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1년 및 벌금 500만 원에, 피고인 B을 징역 1년 및 벌금 5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피고인들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각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 (법리오해, 양형부당)
법리오해
D영상의학과의원 검진3팀이 출장 건강검진을 시행하는 현장에 의사가 참여하지 아니하였고, 이를 대신할 만한 지휘·감독 등도 없었으며, 법령 및 계약 내용에 따라 의사 참여 하에 문진이 실시되어야 함에도 실시되지 아니하였는바, 이는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하고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함에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의 쟁점
이 부분의 쟁점은 피고인 A를 비롯한 D영상의학과의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고 한다) 소속 검진 3팀 인원들이 2016. 1. 5.부터 2017. 12. 26.까지 여주시 소재 H I에서 행한 외국인에 대한 건강검진 등이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이를 의사가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인정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병원은 피고인 B이 2012. 1.경 설립한 건강검진 5개팀, 보건대행 1개팀, 원내검진 1개팀으로 구성된 건강검진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다.
피고인 A는 2015. 11.경 D의원에 입사하였는데, 피고인 B과 사이에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건강검진과 교도소와 구치소의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혈액검사 등 출장을 위주로 하는 건강검진 3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여 월 기본급과 성과인센티브를 받기로 약정하였다(총 매출에서 세금 등 명목으로 10%를 피고인 B이 운영하는 이 사건 병원에 귀속하기로 하고, 나머지 90%에서 피고인 A가 피고인 B의 판독비를 포함한 기본급 등 인건비, 유지비, 검사비 등을 제외한 나머지를 피고인 A의 몫으로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
피고인 A 등 이 사건 병원 검진3팀 인원 중 일부는 2016. 1. 5.부터 2017. 12. 26.까지 여주시 K에 있는 H I에서 취업을 위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몽골: 2,278명, 베트남: 8,477명, 태국: 7,719명) 총 18,474명을 상대로 채혈, 시력검사, 청력검사, 방사선검사, 매독, B형 간염, 폐결핵 검사 등 22종의 출장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이와 별도로 개별 사업주의 의뢰에 따라 소변 마약반응 검사를 실시하였으며(이하 위 검사 절차에서 마약검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이 사건 건강검진'이라 한다), 채혈해 온 혈액을 L 진단검사센터에 의뢰하여 검사를 하였는바, 당시 현장에는 임상병리사인 피고인 A, 방사선사인 M, 기타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이 참여하였고, 의사는 한 번도 현장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사건 병원과 재단법인 J(이하 'J'이라고 한다) 사이에 2016. 12. 2. 체결한 '외국인근로자 건강진단 기술용역 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에는 "이 사건 병원은 J이 지정하는 진단 대상자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0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채용 시 건강진단 항목에 고용노동부에서 요구하는 전염병 검사항목(매독, B형 간염)을 추가하여 검사를 실시한다."고 정하고 있다.
피고인들 및 D의원의 외국인출장검진 관련 종사자들 대부분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외국인 건강검진에는 언어가 통하지 않고 계약서에 문진항목이 없으며 외국인 검사와 내국인 검사는 그 목적이 다르므로 의사 참여가 불필요한 것으로 알았다. 국내 출장 검진의 경우에는 의사가 현장에 참여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이 검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영상판독 및 결과 판정은 피고인 B이 하였고, 그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건강검사 결과를 검진 3팀 직원 M이 D영상의학과 종합검진센터장 명의로 작성하여 위 J에 통보해 주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여부
이 사건 건강검진의 경우
의료법상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의료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말하고, 건강검진은 피검진자의 신체부위의 이상 유무 내지 건강상태를 의학적으로 확인 판단하기 위하여 행하여지는 것으로서 이를 통하여 질병의 예방 및 조기발견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을 가진 의사가 행하지 아니하여 결과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이를 신뢰한 피검진자의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의료행위에 해당하며,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문진, 각종 신체계측, 채혈 및 이를 바탕으로 한 건강검진결과서 등의 작성·통보 등의 행위 역시 의료행위인 건강검진을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로서 의료행위의 범위에 포함된다. 따라서 이 사건 건강검진 역시 의료행위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들의 행위가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의사가 간호사로 하여금 의료행위에 관여하게 하는 경우에도 그 의료행위는 의사의 책임 아래 이루어지는 것이고 간호사는 그 보조자에 불과하다. 간호사가 '진료의 보조'를 하는 경우 행위 하나하나마다 항상 의사가 현장에 참여하여 지도·감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가 진료의 보조행위 현장에 참여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하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의사가 주도하여 의료행위를 실시하면서 그 의료행위의 성질과 위험성 등을 고려하여 그 중 일부를 간호사로 하여금 보조하도록 지시 또는 위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에 그친다. 이와 달리 의사가 간호사에게 의료행위의 실시를 개별적으로 지시하거나 위임한 적이 없음에도 간호사가 주도하여 전반적인 의료행위의 실시 여부를 결정하고 간호사에 의한 의료행위의 실시과정에 의사가 지시 관여하지 아니한 경우라면, 이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이 금지하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의사가 이러한 방식으로 의료행위가 실시되는 데 간호사와 함께 공모하여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면, 의사도 무면허 의료행위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진다(대법원 2014. 94. 선고 2012도1611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위 판례는 간호사가 의료행위를 행한 경우의 법리이기는 하나 의사가 아닌 임상병리사 등 의료 보조인력이 주체가 되어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도 참조할 수 있다). 앞서 본 인정 사실 및 기록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건강검진은 피고인 B 등 의사의 주도적 참여가 없었으므로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1호에서 정한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건강검진을 피고인 B이 아닌 피고인 A가 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본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위 법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계약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0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건강검진을 시행하도록 정하고 있고, 위 조항에서는 검사항목으로 과거병력, 작업경력 및 자각·타각증상(시진·촉진·청진 및 문진) 등을 정하고 있다. 특히 '문진'에서는 의사가 직접 환자의 증상, 병력 등을 물어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단이 이루어지므로 의사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관련 규정인 외국인근로자 취업교육기관 지정 및 운영에 관한 규정(고용노동부고시 제2016-35호, 2016. 7. 26. 시행) 제8조 및 별표 6에서 건강진단 항목에 상담(과거병력, 생활습관)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문진 절차가 이 사건 건강검진에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외국인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 의한 건강검진을 실시하도록 하였으므로 외국인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하여 그 규정에 따른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또한 건강검진 절차에 있어서 외국인과 내국인을 구별하여 취급하여야 할 근거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국내 보건위생상 안전의 확보를 위해 외국인에 대하여도 적정한 의료절차를 준수할 것이 요구된다.
검강검진 현장에는 특이 체질이나 거부반응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돌발,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그러한 상황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진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채혈 등 절차의 경우 신체에 대한 침습행위를 동반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위험성 역시 배제할 수 없으므로, 자격을 가진 의사가 검진 현장에 참여하여 진료 절차를 주도하고 안전성, 적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 B은 현장에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영상판독 및 각종 진단 결과를 종합한 검사지를 작성하였을 뿐 진료 현장에 참여하지 아니하였고, 의사가 아닌 피고인 A가 현장에서의 의료행위를 총괄하였다고 보인다. 진료 현장에서 수검자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채혈, 소변검사 등 개별 절차를 지휘, 감독하여 각 과정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는지 감독하는 것은 건강검진 절차에서 중요 부분을 구성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 B이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전혀 없으므로 의사가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진료행위를 수행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피고인 A가 이 사건 건강검진 절차를 주도하였다는 점은 총 매출 중 10% 과 각 비용을 제외한 이윤 대부분을 피고인 A가 가져간 데서도 드러난다).
의사가 건강검진 현장에 참여하지 아니하는 것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B으로서는 의사의 참여를 대신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지도·감독을 하였어야 할 것인데 그러한 자료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피고인 B은 이 사건 건강검진 당시 참여한 팀원들의 구체적인 인원도 인식, 관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피고인 A는 이를 기화로 허위 근무인원에 대한 급여를 수령하기도 하였다).
마약반응 검사의 경우
마약반응 검사의 경우 이 사건 계약과는 별도로 사업주의 개별 의뢰에 따라 시행되었고 비용도 별도로 징수한 점, 앞서 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등 관련 규정에서 마약반응 검사는 일반적인 건강검진 절차에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는 점, 마약반응검사는 피검자로부터 소변 샘플을 채취한 후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등에 대한 반응 여부를 진단 도구에 의하여 판정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 의사가 반드시 참여하여야 한다고 볼 근거와 필요성이 부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마약반응 검사의 경우에는 피고인 A가 의사 참여 없이 이를 시행하였다고 하더라도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1항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