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10. 6. 선고 2020나33003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C'이라는 상호로 구두를 제작·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원고의 구두제조공정은 ① 작업지시서의 작성, ② 견본 제작, ③ 재단작업, ④ 갑피작업(재단된 가죽을 신발의 형태로 접착 및 봉제하는 작업), ⑤ 저부작업(골에 봉제된 가죽을 씌우고 창을 붙이고 건조하는 작업), ⑥ 검품 및 포장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나.

피고는 2012. 9.경부터 2018. 4.경까지 원고의 공장으로 출근하여 저부작업을 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에게 ① 원고로부터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받고, 4대 보험을 적용받는 방식과 ② 원고로부터 작업량에 따른 보수를 지급받고, 퇴직금은 포기하며,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3.3%의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였고, 피고는 후자의 방식을 선택하였다.

라.

그에 따라 원고는 위 기간 동안 피고에게 매월 20일 작업한 수량에 비례한 돈을 보수로 지급하는 한편, 피고를 대신하여 피고의 사업소득세 합계 7,137,490원을 납부하였다.

마.

한편 피고는 퇴직 후 원고를 상대로 퇴직금 16,402,102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8가소345317호, 이하 '선행소송'이라 한다). 위 법원은 2019. 7. 3.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 1,400만 원을 분할하여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바.

원고는 위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피고에게 위 금액을 분할하여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 호증의 각 기재, 과세정보제출명령에 대한 성동세무서장의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대신 피고의 사업소득세를 원고가 부담하기로 피고와 약정하고, 재직기간 동안 피고의 사업소득세 합계 7,137,490원을 부담하였다. 이는 퇴직금을 사업소득세로 대체하여 선지급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퇴직금 대체 약정이 무효라면,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가 부담한 사업소득세 상당의 이익을 얻고, 원고는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이 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세액 상당을 부당이득금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나.

사업소득세 부담에 관한 약정에는 피고가 퇴직금을 지급받을 경우 원고가 대납한 사업소득세 상당액을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피고는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위 사업소득세 상당액을 반환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부당이득 반환의무에 관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피고에게 실질적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는 피고가 원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업자라고 주장해왔던 점, 따라서 사업소득세 납부로 퇴직금 지급을 대신하기로 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없는 점, 선행소송에서 피고가 청구하거나 화해권고결정에서 지급하도록 한 퇴직금과 원고가 납부한 사업소득세 사이에 금액 차이가 상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 제4 내지 18, 3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퇴직금 명목으로 사업소득세 상당액을 임금과 구별하여 피고에게 실질적으로 추가 지급한 것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위 증거들만으로 사업소득세 납부와 퇴직금 지급 사이에 성질상 또는 약정상으로 대가적 또는 조건적인 관계가 있다거나 피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로서 퇴직금을 지급받게 되는 경우에는 사업소득세 부담에 관한 약정이 사회질서나 신의칙에 위배되거나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착오에 기한 의사표시임을 이유로 원고가 이를 취소하여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가 부담한 사업소득세 상당의 이익을 얻고, 원고는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나.

약정에 기한 반환의무

사업소득세 부담에 관한 약정에는 피고가 퇴직금을 지급받을 경우 원고가 대납한 사업소득세 상당액을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이 포함되어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이근수(재판장) 박남천 박준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