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8. 18. 선고 2020가합10895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14,318,46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4. 2.부터 2020. 7. 2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산업교육을 진흥하고 산학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새로운 지식 기술을 개발, 보급, 확산하여 국가 산업과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A대학교 내에 설립된 법인이다.

나.

피고는 1999. 3.경 A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재직하였다.

다.

피고는 2010. 9.경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과 함께 환경부 연구개발과제에 참여하기 위하여 ‘D’을 연구과제(이하 ‘이 사건 연구개발과제’라 한다)로 한 ‘환경기술개발사업 연구개발계획서’를 작성하여 환경부 연구개발과제 사업단(이하 ‘사업단’이라 한다)에 제출하였고, C은 응모업체 중 최고 점수를 얻어 2010. 10. 27. 사업단과 3단계 1차연도 연구개발협약을, 2011. 8. 16. 3단계 2차년도 위탁연구계약을 각 체결하였다.

라.

피고는 2010. 10. 1.부터 2014. 5. 31.까지 진행하였던 이 사건 연구개발과제 중 제2위탁과제의 책임연구원이었고, 원고는 이 사건 연구개발과제의 위탁연구기관으로 선정되었다.

마.

피고는 2012. 3. 30. 4단계 1차연도 연구개발계획서를 제출하여 ‘계속’ 사업으로 평가받은 후 2012. 7. 9. 사업단과 4단계 1차연도 사업단과제 협약을 체결하였다.

바.

피고는 ① C의 대표이사 E 등과 공모하여 3단계 2차년도 연차보고서 및 4단계 1차년도 연구개발계획서를 왜곡 내지 허위 작성하여 사업단에 제출함으로써 ‘계속’ 사업으로 평가받은 후 사업단과 4단계 1차년도 사업단과제 협약을 체결한 다음,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원고를 통해 4단계 1차년도 연구비 명목으로 2012. 9. 12. 1,037,881,000원, 2013. 1. 16. 691,921,000원 등 합계 1,729,802,000원의 정부 출연금을 지급받아 이를 편취하였고, ②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및 ‘국가연구개발사업의 대학 학생인건비 관리지침’이 국가 연구개발과제의 학생인건비 공동관리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학생연구원의 인건비 통장을 회수하여 관리하거나 그 인건비를 재분배하거나 또는 그 인건비 중 일부를 연구실 공동경비로 유용하는 등으로 연구책임자 또는 개별 연구실 차원에서 학생인건비를 공동관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위 관련 규정에 위배하여 학생인건비를 공동관리하고 있거나 향후에도 계속 학생 인건비를 공동관리할 예정임을 숨긴 채 학생인건비 전액을 해당 학생연구원에게 모두 지급할 것처럼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원고 담당자로 하여금 학생 연구원 명의 학생인건비 통장에 인건비를 송금하게 하는 방법으로 2010. 1. 15.경부터 2015. 1. 22.경까지 사이에 총 288회에 걸쳐 합계 205,880,078원의 학생인건비를 편취하였다는 범죄사실(이하 ‘이 사건 범죄행위’라 한다)로 항소심에서 2018. 9. 3.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고, 2019. 1. 17. 위 판결이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사.

환수대상 사업비를 집행하였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2018. 10. 18. 원고 및 C에게 구체적인 환수대상금액 산출내역 및 환수금 납부기한을 통보하였고, 환경부장관은 2018. 11. 2. 원고, 피고에게 ‘연구부정 및 연구비 용도 외 사용’을 이유로 ‘연구비 환수처분 및 5년간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제재처분 사전통지를 하였다.

아.

이후 환수처분에 대한 피고의 이의신청이 일부 받아들여져 환경부는 2020. 1. 22. 최종적으로 원고 및 피고에게 ’5년간 국가연구개발사업 제한제한 및 314,318,460원의 환수처분‘(이하 위 환수처분을 ‘이 사건 환수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는 구체적으로 3단계 1차년도 공동관리 학생인건비 31,071,382원, 3단계 2차년도 공동관리 학생 인건비 23,631,682원, 4단계 1차년도 연구비 전액 259,615,396원(학생 인건비 77,460,000원 포함)을 합하여 산정되었다. 이 사건 환수처분과 관련된 규정은 아래와 같다.

환수금액을 감액할 수 있다.

자.

원고는 2020. 4. 1.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게 위 환수금 전액인 314,318,460원(이하 ‘이 사건 환수금’이라 한다)을 납입한 후 2020. 7 . 17.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환수금 전액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 15, 1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와 체결한 근로계약, A대학교 연구관리규정에서 정한 계약상 의무에 위배하여 이 사건 연구개발과제와 관련한 연구부정, 연구개발비 및 학생인건비 편취 등의 이 사건 범죄행위를 저질렀고, 이로 인해 원고는 이 사건 환수금 전액을 반환하는 등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계약상 의무위반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 일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연구개발과제와 관련한 학생인건비 편취 과정에서 원고측 담당자를 기망하였고, 피고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부정집행된 연구비 등 상당액을 최종적으로 원고가 발주처인 환경부 측에 반환하였으므로 이 사건 범죄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 일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는 피고의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로 인하여 연구비 환수, 국가과제 참여제한, 명예· 신용 훼손 등의 손해를 입었으나, 명시적 일부청구로서 손해발생사실이 비교적 명확하고 손해액 산정이 용이한 이 사건 환수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에 대해서만 우선 청구하기로 한다.

3.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범위

구 과학기술기본법 및 구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등에 따라 국가개발사업을 수행하는 연구책임자 및 개별 연구실 차원의 학생인건비 공동관리는 금지되며, 학생 인건비 공동관리 또는 유용 적발시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 또는 연구비 환수 등 제재조치를 하도록 되어 있다.

피고는 A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었던 자로서 근로계약서 및 근로기준법에 따라 A대학교 전임 교원에게 적용되는 제 규정의 적용을 받고 이를 성실히 준수할 의무가 있다(근로계약서 제9조, 근로기준법 제5조 등 참조). 피고는 이 사건 연구개발과제의 연구책임자이고 원고는 이 사건 연구개발과제의 연구관리 위탁기관이므로, A대학교 연구관리규정에 따라 ‘성실하게 연구를 수행하고 연구비를 연구목적에 부합하게 사용하여야 할 의무(위 연구관리규정 제5조의1)’, ‘연구부정 행위, 연구비 부정사용 등으로 인한 연구비 환수처분에 대한 연구책임자로서의 책임(동 규정 제5조의

2)’, ‘연구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연구비 반환 또는 손해배상에 대한 구상의무(동 규정 제20조 제3항)’ 등을 부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위 관련 규정 등에 위배하여 이 사건 연구개발과제와 관련한 연구부정, 연구개발비 및 학생인건비 편취 등의 이 사건 범죄행위를 저질렀고,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연구비 환수, 국가연구과제 참여제한 등의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손해 중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환수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의 주장 및 이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연구개발과제와 관련한 연구부정, 연구개발비 및 학생인건비 편취 등 이 사건 범죄행위를 범한 사실 및 그로 인한 환경부 등의 환수처분에 대한 피고의 책임 자체는 인정하지만, ① 이 사건 환수금 중 원고가 얻은 이익인 연구지원(기관공통지원경비) 부분은 손익상계되어야 하고, ② 이 사건 환수금 중 학생인건비 대부분은 원고에게 등록금으로 지급되었으므로 이에 대해 피고가 손해배상책임을 전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

연구지원(기관공통지원경비) 부분의 손익상계 주장에 관하여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 등이 채권자 또는 피해자에게 손해를 생기게 하는 동시에 이익을 가져다 준 경우에는 공평의 관념상 그 이익은 당사자의 주장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손해를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만 하는 것이고(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37296, 37302 판결 참조), 이와 같이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 손익상계가 허용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되는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새로운 이득을 얻었고, 그 이득과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인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54706,54713 판결, 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6다1960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사업단과 4단계 1차년도 사업단과제 협약을 체결한 다음,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원고를 통해 4단계 1차년도 연구비 명목으로 270,039,381원의 정부 출연금을 지급받아 집행하였고, 이 사건 환수처분에 의하여 4단계 1차년도 연구비는 모두 전액 환수되었다. 피고는 4단계 1차년도 연구비 중 연구지원(기관공통지원경비) 60,697,500원의 경우 산학협력단 본부의 운영비(회의비, 지급수수료, 산학협력단 직원 인건비 등) 항목에 해당하여 원고에게 전액이 귀속되었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범죄행위로 인해 이 사건 환수처분을 당하는 불이익을 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환수금 전액이 피고의 범죄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라고 보아야 하고, 위 기관공통지원경비의 경우에도 피고가 이 사건 연구개발과제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전제로 원고가 피고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에 해당할 뿐이므로, 이를 두고 원고가 어떠한 새로운 이득을 얻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환수금 중 학생 인건비 부분에 관한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환수금 중 3단계 1차년도 연구비 31,071,382원 및 3단계 2차년도 연구비 23,631,682원의 경우 모두 피고 연구실에서 석사 학생연구원 인건비를 공동관리하였다는 이유로 학생인건비로 지출된 부분을 환수처분한 것이고, 4단계 1차년도 연구비 중 77,460,000원 역시 학생인건비로 지출된 부분임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피고는 이 사건 환수금 중 인건비 부분은 피고에게 귀속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대부분 원고에게 등록금으로 지급되었으므로, 피고가 단독으로 이 사건 환수금 전액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구 과학기술기본법 및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등에 의해 원고는 연구책임자인 피고의 연구부정행위 및 연구개발비 용도 외 사용으로 인해 지원기관으로부터 위 학생인건비를 포함한 연구비 전액에 대해 환수조치를 당하게 된 것이고, 석사 연구원들에 대한 학생인건비 중 일부가 등록금으로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연구개발과제가 정상적으로 수행되고 있음을 전제로 책임연구자인 피고에게 연구비로 지급되었다가 집행된 것에 불과하고 이로 인해 원고에게 새로운 이득이 발생하였다거나 원고가 궁극적인 이득의 귀속주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환수조치된 연구비 전액을 원고의 손해로 볼 것이고 손해액을 감면해야 한다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환수금 314,318,460원 및 이에 대하여 손해발생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0. 4. 2.부터 이 사건 소장 송달일인 2020. 7. 28.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미리(재판장) 유성희 소준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