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임금미지급의 점에 대하여, 이 사건 피해근로자들은 모두 주휴수당이 포함된 포괄임금제 약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해근로자들에게 (주휴수당이 포함된) 일당을 모두 지급하였다.
근로조건 명시서면 교부의무위반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현장소장에게 근로계약서 작성을 위임, 지시했으나, 현장소장인 L가 이를 작성하지 않은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그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하단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아래와 같이 자세하게 설시하며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당심의 판단
㈎ 관련 법리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0다224739 판결 등 참조).
㈏ 구체적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고, 거기에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와 피해근로자들은 근로계약서를 전혀 작성하지 않았다. 따라서 C와 피해근로자들 사이에 ‘명시적인 포괄임금제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다.
피해근로자들의 출퇴근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비교적 일정하여(증거기록 제20면)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에 각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의 사업장에 포괄임금제를 규정한 취업규칙이 존재한다거나, C와 피해근로자들 사이에 포괄임금제를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피해근로자들이 주휴수당의 지급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피해근로자들과 C 사이에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피고인은 당심에서 ‘이 사건 공사는 발주처가 강동구청으로 소위 관급공사였기 때문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노동관계법령에 따른 철저한 이행 및 산업안전보건법령을 준수하고 4대 보험 납부 등이 철저히 준수되어야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당심 피고인신문 녹취서 제2면). 그렇다면 피고인 역시 법령에 따라 피해근로자들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여야 함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보이고, 피고인이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도 볼 수 없으며 결국 피고인이 피해근로자들에 대한 주휴수당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에게는 임금미지급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
피고인은 C의 대표이사로 위 법인을 사실상 운영해오며 채용 등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권자이고(증거기록 제25, 26면), 피해근로자들이 서울 강동구 D에 있는 E 신축공사 현장에서 거의 1년 가까운 기간 일을 하였는데, 그 기간에 피해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서 미작성 및 미교부 사실을 피고인이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는 근로조건 명시서류 교부의무위반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 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이 법원에서 원심의 양형을 번복할 만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된 바 없어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1>,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을 고려해 보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찬(재판장) 김창현 김성훈
각주1) 원심은 “현재까지 피해근로자들에 대한 주휴수당이 지급되지 않은 점, 피고인이 연차수당 합계 약 516만 원을 지급한 점,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