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11. 21. 선고 2019가합10502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B공사의 근로자로서 피고 C본부 소속 D지회장이고, 피고는 B공사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E은 피고 C본부에서 근무하는 상근직 사무차장이다.

나.

원고와 E은 2018. 10. 2. 피고 C본부 임원수련회에 참가하여 함께 회식을 하였는데, 1차 회식 장소는 횟집이었고, 식사를 마친 후 2차 회식 장소인 노래방으로 이동하였다. 2차 회식 장소인 노래방에서 E이 보이지 않자, 원고는 피고의 F지회장 G과 함께 E을 찾아다녔다. 원고는 E이 술에 취해 화장실에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여자 종업원을 불러 E을 깨워 데리고 나오게 하였다.

다.

E은 2차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였는데, 원고는 E에게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그리고 틈 주지마세요. 누나(처음이자 마지막)", "누나. 짱나네. 당신은 여자양", "남자는 또같에 그레 노 농운동하는 사란이 같은게 사운퓨", "가용. 그리고 생각 좀 하세요. 처장님은 내 군쌩활 타킷. 나 쓰래기니깐. 도움 ㅁ주세요", "제발 정신 첫리세요. 다 남자에요. 나도."라는 내용이 포함된 여러 건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E에게 전화도 몇 차례 걸었고 대화 중 "차장님이 옷을 벗고 있었어요"라는 말을 하였다.

라.

E이 원고의 행동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였고,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되어 위 사안을 조사하였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원고의 행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운영위원회에 유기정권 24개월의 징계처분을 할 것을 요구하였다.

마.

그 후 운영위원회 의결 및 재심 등을 거쳐 피고는 2019. 3. 20. 최종적으로 원고에게 유기정권 1년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징계처분통지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바.

피고 규약 및 상벌규정의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5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원고와 E은 업무상 상하관계에 있지 않고, 오히려 E은 피고 C본부 소속으로 원고가 관리하는 D지회에 실질적인 혜택 또는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다.

나.

원고가 E을 성희롱하지 않았음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성희롱을 이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은 부당하다.

3.

판단

가.

원고와 E의 업무상 관계

원고는 피고 C본부 하위 지회 중 하나인 D지회장이고, E은 피고 C본부 소속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기초사실 및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B공사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인데, 원고는 B공사의 근로자로서 피고의 조합원임에 반하여, E은 피고의 상근채용자일 뿐 조합원 지위가 없는 점, ② E이 피고 C본부에서 근무하는 반면 원고는 피고 C본부 산하의 D지회에서 근무를 하고 있더라도, 이는 피고 C본부와 D지회라는 직제 사이의 관계에 불과할 뿐이므로, 피고 C본부의 상근채용자인 E이 D지회장인 원고보다 상급자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피고 C본부는 조합원들이 직접 선출한 본부장과 사무국장, 대의원대회의 인준을 받은 사무1국장 및 상근채용자인 E 등 합계 4명이 근무하고 있고, E의 직함은 2003년 채용시부터 현재까지 계속 사무차장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이 사실상 원고의 상급자 지위에 있었다는 취지의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징계사유의 존부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기초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피고의 D지회장으로서 피고 C본부의 임원이며, E은 피고의 상근채용자인 점, ② 원고는 2018. 10. 2.경 회식에서 만취하여 화장실에서 자고 있던 E이 귀가한 후, E에게 전화를 하여 "당신이 술에 취해 옷을 벗고 있었다"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는데,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E이 화장실에 있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지 않았고 단지 E이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의도에서 발언하였다고 하더라도, 술에 취하여 화장실에서 잠들었던 이성에게 옷을 벗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는 허위의 내용을 고지한 것은 상대방에게 경각심을 주기보다는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가 E에게 발송한 문자메시지 중 "처장님은 내 군생활 타겟. 나 쓰레기니까 도움 주세요", "제발 정신 차리세요. 다 남자에요. 나도."라는 내용은 단순히 E에게 술에 만취하여 화장실에서 잠드는 행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을 넘어서 원고가 E에게 성적인 욕망을 느낀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18. 10. 2.경 E에게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로 전달한 표현은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인 E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인 성희롱이 인정되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석(재판장) 강영희 이정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