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B에게 2,142,857원, 원고 D, E에게 각 1,428,571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2023. 5. 3.부터 2025. 5. 1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1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원고 D, E는 망 H(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자녀이고, 원고 B은 망인의 남편이다. 망인은 2017. 7. 4. 피고 G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의 합병 전 회사인 I 주식회사(이하 ‘합병 전 피고 회사’라 한다)에 마케팅 담당 부장으로 입사한 후 사망일까지 ‘커뮤니케이션 그룹장 미등기 상무이사’ 직책으로 IT보안 관련 홍보, 언론대응 등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 F은 합병 전 피고 회사의 ‘Corporate 센터장 미등기 전무이사’ 직책으로 망인의 직속 상사의 지위에서 근무하다가, 2023. 7. 20. 이후 피고 회사의 계열사인 J 주식회사로 이직한 상태이다.
피고 회사는 경비 및 보안시스템 서비스업, 정보보호 및 기타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주 사업으로 경영하는 회사이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경위
망인은 2022. 7. 29.경 건강검진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023. 6.경 말기 췌장암 진단을 받고 2023. 8. 15.경 사망하였다.
원고 B은 2023. 10. 10. 피고 F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은 같은 달 23. 피고 회사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시정지도 공문을 송부하였다.
피고 회사는 2023. 11. 9. K연구원에 위 사건에 대한 조사, 조사보고서 작성, 노동부 관련 업무처리 등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였고, K연구원은 2023. 11. 30. 조사를 마친 이후 피고 회사에 직장 내 괴롭힘 조사보고서를 송부하였다.
고용노동부는 2023. 12. 19. 피고 F의 망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된다는 결과를 회신하면서, 위 사건을 행정종결 처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호증, 을나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망인은 피고 F의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왔고 그로 인하여 췌장암 진단을 받아 사망에 이르렀다.
따라서 피고 F은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및 민법 제752조에 의한 위자료와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피고 F의 불법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피고 F의 가해행위로 인해 망인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따라서 피고 F은 직장 내 괴롭힘을 원인으로 한 민법 제750조 손해배상책임 및 민법 제752조에 의한 위자료와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는 피고 F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피고 F과 공동하여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이 있다.
피고들의 주장
피고 F은 망인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저지른 사실이 없고, 설령 그와 같은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사망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
피고 F의 망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이상, 피고 F의 손해배상책임을 전제로 한 피고 회사의 사용자책임 또한 성립하지 않는다.
설령 피고 F이 불법행위를 저질렀더라도 피고 회사는 사무감독에 있어 상당한 주의를 하였으므로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사용자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원고들에게 기 지급한 위로금 1억 원이 참작되어야 한다.
피고 F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직장 내 괴롭힘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의하면,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업무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모욕 또는 명예훼손이 있었는지 여부
원고들은, 피고 F이 2년 이상에 걸쳐 망인에게 직장 내외의 장소에서 “윗사람은 좀 꾸중할 수 있지 않나”, “그거 좀 해요, 제발 좀요”, “당장 해결하세요, 당장”과 같이 윽박지르며 질책하고, 업무 보고차 밀폐된 개인 방으로 들어온 망인에게 밖에서 다 들릴 정도로 고성을 내질러 다른 직원들이 그 사실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공공연하게 상습적으로 모욕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와 을나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참고인 A는 “피고 F이 그와 같은 말을 자주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한편 “고성을 내지르거나 상습적으로 모욕하였다.”고 진술한 바는 없고, 참고인 C도 “고성을 지르는 것을 직접 목격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갑 제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들은, 피고 F이 2022. 5. 6.경 피고 회사의 IPO(기업공개)가 무산될 상황에 처하자, 그 이유가 망인이 외부 언론 보도 대응을 잘못한 책임이라며 망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공공연하게 명예훼손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참고인 A는 “한 언론에서 수요예측에 실패했다는 기사를 내었는데, 마치 이 기사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안 한 것처럼 몰아간 바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F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줄 정도의 가해행위를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들은, 피고 F이 망인에게 회사 내의 비난을 집중시키는 한편, 정작 회사의 대표이사에게는 오히려 IPO 철회가 회사의 전략적 판단이라고 보고하고 이로 인해 상당한 성과급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은, 피고 F이 망인에 대한 모욕 정황을 은폐하기 위하여 ‘텔레그램’ 메신저를 사용하여 망인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망인이 읽은 것을 확인하면 대화 내용을 삭제하여 양쪽 당사자에게 증거가 남지 않게 하는 등 의도적으로 괴롭힘 사실을 은폐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참고인 C는 “주위동료 및 망인으로부터 전해듣기로는 텔레그램 채팅방을 수시로 개설하였다가 폐쇄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임의로 퇴장시키거나 임의로 배제를 한 적이 제법 있다고 들었다.”고 진술하는 점, 피고 F은 “회사 대부분 경영진 포함 많은 사람은 업무목적의 텔레그램 내용을 정보 보안상 자주 또는 정기적으로 삭제하며, 본인 역시 그렇게 했으며, 특히 회사를 이직한 이후 정보 보안을 위해 그 전 회사 조직장들과의 관련 대화는 모두 삭제 조치하였을 뿐 모욕하거나 모욕 사실을 은폐한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텔레그램방이 임의로 개설 또는 폐쇄되는 일이 있었음은 인정할 수 있으나 그로 인해 모욕 또는 명예훼손이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업무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협박과 부당한 업무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
원고들은, 피고 F이 2022. 11.경 망인이 이미 수행한 온라인광고 대행사 선정과 관련하여, 망인은 임원의 자질이 없다고 강하게 질책하면서, ① 망인이 속한 그룹의 예산을 50% 삭감하겠다, ② 돈 개념이 없다, ③ 내년에는 골프대회도 없애겠다, ④ 컴 그룹(피고 회사 내부 커뮤니케이션그룹)을 샅샅이 보겠다고 윽박지르며 온라인광고 대행사 선정 업무와 무관하게 불이익을 가할 것이라고 협박하였고, 이미 대행사 선정이 끝났음에도 타 회사의 대행사 선정 제안 내용을 무작위로 질의할 테니 다 답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피고 F은 “온라인 대행사 선정 관련 보고나 현황 공유 등이 이루어지지 않아 망인과 해당 팀장 모두에게 보고 누락에 대한 피드백을 한 적은 있으나, 그와 같이 협박한 사실이 없다.”, “대행사 선정 과정에서의 장단점 등을 분석차원에서 논의한 것이지 제안 내용을 암기하라고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하나, 한편 참고인 A는 “직접 목격한 바는 없으나, 망인이 해당 사건 때문에 그 이후로 본인을 괴롭히고 있고 우리 그룹을 부정적으로 본다며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이야기한 적 있다.”, “망인이 ‘대행사 선정과 관련해 이에 대한 질책이 컸고, 몇 차례에 걸쳐 해당 건에 대해 계속 질책하였으며, 새로 선정한 대행사가 어디가 더 나은지 제안서 페이지마다 다 보고하라고 했다.’며 ‘싸이코 같다’는 표현을 한 바 있다.”, “망인의 표현으로는, ‘L계열의 업체가 입찰에서 떨어졌고, 이에 대해 이게 얼마나 큰 일인지 아냐며 내가(피고 F)이 그 업체 대표 얼굴을 어떻게 보냐며 질책을 했다.’고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망인은 원고 B에게 비트윈 메시지를 통하여 “F이 쥐잡듯이 잡아 날”, “오전 내내 임원 자질 운운하며 앞으로 우리 예산 50% 삭감이고, 나는 자질이 없다는 둥, 돈 개념이 없다는 등, 타 회사 제안 내용 질문할테니 무조건 다 답할 준비 하라는 둥, 내년에는 골프대회도 없애겠다는 둥 컴그룹 샅샅이 보겠다는 둥, 내가 왜 이런 소리 듣고 있는거지, 진짜 사표 던지고 나가고 싶어”와 같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F이 망인에게 대행사 선정이 끝난 시점 이후에도 업무상 그와 같은 지시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발언과 행위들로 인해 망인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반대되는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은, 피고 F이 2023. 2. 중순경 망인이 바르셀로나 출장을 무박 3일로 다녀오는 것을 계획하고, 임원인 망인이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이용하면 비싸다며 망인을 압박하다가 M 팀장을 출장 보내는 것으로 지시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피고 F은 “바르셀로나 출장 목적과 취지상 PR팀장 1명이 가면 충분하였고, 심지어 망인과 PR팀장이 같이 논의하고 결정한 사안이다. 또한 해외 출장 및 출장자 결정 등은 상사의 권한이며, 본 출장 건은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고 승인받은 사항이다.”고 진술하는 점, 참고인 A는 “비싸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했는지는 모르겠고, 당초 바르셀로나 출장은 망인이 가기로 정리되었다가 갑자기 다른 팀장에게 가라고 지시하였다.”, “망인은 ‘아마도 임원이 항공권 가격이 비싸서 그렇게 지시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출장 결정 과정에 다소 불만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 F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직장 내 따돌림이 있었는지 여부
원고들은, 피고 F이 망인이 공식적으로 업무 내용을 보고하여도 “됐어요”, “아니 그건 됐구요”, “그만 말하세요”라며 의도적으로 말을 끊는 행동을 하여 공식적인 장소에서 망인을 의도적으로 무시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피고 F은 “그와 같은 사실이 없고, 설령 망인 주장의 말을 한 사실이 있더라도 부하직원의 보고내용이 보고 취지에 맞지 않거나,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 경우 상사가 끝까지 들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진술하는 점, 참고인 A는 “함께 회의를 하는 경우 그런 일들이 있곤 했다. 주로 결과 자료만 보며 설명을 듣지 않고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말만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과 피고 F 사이에 업무처리 과정에 오해나 갈등이 있었음은 짐작할 수 있으나 더 나아가 피고 F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정도의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은, 피고 F이 망인의 부하 직원인 M, N 등에게 망인을 거치지 말고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하는 소위 ‘패싱’으로 망인을 업무에서 부당하게 배제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에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참고인 A는 “망인을 거치지 말고 직접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지는 않았고 다만 일부 업무와 관련해서는 직접 지시를 내린 바는 있다.”고 진술하는 점, 2022. 5. 3.경부터 2023. 4. 10.경까지의 이메일 송수신 내역에 망인 또한 모두 포함되어 있는 점, 의도적인 부당한 배제행위가 있었더라면 주변인 또한 그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진술하였을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F이 업무수행을 위해 직접 지시를 내린 적은 있다고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적정범위 내의 행위로 보이고, 망인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배제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은, 피고 F이 임원 모임 통지를 망인에게 의도적으로 보내지 않음으로써 일부러 불참시키고, 모임에 참석하여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려는 망인에게 불필요한 업무 지시를 내리는 방식으로 임원 모임에서 배제, 무시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2023년 신년 임원모임에 망인을 포함한 임원들이 전체 모임을 하였던 점, 피고 F은 “당시 코로나로 인하여 모임이 거의 개최되지 아니하였고 그 외 임원 전체 모임을 한 것은 7월 말에 유일하게 한 번 하였으나 망인은 당시 투병중이라 초대할 수 없었다.”고 진술하는 점, 참고인 A 또한 “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F이 의도적으로 임원 모임에서 망인을 배제하거나 무시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은, 망인의 장례식장에 찾아온 직장 내 다른 직원들의 대화를 통해 유추해 보면, 피고 F이 망인을 소위 ‘그림자’라고 부르면서 업무에서 배제하고, 망인이 담당하는 사업부가 무능한 조직이라고 다른 그룹장에게 이야기하는 식으로 지속적으로 괴롭혔으며, 동료 직원들은 망인과 가깝게 지내면 상관인 피고 F에게 지목되어 마찬가지로 괴롭힘을 받을까봐 두려워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하면서 ‘우리도 공범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공연한 사실이었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피고 F은 그와 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참고인 A도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아는 바 없다. 다만, 망인으로부터 ‘나는 거의 그림자 같다.’는 말을 전해들은 바는 있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이 스스로를 그와 같이 생각하였던 것으로는 인정할 수 있으나 그에 더하여 피고 F이 의도적으로 망인을 배제하거나 따돌리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부당한 업무 집행 및 강요가 있었는지 여부
원고들은, 피고 F이 ① 망인이 적법 절차를 거쳐 피고 회사의 업무대행사를 선정하였음에도 부당하게 이미 평가가 끝난 대행사 선정을 취소하고 다시 대행사를 선정하도록 하였고, ② 마케팅 비용 지출 이후 하루 이틀이 지나지 않아 마케팅업무의 성과가 없다며 “팀장님 돈으로 그거 할 수 있겠냐.”는 식으로 마케팅 비용을 직원보고 부담하라고 하는 등 부당하게 질책하였으며, ③ 마케팅팀에게 돈을 쓰지 말라는 식으로 업무 수행에 제약을 걸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은, 피고 F이 2022. 5. 2. 피고 회사의 IPO 관련 우리사주 신청자 수가 저조함을 지적하고, 망인을 콕 집어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고 질문하며 망인이 우리사주를 더 사거나 직원들이 더 구매하게 하도록 강요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피고 F은 “망인과는 해당 부분을 논의한 바 없다.”고 부인하고 있고, 참고인 A는 “망인으로부터 듣기로는 ‘센터장이 우리 그룹 몇 명 취득을 안 했다고 다른 데도 아니고 우리 그룹 구성원들이 안 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고 한 적 있다고 진술하는 점, 망인은 원고 B에게 비트윈 메시지를 통하여 ”방금 연락이 왔는데 우리 그룹에서 5명이 우리사주 취득을 안 했다고ㅠ 내가 추가 취득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 엄청 푸쉬하네 ㅠ“라고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이 추가 취득을 강요한다고 추측하였음은 인정할 수 있으나 그에 더하여 피고 F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의도적으로 부당하게 우리사주를 더 사거나 구매하도록 강요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F이 고의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는지 여부
원고들은, 피고 F이 2022. 2. 25. 보낸 단체 메시지에 비추어 볼 때, 부하 직원들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망인에게 계속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피고 F은 ”(중략) 하지만 이면에는 정말 제가 항상 거칠고 깐깐한 업무주문 때문에 스트레스에 고통스러워하는 분들이 너무 많았을 어두운 이면이 있습니다. 인정합니다. 믿지 않으시겠지만 매일 죄송하고 반성하는데 쉽게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그 이유와 변명은 최소한 Corp 센터장이라는 자리는 개인 그리고 각 조직이 아닌 6,500명 구성원 행복총합의 극대화.. 나아가서는 정말 나라와 인류까지 생각하는 담대한 생각까지 가져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다소 건방진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e.g. 내가 하는 결정은 무엇이든 6,500명 구성원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 거창하고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진정성이고 진심입니다..(중략)“와 같은 내용의 단체메시지를 전송한 사실은 인정되나, 전체 문맥상 피고 F이 직장 내 구성원들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하여 위와 같은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이며, 피고 F의 업무 스타일이 다소 엄격했던 것은 인정할 수 있더라도 이를 이유로 곧바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망인의 사망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F이 망인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실, 망인이 2023. 8. 15.경 췌장암으로 인하여 사망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에 을나 제7,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갑 제6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 F의 망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췌장암이 발병 또는 악화되어 망인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췌장암은 대부분 암이 진행된 후에 발견되기 때문에 발견 당시 수술 절제가 가능한 경우가 20% 이내이고,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려운 암에 해당한다. 망인이 생전 건강검진을 받았을 무렵에 췌장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이미 암 전이가 진행되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췌장암은 그 원인이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췌장암이 발생하기 쉬운 요인에는 45세 이상의 연령, 흡연 경력, 두경부나 폐 및 방광암의 과거력, 오래된 당뇨병, 지방이 많은 음식 섭취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만성 췌장염 및 일부 유전질환에서 췌장암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망인은 2022. 7. 29. 만 45세 여성으로 건강검진 결과 아래와 같은 소견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업무와 무관한 망인의 체질적·내재적 요인에 의해 췌장암이 발병하여 급속도로 악화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원고 B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보험급여 지급을 신청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24. 5. 29.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
망인이 합병 전 피고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일정 수준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추정되기는 하나, 앞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망인의 업무시간이나 업무량이 통상적인 동종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수준을 크게 벗어났다거나, 망인이 업무 수행 중 신체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정도의 극심한 갈등이나 긴장을 겪었다고까지는 인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과로와 스트레스가 췌장암을 발병·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볼 의학적 근거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망인이 업무로 인하여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담이나 스트레스의 존재만으로 업무로 인하여 췌장암이 발병하였다거나 자연적인 경과 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참조).
위자료의 명목 아래 재산상 손해의 전보를 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이념과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하는 위자료를 산정하는 것도 사실심법원이 갖는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나(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3다26708, 26715, 26722, 26739 판결 참조), 그러한 한계를 넘어서지 않는 이상 사실심법원은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위자료 액수를 확정할 수 있고, 여기에서의 ‘여러 사정’에는 불법행위 성립 당시의 사정뿐만 아니라 이후 가해자 측의 태도,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와 예방의 필요성 등 불법행위 성립 이후에 발생한 사정들도 포함된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8다3640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에서 본 것과 같이 피고 F의 망인에 대한 행위가 정신적 고통을 가한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고, 이는 근로자인 망인의 기본적인 인격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F은 위 불법행위로 인한 망인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망인의 나이, 망인과 피고 F 사이의 관계,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망인의 위자료는 5,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배우자인 원고 B은 그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2,142,857원(= 5,000,000원 X 3/7, 원 미만 버림, 이하 같음), 직계비속인 원고 D, E가 각 그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1,428,571원(= 5,000,000원 X 2/7)을 상속하였다.
따라서 피고 F은 망인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의무 이행으로 원고 B에게 2,142,857원, 원고 D, E에게 각 1,428,571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피고 F의 불법행위 성립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23. 5. 3.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5.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에 대한 위자료책임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민법 제752조는 생명침해의 경우에 있어서의 위자료 청구권자를 열거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예시적 열거 규정이라고 할 것이므로 생명침해 아닌 불법행위의 경우에도 불법행위 피해자의 직계존속, 직계비속 및 배우자 등은 그 정신적 고통에 관한 입증을 하여 일반 원칙인 민법 제750조, 제751조에 의하여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4137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 F의 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피고 F의 위 가.항의 불법행위는 망인의 인격권을 침해한 행위라고만 볼 수 있을 것인데, 인격권은 일신전속적 권리이므로 일반적으로 그 침해행위로 인하여 제3자가 어떤 손해를 입는다고 할 수 없다. 앞서 인정한 사실이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F의 행위 당시 망인의 남편이나 자녀들이 이를 인지하고 망인과 정신적 고통을 공유하였다고 할 수도 없으며, 이 사건에서 망인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피고 F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여 피고들에게 그 배상을 명하는 터이므로, 그 배상으로는 전보되지 않는 원고들의 별도의 고유 위자료 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하기 어렵다. 달리 원고들에게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에서 본 것과 같이 피고 F은 합병 전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망인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한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피고 F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로서 망인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에 따라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피고 F과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위 각 손해배상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는, 피고 F의 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되므로 이를 전제로 한 사용자책임 또한 부인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 F의 불법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F의 망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을 원인으로 한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므로,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없다.
피고 회사는, 피고 F의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으므로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나 제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전 직원을 상대로 연 1회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이 포함된 준법윤리교육을 실시한 사실, 매월 O라는 이름의 뉴스레터를 발송하여 온 사실,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는 사실, 온라인 고충상담소를 운영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망인은 피고 회사의 다른 임원인 P 국장(그룹장), Q 본부장 등에게 ”그룹장님 저요즘 완전 아싸, 왕따예요 ㅠㅠ“, ”본부장님, F 센터장 우리 회사 계속 있을까요? 아니겠죠?“와 같은 메시지를 전송하였던 사실, Q 본부장은 망인에게 ”힘들어하기만 하는거 같아서 안타깝고 미안하고 그랬는데..(이하 생략)“와 같은 메시지를 보낸 사실, 참고인 C는 ”업무적으로 많은 질책을 받아 수차례에 걸쳐 토로한 바 있다. 특히 회사의 IPO 준비과정에서 망인의 대외 PR 역할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지적을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고, 해당 조직의 비용 사용이 역할대비 과하다는 지적도 한 적 있었다고 얘기한 것으로 기억한다.“, ”전체적으로 피고 F과 함께 일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는 취지의 고충 토로가 수차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아주 이른 시각이나 아주 늦은 시각 혹은 주말에도 수시로 업무지시를 하여 긴장을 한시도 놓을 수 없는 상태라는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참고인 A는 ”망인으로부터 ‘콥센터 웍샵하고 각 조직별 발표를 했는데 나만 발언기회를 안 줬어, 나 그만두라는 건가, 우리 그룹 얘기하며 한숨 쉬고 엄청 뭐라 했어’와 똑같은 표현을 직접 들은 바 있다.“, ”정신적 학대가 너무 심하다고 표현한 적 있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은 주변 회사 동료들에게 피고 F과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지속적인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 회사의 다른 임원들도 망인이 그와 같은 스트레스를 받아 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이 인정되는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관하여 장기간 별다른 적극적 조치가 취해지지 못한 것은 피고 회사의 잘못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회사는, 설령 사용자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원고 B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되었던 1억 원이 참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나 제12 내지 16호증 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1억 원은 피고 F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이라기보다는 피고 회사가 순수 위로금 등의 명목으로 퇴직금과 함께 지급한 돈에 불과하여 손해배상액을 결정함에 있어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승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