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12. 2. 선고 2024가합100402 판결

양수금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C와 사이에 아래 다.항 기재와 같은 내용의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한 자이다. 피고는 부동산의 관리, 경호, 경비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남양주시 D동 일대에 위치한 E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의 철거업체였다.

나.

이 사건 용역계약의 체결

피고는 2020. 4.경 C(상호명: F)와 사이에 C로부터 이 사건 현장의 경비, 질서 유지 등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받은 것에 대한 대가로 용역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용역계약서(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서'라 하고, 그 계약 내용을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 기재된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1><2> 다.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체결 및 채권양도 통지

원고는 2020. 9. 4. C와 사이에, C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용역대금채권을 원고가 양도받기로 하는 내용의 채권양도계약(이하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라 하고, 그 내용을 '이 사건 채권양도'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양도인인 C를 대리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로써 피고에게 이 사건 채권양도에 관한 통지를 하였다.

라.

관련 민사소송 경과

원고와 C 등 5명은 이 사건 현장에서 2019. 12. 4.부터 2020. 2. 21.까지 E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E아파트 재건축조합'이라 한다)의 근로자로서 현장유지및 외부인 통제 등 업무를 수행하였음에도 임금을 미지급 받았다는 이유로 E아파트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소송에서 의정부지방법원은

2023. 2. 14. E아파트 재건축조합으로 하여금 원고와 C 등 5명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원고와 C 등 5명의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3. 3. 3. 그대로 확정되었다(의정부지방법원 2021가단138453).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항변의 요지

피고는 이 사건 채권양도가 원고와 C 사이에 원고로 하여금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임의적 소송신탁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이 사건 소는 각하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나.

구체적 판단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채권양도가 이루어진 경우 그 채권양도가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신탁법 제6조가 유추적용되므로 이는 무효라고 할 것이고,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지는 채권양도계약이 체결된 경위와 방식, 양도계약이 이루어진 후 제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적 간격, 양도인과 양수인의 신분관계 등 제반 상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7다272103 판결 등 참조), 소송신탁행위라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소송신탁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915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C의 이 사건 용역대금채권을 양수한 것이 거래의 실질 없이 소송행위를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형식만 갖춘 소송신탁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1)

원고

원고는 C로부터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채권양도를 받았으므로, 피고는 양수채권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용역대금채권 528,000,000원(= 480,000,000원 × 1.1, 부가가치세 포함)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의하면 이 사건 용역대금채권은 채권양도금지특약이 포함되어 있는 채권임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체결 당시 위 채권양도금지특약의 존재 및 내용을 알았거나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와 C 사이의 이 사건 채권양도는 효력이 없다.

나)

이 사건 용역계약의 형식은 일반인력공급계약이지만, 그 실질은 피고가 E아파트 재건축조합의 C 등에 대한 임금지급 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한 것이므로, 채무인수자인 피고로서는 기존 채무자인 E아파트 재건축조합이 부담하는 채무를 동일하게 부담하게 되는 것일 뿐이고, 위 채무인수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E아파트 재건축조합의C 등에 대한 임금지급 채무 역시 유효하게 존재하여야 한다. 그런데 E아파트 재건축조합이 C 등과 사이에 이 사건 현장에 관한 경비 등 업무에 관한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총회의 결의를 거쳤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위 근로계약은 구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를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 결국 E아파트 재건축조합이 C 등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가 유효하게 존재하지 아니하는 이상, 피고도 E아파트 재건축조합으로부터 병존적으로 인수한 위 임금지급 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없다.

다)

또한, 이 사건 용역계약의 실질이 사실상 E아파트 재건축조합과 C 등과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인 이상, 이 사건 용역대금채권은 노역인의 임금채권으로서 민법 제164조 제3호에 따라 1년의 단기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되거나 근로기준법상의 임금채권에 해당하여 3년의 단기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된다. 그런데 이 사건 용역대금채권이 발생한 때로부터 1년 또는 3년이 도과한 이후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이 사건 용역대금채권은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나.

판 단

1)

관련 법리

채무자는 제3자가 채권자로부터 채권을 양수한 경우 채권양도금지 특약의 존재를 알고 있는 양수인이나 그 특약의 존재를 알지 못함에 중대한 과실이 있는 양수인에게 그 특약으로써 대항할 수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중과실이란 통상인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그 특약의 존재를알 수 있는데도 그러한 주의조차 기울이지 아니하여 특약의 존재를 알지 못한 것을 말하고(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다8310 판결 참조), 제3자의 악의 내지 중과실은 채권양도금지 특약으로 양수인에게 대항하려는 자가 이를 주장 ·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12. 28. 선고 99다8834 판결 참조). 그리고 양도금지의 특약이 있는 채권양수인의 악의 내지 중과실의 유무는 채권의 성질이 양도금지특약이 있는 것이 일반적인지 여부와 그와 같은 사실이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져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양수인의 직종, 경험 등에 비추어 양수인이 이를 알 수 있는 사람인지 여부, 채권양도양수 당시의 양수인의 행동, 양도금지특약이 서면에 기재되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구체적 판단

가)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용역계약서 제4조는 "갑과 을은 사전 동의 없이 본 계약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이하 '이 사건 양도금지 특약'이라 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용역계약과 관련하여 그 당사자인 피고와 C 사이에 이 사건 용역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권리 및 의무를 제3자에게 양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양도금지특약이 체결되어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나)

이러한 사정들과 더불어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채권양도 당시 이 사건 양도금지 특약의 존재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중대한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1)

채권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양도대상 채권에 관한 계약서 등 처분문서가 있는 경우, 양수인이 그 내용을 상세히 검토하는 것이 통례이다.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서에 의하면, 원고와 C는 양도대상 채권을 'C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기한 용역비청구권'으로 명확하게 기재하였고, 그 첨부서류로 이 사건 용역계약서인 '일반인력공급계약서(약관)'를 첨부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용역계약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양도금지 특약의 존재 역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 으로 보인다.

(2)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인력으로 동원되어 C와 함께 이 사건 현장에서 근무하였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된 경위나 내용에 관하여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원고는 본인이 경비 및 경호업을 주된 업무로 하는 주식회사 H라는 회사의 대표로서 이 사건 용역계약의 실질적인 계약당사자이나, C가 원고를 대신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였다<3>).

(3)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 의하면, 이 사건 양도금지 특약이 계약의 형식상 쉽게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명료하게 규정되어 있고, 본문 중 가장 앞부분에 위치한 제1장 총칙 부분에 기재되어 있어 그 존재를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용역대금채권이 5억 원에 이르는 등 비교적 거액에 해당하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양수받는 채권의 존부와 그 집행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피고에게 이 사건 양도금지 특약의 존재와 그 내용을 충분히 확인하는 절차도 거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 기재된 '권리 및 의무의 양도금지 규정'은 '계약상의 지위'를 양도하지 못한다는 취지일 뿐, 이미 용역이 이행이 된 후 발생한 이 사건 용역대금채권을 양도하는 것을 금지한 규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용역계약서 제4조에는 '권리 및 의무의 양도금지'의 표제 하에 'C와 피고는 사전 동의 없이 이 사건 용역계약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기재되어있는바, 위 조항의 취지는 이 사건 용역계약의 계약관계를 C 및 피고 사이에 구속시킴으로써 그로부터 발생하는 권리 및 의무의 양도를 제한하기 위한 목적으로 약정된 것 으로서 계약상 지위를 비롯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권리 및 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달리 위 약정을 이 사건 용역계약의 계약상 지위의 이전만을 금지시키는 것으로 국한시켜서 해석하여야 할 객관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결국, 원고는 이 사건 양도금지 특약의 존재를 알았거나 이를 알지 못한 것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는 이 사건 양도금지 특약으로써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C와 사이에 이루어진 이 사건 채권양도를 주장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위와 같이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는 이상, 피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소영(재판장) 전승환 박선임

1다만, C는 피고에게 2019. 12. 4.부터 2020. 2. 21.까지 이 사건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여 준 이후 피고와사이에 이 사건 용역계약서를 사후적으로 작성하였다.

2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이다. 이하 '이 사건 용역대금채권'이라 한다.

32025. 8. 29.자 원고 준비서면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