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8월에, 피고인 B을 징역 6월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한다.
피고인 B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사업 실패로 인한 자금 경색으로 피해자들에게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을 뿐, 피고인들에게 처음부터 금원을 편취할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에게 사기죄의 고의가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피고인 A과 피해자들은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동거친족’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354조, 제328조에 따라 피고인 A에 대하여는 형이 면제되어야 한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각 형(피고인 A : 징역 8월, 피고인 B : 징역 6월)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부분에 대한 직권판단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서 공소사실 중 제2의 가.항 부분 제12행의 ‘합계 2,160만 원’을 ‘합계 1,960만 원’으로 변경하고, 공소장의 별지 ‘범죄일람표(1)’ 및 ‘범죄일람표(2)’를 이 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1)’ 및 ‘범죄일람표(2)’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사기죄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도664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에 대하여 편취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 먼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인 피해자 E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해자 E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고, 원심은 원심 증인 E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되고, 이 사건의 경우 원심 판결 내용과 원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위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당심에서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보더라도 위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당심 또한 위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판단을 유지한다.
◯ 피고인 A은 2013. 5. 28. O와 재혼한 사람이고, 피해자들은 위 O의 자녀들이다. 피해자 E은 피고인 A을 통하여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B을 소개받았다. 피해자 E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 A이 새아버지였기 때문에 위 피고인의 말을 신뢰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는바, 피해자들이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거나 주식을 매수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피고인 A과 피해자들의 인적관계를 기초로 한 신뢰가 전제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피해자 E은 피고인 A의 권유에 따라 2014. 6. 27. 주식회사 C와 적립카드(D카드) 지역권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으로 4,368만 원을 지급하였다. 피고인들은 위 피해자에게 ‘해당 지역권(서울 양천구)에서 발생하는 카드 수수료의 5%를 수익금으로 지급하고, 계약이 종료되면 보증금을 반환하겠다’고 설명하였으며, 그와 같은 내용은 계약서에도 기재되어 있다.
◯ 그러나 피해자 E은 단 한 차례도 주식회사 C로부터 위 계약에서 정한 수수료를 지급받은 적이 없고, 계약기간(3년)이 종료된 후에도 보증금을 반환받지도 못하였으며, 피고인 A으로부터 ‘회사가 자리 잡고 있는 중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답변을 들었을 뿐이었다.
◯ 그러나 위 계약을 체결한 이후, 주식회사 C가 새로이 모집한 가맹점은 전체적으로도 10여 곳이 채 되지 않았고, 그 무렵 위 회사의 계좌거래내역에 의하더라도 위 카드를 이용한 수익이 원활하게 발생하고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으며, 결과적으로 위 회사는 2014. 12. 1. 해산간주되었다. 뿐만 아니라 위 회사의 대표였던 피고인 B은 그 무렵 제3자 명의로 주식회사 H 및 주식회사 C를 운영하면서 근로자들에게 급여 등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수차례 처벌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들이 피해자 E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할 당시 약속한 수익금을 지급하거나 계약기간 만료시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 피고인 A은 피해자들에게 ‘자신과 B이 주식회사 H의 대주주인데, 위 회사가 크게 될 회사이니 상장이 되면 주가가 많이 오를 것이다. 상장 전에 주식을 사놓으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였고, 피해자 L에게 ‘주식회사 M도 상장이 되면 주가가 많이 오를 것이다. 상장 전에 주식을 사놓으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위 각 회사의 주식을 매수할 것을 권유하였다. 피해자들은 피고인 A의 말을 믿고 주식매수대금을 피고인 A에게 지급하였다.
◯ 그러나 주식회사 H의 주주는 AD, AE, AF, V이고, 주식회사 M의 주주는 AE, AG, AF로서, 피고인들은 애초에 위 각 회사의 주주도 아니었고, 피고인 A은 피해자들에게 ‘주식보관증’이라는 문서를 교부하였을 뿐 실제로 이들을 위하여 주식을 매수하여 주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무렵 위 각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피고인 B은 근로자들에게 급여 등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인 B은 원심 법정에서 ‘두 회사 모두 단시간 내에 상장이 예정된 상태는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 피해자들은 피고인들을 상대로 이 법원에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의 소를 제기하여 2023. 2. 1. 승소판결을 받았고(이 법원 2020가단117177호), 위 판결은 2023. 2. 23. 확정되었다.
형 면제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A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원심 판결문에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이라는 제목 하에 제2항 부분에서 피고인 A 주장의 요지와 그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이를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당심에서 그와 같은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추가적인 사정이 드러난 바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B은 피고인 A과 공모하여 피해자 E으로부터 적지 않은 금원을 편취한 점, 이 사건 범행에서 피고인 B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 B이 원심에서 피해자 E에게 2,900만 원을 지급하였고, 당심에서 피해자 L를 위해 4,0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등 이 사건으로 이한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유리한 정상과 그 밖에 피고인 B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 B에게 실형을 선고한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위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해당 부분을 파기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은 위 피고인의 항소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해당 부분을 파기하며, 다시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