017. 12. 23.경 E에게 "이 사건 5억 원 및 후술하는 3억 원에 대하여 2018. 2. 28.경까지 원금 및 각 차용일부터 지급일까지 연 12%의 비율에 따른 이자를 지급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R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한다"는 취지의 각 지불각서(수사기록 622쪽, 623쪽, 수사기록 1책 663쪽)를 작성하여 주거나 같은 무렵O 명의의 ㈜M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려 하기도 하였으나, 그 시점 자체가 이 사건 5억 원을 지급받은 2015. 12. 8.경 또는 약속어음에 기재되어 있는 지급기일인 2017. 6. 30.경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일 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아무런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피고인이 진정으로 변제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기의 점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E에게 마치 E의 처남으로 하여금 K에 가축용 약품을 납품하게 해 줄 것처럼 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3억 원(이하 '이 사건 3억 원'이라 한다)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E 처남의 사업을 도와주거나 위 돈을 피해자에게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은 후술하는 바와 같으므로, 피고인이 E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3억 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E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2016. 3. 18.경 피고인으로부터 '내가 I 회장 J이 당선되는 데 상당히 많은 역할을 하였고, 개인적으로 매우 친하다'는 말을 듣고 '처남이 가축 약품 총판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K 측에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줄 주 있느냐'고 묻자, 피고인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대신 3억 원 정도가 필요하니 빌려달라'고 하여 이 사건 3억 원을 빌려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4쪽, 수사기록 2책 1116쪽), 위와 같은 E의 진술은 상당히 일관되고 구체적일 뿐 아니라 특별히 경험칙에 반하는 부분도 발견되지 않는다.
피고인과 E 사이에 있었던 2016. 3. 18.자 대화내용 녹취서를 보면, ① 피고인이 E에게 "대박이 J이거든", "완전히 그냥 대박이 난 거야. K하고 할 일은 참 편안하게 할 수 있는거야"라고 J과의 관계를 과시하는 부분(수사기록 2책 1041쪽), ② E가 피고인에게 "같이 그 의학 쪽으로 들어가면, 들어갈 수 있게, 처남이. 얘가 매달 한 20억 정도 오더라고요"라고 말하여 자신의 처남이 K에 가축용 약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지 묻는 부분(수사기록 2책 1063쪽), ③ 이에 피고인이 "영업비만 주는거잖아. 그러니까 법적으로 위반되면 안 되잖아", "일을 해결하고 한다, 이러면 안 돼. 그러니까 그물만 잘 만들면 돈은 가져와"라고 답하는 부분(수사기록 2책 1064쪽), ④ 다시 피고인이 "이제 내가 공부할 수 있도록 해서, 그렇게 개요하고 약품하고 그 현황하고", "밑에까지 내가 핸들링 다 하니까 걱정하지 마", "내가 어느 부서를 지금 신경써놔야 하는지 알아서 우리 꼬붕 거기다 하나 박아놔야 돼", "내가 먼저 공부가 돼야 돼. 그러고 어떻게 하기로 합의해놓고 서로 사인만 해 놓고 나머지는 내가 뛸 거라고. 너도 지금 힘들겠지만 일단 내일 3억 원만 빌려줘" 등 이 사건 3억 원을 빌려주면 E의 처남이 K에 가축용 약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로비하겠다고 고지하는 부분(수사기록 2책 1078쪽 내지 1080쪽)이 각각 확인되는바, 위에서 본 E의 진술에 그대로 부합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과 E가 2016. 3. 18.경 E의 처남이 운영하는 가축용 약품 사업뿐만 아니라 비료사업, 북서울역 개발사업, 용산역 개발사업 등에 관하여 폭넓은 대화를 나누었고, 피고인이 이 사건 3억 원을 빌려달라고 부탁하는 시점도 E의 처남과 무관한 전혀 다른 사업을 이야기하던 중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2016. 3. 18.자 대화내용 녹취서에 따르면, 당시의 대화는 피고인과 I회장으로 당선된 J 사이의 특수한 관계를 이용하여 사업을 진행할 방법을 모색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E가 처남의 사업을 거론하자 피고인이 위 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제공해 달라거나 K 직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면서 이 사건 3억 원을 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맥락상 피고인이 E의 처남으로 하여금 K에 가축용 약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대가로 이 사건 3억 원을 차용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2016. 3. 24.경부터 2016. 4. 5.경까지 사이에 3회에 걸쳐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3억 원을 나누어 지급받았고, 2016. 4. 19.경 E에게 액면금액 3억 원, 지급기일 2017. 6. 30.로 된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주었으며(수사기록 603쪽, 604쪽), 위 약속어음 뒷면의 '적요'란에는 '차용 연 5%'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미 피고인에게 이 사건 5억 원을 투자한 후 이를 회수하지 못한 피해자가 이 사건 3억 원을 추가로 빌려주면서 그 변제기를 1년이 넘게 유예하여 주었다는 것은 E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이 E 처남의 사업에 도움을 주기로 하는 등의 대가가 결부되어 있음을 뒷받침한다.
나아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J이 I회장으로 당선되는 데 공헌한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수사기록 2책 1255쪽),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3억 원을 지급받은 후 E의 처남에게 납품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무산되었음에도(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2쪽, 수사기록 272쪽) 위 돈을 곧바로 반환하지 않은 점, ② 피고인이 본인 또는 O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R아파트, ㈜M 주식 등 재산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별다른 가치가 없거나 현금화가 곤란하여 이 사건 3억 원을 변제하는 자금원이 되기에 부족한 점, ③ 더욱이 피고인은 이 사건 3억 원을 차용하기에 앞서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이 사건 5억 원에 대해서도 반환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점,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2017. 12. 18.경 및 2017. 12. 23.경 E에게 각 지불각서(수사기록 622쪽, 623쪽, 수사기록 1책 663쪽)를 작성하여 주거나 ㈜M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려 하기도 하였으나, 그 시점 자체가 이 사건 3억 원을 지급받거나 그 변제기가 도래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일 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아무런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E의 처남으로 하여금 K에 가축용 약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3억 원에 대한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소결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여러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6개월~20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3유형]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미필적 고의로 기망행위를 저지른 경우 또는 기망행위의 정도가 약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1년 6개월~4년
선고형의 결정: 징역 2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내지 영업비 명목의 돈을 교부받더라도 당초 약정한대로 사업을 진행하거나 피해자에게 이를 변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음에도 E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합계 8억 원이라는 거액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는바, 그 죄질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은 현재까지도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하였다.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돈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법인들부터 정상화한 뒤 차후에 사업을 추진하거나 이를 변제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미필적 고의로 범행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점,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피해자에게 2억 5,000만 원을 지급하여 피해를 일부 회복한 점,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그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민철기(재판장) 유성희 전유상
각주1)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본래 공소사실이 문구 등을 적절히 수정하였다.
각주2) 나아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한 것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후술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에게 이를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가 성립함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
각주3) 이와 관련하여 E는 "피고인이 2015. 12. 7.경 투자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PM 계약서를 미리 작성해 왔지만, 자신은 같은날 피고인으로부터 최종적인 설명을 듣고 나서야 투자를 결심하였고, 피고인에게 5억 원을 송금한 후 며칠 뒤에 피고인을 만나 위 계약서에 날인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5쪽, 수사기록 1103쪽).
각주4) 피해자의 대표이사인 N를 가리킨다.
각주5) 피고인은 위 회사의 직원들에게 임금 등을 제때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기도 하였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4고단2076호, 2014고정2083호(병합), 2014고정2509호(병합) 사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