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9. 26. 선고 2025노445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전 여자친구 F와 함께 피해자들로부터 사업상 자금을 빌려 회사 운영을 위해 사용하였을 뿐 피해자들에게 거짓말을 하여 돈을 편취한 사실은 없다. 피고인은 당시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충분하였으므로 편취의 고의도 인정할 수 없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2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유사한 취지로 주장하였고, 원심은 이를 배척하고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당심 증인 E, F의 진술 포함)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보이고, F가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있었다거나 피고인과 공동으로 위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의 요청에 의하여 F가 명의를 빌려주거나 F의 명의로 대출을 받은 돈이 사업자금으로 투입되었기 때문으로 보일 뿐, F가 이 사건 회사의 운영 자체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피고인이 공동운영의 증거라는 취지로 제출한 피고인과 F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더라도 연인 관계에서 일상적으로 나눈 대화 수준이거나 대표이사 및 대출 명의를 빌려준 관계에서 피고인의 요청에 응하여 자금 이체 등에 협조해준 정도에 불과하여, 위 대화만으로는 F가 이 사건 회사의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피해자 E(이하 'E'이라 한다)은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사업자금 명목으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게 된 것임을 고려하면, 설령 F가 이 사건 회사의 운영에 일정 부분 관여하였다거나 E이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피고인의 E에 대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이는 피해자 I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③

피고인은 당시 대표이사였던 F 명의로 이미 수억 원의 대출을 받았고, 본인 앞으로 4,000만 원 상당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었다. 또한 피고인은 2023. 4. 27.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2022. 11.경부터 2022. 12.경까지 근로자 2명에게 퇴직일로부터 13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는바 당시 피고인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운영하던 헬스장, 카페 등의 매출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출 이자, 각종 기구 및 기계의 리스료등 사업 경비 명목의 지출이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바(피고인의 변소도 피해자들로부터 빌린 돈을 이와 같은 명목으로 소비하였다는 것이다), 결국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돈을 빌리더라도(피해자들로부터 빌린 돈은 원금만 약 2억 2천만 원에 이른다) 약속한 기한 내에 이를 변제할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④

피고인은 E으로부터 최초 4,000만 원을 빌렸고, 이를 변제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F의 지분 정리 등 명목으로 1억 1,000만 원을 추가로 빌렸는데, 결과적으로 위 돈 중 상당 부분은 F에게 지급하거나 F 명의의 대출금을 상환하는 등 목적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업 경비, 개인 채무 변제 등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피고인은 E으로부터 기존 차용금 합계 1억 5,000만 원 상당을 변제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일주일 안에 갚겠다고 말하면서 또다시 2,200만 원을 빌리기도 하였다.

⑤

E이 채무 변제를 독촉하자 피고인은 막연히 법인 대출이 나오면 변제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이미 앞서 본 바와 같이 종전 대표이사인 F 명의로 거액의 법인 대출금 채무를 보유하고 있었고, 사업자금이 부족하여 피해자들로부터 개인적으로 차용을 하여야 하는 등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추가 대출을 일으켜 기존 채무를 변제한다는 피고인의 답변 자체는 현실성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⑥

피고인은 E이 피고인의 신용 상태가 좋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E은 단지 피고인보다 연인 관계에 있었던 F의 신용이 더 좋아 F의 명의로 사업을 한다고 알았을 뿐 피고인의 실제 신용 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E이 피고인 개인 및 이 사건 회사가 보유한 채무의 규모, 피고인이 헬스장, 카페등을 운영하여 얻고 있는 실제 수익(매출이 아닌) 등을 알고 있었다고 볼 근거는 없고, 만약 E이 피고인의 재정 및 신용 상태가 좋지 않음을 실제로 잘 알았다면 3회에 걸쳐 1억 7,000만 원 이상을 담보도 없이 빌려줄 합리적 이유가 없음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⑦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빌린 돈을 대부분 실제 사업자금으로 사용하였다고 다투나, 대부분 피고인이 주장하는 명목으로 실제 지출되었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고, 설령 피고인의 변소와 같이 피해자들로부터 빌린 돈의 상당 부분이 사업자금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극히 의심스러운 상황에 있었음에도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피해자들에게 약정한 기한까지 원금 및 이자를 변제하기로 약속함으로써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돈을 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바 피고인에게는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차용금을 어떤 용도로 사용하였는지에 따라 사기죄의 성부가 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합계 2억 원을 초과하여 결코 작지 않은 점, 피고인은 현재까지도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거나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하여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인한 1회 벌금형, 이종 범죄로 인한 징역형의 집행유예 등을 포함한 다수의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점 등의 불리한 정상, 다만 피고인이 일부 피해 회복을 한 점(E에게 1,000만 원<1>, I에게 이자 명목으로 약 825만 원<2>을 각 지급하였고, E이 피고인 운영 카페의 집기 등에 대한 압류, 경매 절차를 통하여 일부 피해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3>) 등의 유리한 정상 및 그 밖에 당심에서 제출된 자료와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와 수단,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심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고, 당심에서 원심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재판장) 김은집 홍인

각주1) 당심 E 증인신문조서 11면 참조.

각주2) 증거기록 제3권 24~25면 참조.

각주3) 액수에는 다툼이 있다. 피고인은 그 가액이 4,000만 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E은 물품 가액과 별개로 경매가는 그보다 낮았다고 주장한다. 실제 E이 회수한 금액을 특정할만한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