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분할지급 약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실제 매월 임금과 구분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아 피고가 퇴직할 때 별도의 퇴직금 6,240,970원을 지급하였는바, 원고가 피고에게 매월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 합계 6,166,952원은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를 부당이득한 것이므로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매월 실제 임금으로 처음에는 200만 원, 2021. 4.부터는 210만 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고, 다만 서류상으로만 임금과 퇴직금을 구분하여 급여를 정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이라는 취지로 다툰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피고가 2018. 4. 12. 건물청소업을 하는 원고와 소정근로시간을 06:00부터 16:00까지, 근무일 주 5일, 임금은 월급 1,845,000원, 퇴직금 155,000원, 합계 2,000,000원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2021. 4.부터는 임금을 월급 1,938,500원, 퇴직금 161,500원, 합계 2,100,000원으로 변경한 사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금분할약정: 본인 동의하에 월급에 매월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한다. 퇴직금 분할약정에 동의하였음에도 추후 퇴직금을 청구할 시 사업주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사실, ③ 원고가 작성한 '급여 및 퇴직금 명세서' 장부에는 매월 급여와 퇴직금 항목이 구분되어 기재되어 있고, 피고가 매월 본인확인란에 서명하였으며, 위 장부 하단에는 '퇴직금은 월급에 분할 포함해서 매월 받았음'이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는 사실 등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는 매월 피고의 예금계좌로 급여를 입금하면서 'C 00월 급여 200만 원(2021. 4.부터는 210만 원)'으로 표시하였을 뿐 퇴직금에 대해서는 임금과 별도로 구분하여 표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매월 지급하는 식비에 대해서는 'C식대'라고 별도로 표시하였다.
피고는 제1심에서부터 일관되게 "원고와 월급으로 매월 200만 원(2021. 4.부터는 210만 원)을 실제 수령하기로 약정하였고, 다만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 임금과 퇴직금의 구분은 원고가 형식적으로만 작성하는 것뿐이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하여 믿었을 뿐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변론 전체의 취지나 위 가)항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피고의 주장이 신빙성이 없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적어도 피고는 매월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받겠다는 의사는 아닌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퇴직금 지급 방식에 관하여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신호(재판장) 오덕식 조규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