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인천광역시 서구 C건물, D호에서 'E'이라는 상호로 도매 및 소매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이고, 피고는 2021. 8. 13.부터 원고의 위 사업장에서 강아지, 고양이 관리 및 상담 판매직으로 고용되어 근무한 근로자이다.
피고는 2021. 8. 13. 원고와 사이에 급여를 월 2,532,000원, 근로기간을 2021. 8.13.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가, 2023. 5. 1. 피고의 직책을 매니저로 변경하고, 급여를 월 2,630,000원으로 인상하는 내용<1>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이하 갱신된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상기 근로자는 퇴직절차 등 근로계약 조건에 대해 사용자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듣고 충분히 이해한 후 동의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내용의 기재 옆에 자필서명 하였다.
원고가 피고에게 공지한 인센티브 규정은 A타입(type)과 B타입(type)으로 나뉘고 피고의 직책인 매니저의 경우 A타입(type)에 의하면 매출액의 1.3%, B타입(type)에 의하면 매출액의 2%를 인센티브로 받게 되며, 개별 근로자는 인센티브를 받지 않거나 각 타입 중 한 유형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변경 인센티브를 공지한 공문에 따르면 인센티브 개편 목적 및 지급 기준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후인 2023. 5.부터 2023. 7.까지 인센티브로 총 2,481,480원(2023. 5.분 208,360원, 2023. 6.분 1,507,600원, 7월분 765,520원)을 수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센티브'라 한다).
피고는 2023. 8. 3. 원고에게 이번 달까지만 근무하고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한 후 2023. 8. 30. 이후 출근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가 운영하는 사업장의 동물은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관리를 요하므로 원고는 일정 직급 이상 실무자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공로를 보상하기 위하여 인센티브를 지급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인센티브가 임금이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하였고 피고에게 위와 같은 인센티브의 성격이 충분히 안내되었으며, 피고는 위 내용을 인지하고 동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퇴직절차 규정을 준수하지 아니하고 퇴사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인센티브 반환규정에 따라 2023. 5.부터 2023. 7.까지의 인센티브로 지급된 2,481,4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인센티브 반환규정은 퇴직절차를 따르지 않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또한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의 퇴사에 관하여 제한을 두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 근로계약이 퇴사일로부터 2개월 전에 통보하는 규정을 둔 것은 근로기준법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이므로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2>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 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서 더 나아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
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는 데에 위 규정의 취지가 있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참조).
따라서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위 조항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참조).
다만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일정한 금전을 지급하면서 의무근로기간을 설정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받기로 약정한 경우, 의무근로기간의 설정 양상, 반환 대상인 금전의 법적 성격 및 규모·액수, 반환 약정을 체결한 목적이나 경위 등을 종합할 때 그러한 반환 약정이 해당 금전을 지급받은 근로자의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그 의사에 반하는 근로의 계속을 부당하게 강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약정이라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다202272 판결 등 참고).
판단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퇴직절차 규정 및 인센티브 반환규정은 피고가 퇴직일 2개월 전에 퇴직을 통보하도록 하면서 위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최대 4개월분의 인센티브를 반환하게 하므로, 피고는 원고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한 후에도 2개월을 근무하여야 이 사건 인센티브를 반환하는 불이익을 피할 수 있어 일정 기간 근로를 강요받게 된다. 그렇다면 인센티브 반환규정은 근로자가 근무 기간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사용자인 원고의 손해 발생 여부에 관계없이 소정의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게 하는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취지에 반하는 위약금 약정으로써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인센티브의 지급 목적이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을 정하기 위함이 아니라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공로를 보상하기 위함이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피고가 담당하는 업무는 사업장 내 애완동물의 관리라는 연속성 있는 숙련된 업무를 포함하므로 원고의 입장에서는 직원의 계속 근로를 장려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근로자들은 이른 시일 내에 퇴사할 경우 인센티브를 반환하게 될 것을 고려하여 받지 않는 방식도 선택할 수 있었으므로 원고가 인센티브를 지급한 데에는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장려금의 성격도 있었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소속 직원들에게 인센티브 규정을 안내한 공문(갑 제5호증)에 따르면, ① 인센티브 제도는 매출이 높아질수록 높은 지급 요율이 월등히 유리하도록 설정하여 실무자의 사기를 진작하는 데에 목적이 있었던 점, ② 인센티브는 무조건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 근무태도와 성과를 반영하여 지급되어 피고와 같은 판매직은 매출을 얼마나 높이는지에 따라 인센티브에 차등이 있었던 점, ③ 퇴직절차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 외에도 매장관리 소홀 등으로 회사 운영 및 매출에 피해를 준 경우 인센티브를 회수한다고 하여 손해배상액 예정으로서의 성격도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인센티브는 단순히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장려금의 성격만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더하여 원고의 인센티브 지급 목적이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에서 문제된 규정은 인센티브 지급 규정이 아닌 인센티브 반환규정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인센티브를 반환하는 것은 위약금 약정에 해당하고 원고가 구하는 3개월분의 인센티브 액수는 피고의 1개월분 월급에 가까워 그 액수가 적다고 볼 수도 없는 점을 보태어보면, 이 사건 인센티브반환규정은 반환 대상인 금전의 법적 성격 및 규모·액수, 반환 약정을 체결한 목적이나 경위 등에 비추어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 약정이라고 볼 수도 없다(결국 원고로서는 근로자인 피고의 근로계약 불이행이 있더라도, 그로 인한 손해 등을 증명하여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 인센티브 반환규정에 기하여 곧바로그 규정에 정한 금원의 반환을 구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형작 하헌우
각주1) 근로계약기간은 최초 계약과 마찬가지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하였다.
각주2) 피고는 퇴직절차 규정의 근로기준법 위반에 관한 위 주장을 하였으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청구 원인이 된 인센티브 반환규정의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 여부가 쟁점이므로 위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