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4. 25. 선고 2024나22612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이 법원에서 확장 및 추가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항소비용(청구확장·추가로 인하여 생긴 비용 포함)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원고는 피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임금과 퇴직금을 구분하여 입사일부터 퇴직일까지 매월 퇴직금을 선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들에게 매월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피고들은 퇴사 후 위와 같이 퇴직금을 분할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지 않음을 들어 무효라고 주장하였고, 결국 원고는 피고들에게 별도로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이 무효라면 원고는 피고들에게 법률상의 원인 없이 매월 퇴직금 상당 금원을 지급한 것이고, 그로 인하여 피고들은 각자 지급받은 퇴직금 상당액의 이익을 얻은 반면 원고는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원고로부터 수령한 퇴직금 합계로서 피고 B은 8,555,201원, C는 5,226,470원, 피고 D은 5,729,606원, 피고 F은 3,606,446원, 피고 G은 2,709,221원, 피고 H은 4,539,163원을 각 부당이득으로 반환하고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B은 2018. 12. 1.부터 2020. 12. 31.까지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따라 팀장의 지위에서 팀원들의 관리에 필요한 경비를 별도로 지급받아 왔으며, 그 경비에는 피고 B의 퇴직금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중 피고 B의 팀원이었던 피고 C, D의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피고 B은 법률상의 원인 없이 자신과, 피고 C 및 D의 퇴직금 명목으로 합계 19,447,054원을 추가 지급받고 그로 인하여 원고는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이므로, 피고 B은 원고에게 위 돈 19,447,054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

1)

퇴직금을 분할하여 매월 선지급하기로 한 약정은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중간정산에 해당하지 않아 무효이며, 퇴직금 명목으로 분할 지급받은 돈은 실질적으로는 임금이었으므로, 사용자인 원고와 근로자인 위 피고들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피고 B에 대하여 이 법원에서 원고가 추가한 청구의 경우, 팀장이 팀원들의 퇴직금 관리에 동의할 권한은 없는 것이므로 경비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의 각서는 무효이며, 설령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착오, 사기 또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이를 취소한다.

3.

판단

가.

피고들이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원 상당액의 반환 청구 부분

1)

관련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는데도 퇴직금 지급의 효력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와 임금을 정하면서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한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갑 제2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 의하면 피고들이 원고와 월 단위로 작성한 각 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급여가 포괄일당에 포함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가 피고들에게 매월 ‘퇴직금’ 명목의 일정한 금원을 별도로 송금해 온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나)

그러나 앞서 거시한 증거, 갑 제17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라 제1 내지 5호증, 을바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해보면 위와 같이 원고가 근로계약서에 ‘퇴직급여’로 기재하고 별도로 송금한 돈은 퇴직금 선지급의 형식만을 갖추었을 뿐 실제로는 임금의 일부로 지급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들과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부분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1)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노후 소득 재원 확충을 통해 근로자의 노후 생활안정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서, 동법 제9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함이 원칙이다. 다만 동법 제8조 제2항은 ‘사용자가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종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 위와 같이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었으나,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여 지급하는 것을 꼭 필요한 경우로 한정하도록 중간정산의 요건을 신설하여 퇴직금이 퇴직 시점까지 노후에 사용될 재원으로 보존되도록 한 것이다.

(2)

위 퇴직금 중간정산제도의 취지, 원고가 피고들과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본인의 신청에 따라 퇴직금이 월 분할 지급됨을 알고 있으며, 향후 별도 퇴직금 청구시 기지급된 퇴직금은 이를 반환할 것을 서약함’ 또는 ‘퇴직적립금은 퇴직시에 퇴직금으로 지급하여야 하나, 근로자가 원할 시에는 가불해주었다가 퇴직 시에 회사로 반환하여야 하며, 반환하여야 하는 그 가불금과 퇴직금을 서로 상계처리 하는 데 동의한다. … 본인의 요청으로 가불을 신청합니다’라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어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고자 하는 근로자로서는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에 따라 원고 회사에 소속된 다른 근로자들 역시 일률적으로 퇴직금을 가불받아 임금에 포함하기로 합의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피고들은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닌 근로기간 1년 미만 근로자들도 피고들처럼 퇴직금을 가불받는 형식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원고는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고 있다), 원고가 피고들로부터 서명받은 ‘포괄임금 지급 동의서 및 퇴직금 월분할 정산 신청서’나 ‘각서’ 역시 부동문자로 인쇄되었을 뿐 아니라 위 각 문서의 작성일은 피고들이 각자 근로를 시작한 시기와 일치하지도 아니하는 점을 종합해보면, 피고들이 근로계약서나 위 신청서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는 것에 대해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3)

피고들의 급여명세서를 보면 원고는 1일 임금 지급액(원고가 주장하는 포괄일당에 퇴직급여 명목으로 지급한 돈을 합친 금액)에 근무 일수를 곱한 금액을 매달 피고들에게 지급할 노무비 총액으로 산정하였고, 그 급여에서 소득세, 국민연금, 고용보험료, 건강보험료, 지방소득세를 일괄 공제한 돈을 피고들에게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4)

피고들이 매월 분할하여 지급받기로 한 일당 총액은 피고 B의 경우 일 160,000원, 피고 C 및 D의 경우 각 110,000원, 피고 F의 경우 135,000원, 피고 G, H의 경우 각 120,000원 또는 130,000원으로 규칙적이었는데, 위 일당 총액에서 분할 지급받기로 한 퇴직금액(일당 총액의 7.69%)을 제외한 순수한 일당은 1원 단위까지 정해지게 된다. 그런데 원고가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였던 또 다른 근로자인 J에 대하여 종전에는 포괄일당에 ‘연장근로수당’을 포함시킨 일급을 지급하였으나 이후 포괄일당에서 연장근로수당을 제외하고 일급에 ‘퇴직급여’를 포함시킨 후 같은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F이 원고 회사에서 퇴사한 후 2023. 1. 1.경 노출배관공사 공정에 관하여 K과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퇴직급여가 포함되지 않은 포괄일당이 165,000원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포괄일당과 별도로 산정한 퇴직금은 실질적으로 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나.

피고 B이 추가로 지급받은 퇴직금 상당액의 반환 청구 부분

1)

갑 제19, 2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B이 원고와 사이에 2014. 10. 25. ‘본인이 현재 수령하고 있는 노무비 관련하여 노무비, 경비, 숙·식비, 퇴직금 및 기타 부대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금액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한 사실, 2018. 12. 15.에는 ‘본인이 매월 지급받는 경비라 함은 본인 및 소속팀원들의 현장사용경비(숙박비, 식대, 교통비) 및 퇴직금이 포괄산정되어 수령하였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경비수령확인서에 서명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2)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거시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원고와 피고들이 실질적으로 퇴직금 분할 지급에 대해 합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피고 B에 대한 이 부분 청구는 사실상 앞선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중복된 것으로 보일 뿐인 점, ② 피고 B이 팀장이라고 하더라도 피고 B이 지급받는 일급에 다른 팀원들의 퇴직급여나 경비가 포함된다는 사실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사실에 해당하는데, 원고가 피고 B과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피고 B이 ‘기본일당, 유급주휴, 휴일(토/일)할증, 연차수당’을 더한 포괄일당에 퇴직급여를 합산한 금액을 일급으로 지급받는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다른 근로자의 퇴직급여까지 위 일급에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은 없을뿐더러, 팀장이 다른 팀원의 퇴직급여까지 선지급받는다는 것은 거래통념상 이례적인 점, ③ 위 확인서는 2014. 10. 25.에 작성된 것이고, 위 경비수령확인서의 ‘B팀 구성원’에는 피고 D이나 C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도 아니하여 위 각 문서들로는 피고 B이 피고 C, D의 퇴직금을 경비로 수령하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이 자신, 피고 C 및 D의 퇴직금이 포함된 경비를 지급받기로 합의하여 그에 따라 각 퇴직금을 지급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청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이 법원에서 확장 및 추가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도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형작 하헌우

각주1) 원고는 이 법원에서 ① 공수를 잘못 산정하여 발생한 추가 임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을 철회하고, ② 기존의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의 청구액수를 확장하였으며, ③ 피고 B이 팀장의 지위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았던 금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새로 추가하였다(원고는 항소이유서에서 I에 납부한 퇴직공제부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제출한 2024. 11. 25.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에는 이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