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1. 7. 선고 2024나20654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피고는 C에게 건물 신축공사 중 조적공사 등(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을 하도급하였고, C은 원고를 고용하여 2019. 7. 25.경부터 2019. 10. 26.경까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근로를 제공받았음에도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직상 수급인인 피고는 하수급인인 C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8,767,978원[= 미지급 임금 3,190,000원(= 10,190,000원 – 근로복지공단 대지급금 7,000,000원) + 위 10,190,000원에 대하여 2022. 8. 4.까지 이미 발생한 지연손해금 5,577,978원] 및 그중 3,190,000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설령 이 사건 공사의 직상 수급인이 피고가 아닌 D 주식회사라고 하더라도, 피고와 D 주식회사는 상호가 유사하고 주소, 대표자 등이 동일하여 사실상 동일한 회사이므로, 피고가 D 주식회사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법인격을 남용하는 것이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

나.

피고

C에게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한 직상 수급인은 피고가 아니다. 피고와 D 주식회사는 별개의 회사이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가 없다.

2.

판 단

가.

피고가 이 사건 공사의 직상 수급인인지 여부

갑 제1 내지 3, 7, 11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는 2007. 10. 10. ‘D 주식회사’라는 상호로 설립되었고, 그 후 2011. 5. 30. 현재와 같은 ‘피고(B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한 사실, ② 반면 D 주식회사는 2016. 11. 14. ‘E 주식회사’라는 상호로 설립되었고, 그 후 2017. 2. 28. 현재와 같은 ‘D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한 사실, ③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의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상에는 ‘적법한 직상 건설사업자’로 ‘D 주식회사’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④ D 주식회사 대표이사 F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공소제기가 되었는데(서울북부지방법원 2021고단2235, 같은 법원 2022노1326), 위 항소심 법원은 2023. 8. 22. ‘F는 D 주식회사의 대표이자 상시 근로자 9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로서 C에게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한 직상 수급인인데, F에게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C과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F가 고의로 원고의 임금을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임금 미지급 부분에 관하여 F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3. 8. 30.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은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의 직상 수급인은 피고가 아닌 D 주식회사라고 할 것이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법인격부인론의 적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 위배 여부

1)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서 회사가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보려면,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와 배후자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는지 여부,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는 등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지 않았는지 여부, 회사 자본의 부실 정도, 영업의 규모 및 직원의 수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사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영업에 지나지 않는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되어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이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한 경우,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채무면탈 등의 남용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적 지위에 있고, 그와 같은 지위를 이용하여 법인 제도를 남용하는 행위를 할 것이 요구되며, 위와 같이 배후자가 법인 제도를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앞서 본 법인격 형해화의 정도 및 거래상대방의 인식이나 신뢰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와 D 주식회사는 그 목적이 건축공사업 등으로 동일하고, 그 주소가 서울 서초구 G건물, H호로 동일하며, 그 대표이사가 F로 동일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목적, 주소 및 대표자가 동일하고 상호가 유사한 회사가 여러 개 설립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각 회사의 법인격이 형해화되었다거나 또는 남용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② 피고와 D 주식회사의 설립 및 상호 변경 시점은 모두 C에게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하기 훨씬 전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임금 지급의무 등을 면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D 주식회사를 설립하였다거나 또는 채권자인 원고의 착오를 유발하기 위하여 ‘D 주식회사’에서 ‘피고(B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하고 D 주식회사가 현재와 같은 상호를 사용하도록 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③ 피고와 D 주식회사의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다고 볼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④ 이 사건에서 소송상대방이 ‘피고(B 주식회사)’로 잘못 특정된 것에 지나지 않고, 피고가 제1심에서 변론재개를 신청하면서 이미 피고와 D 주식회사가 동일한 회사가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으므로 피고가 종전 주장과 모순된 주장을 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 주식회사의 법인격이 남용되었으므로 피고가 D 주식회사의 원고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를 책임져야 한다거나, 또는 피고가 D 주식회사와 별개의 회사라고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소영(재판장) 전승환 김경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