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6. 5. 12. 선고 2015가합153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12. 4. 16.부터 2015. 4. 15.까지 서울 노원구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고,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 296세대를 관리하기 위하여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로서 원고의 사용자이다.

나.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 체결

1)

원고는 2012. 4.경 피고와 근로계약기간 2012. 4. 16.부터 2013. 4. 15.까지인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근로계약이 만료될 무렵인 2013. 4.경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가 2014. 4.경 '근로계약기간을 2014. 4. 16.부터 2015. 4. 15.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원고는 피고로부터 매월 2,275,840원의 임금을 지급받았다.

다.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

1)

피고는 2015. 3. 12. 원고에게 '2015. 4. 15. 근로계약기간 만료(계약안함)됨을 통고합니다'라는 내용의 통고서(이하 '2015. 3. 12.자 통고'라고 한다)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다가 2015. 4. 6. '무단해고 판결이 날 위험성이 크고 차후 아파트의 경제적 손실위험성에 대비하기 위하여 계약만료통고의사를 철회한다'라는 내용의 통고의 철회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다.

2)

이에 원고가 피고의 구성원인 동대표들에게 다시 근무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자, 피고는 2015. 4. 9. '위 통고의 철회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 통고의 철회서를 다시 철회하기로 함. 2015. 3. 12.자 통고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한다'라는 내용의 통고 의사 철회서를 다시 피고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다(이하 위 통고를 '2015. 4. 9.자 통고'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2년을 초과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서 관리소장으로 근무함으로써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고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정당한 이유 없는 부당해고와 동일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만료일 다음날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원고의 월 급여인 2,27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 만료에 따라 정당하게 계약기간 연장을 거절한 것이지 원고를 해고한 것이 아니다. 설령 2015. 4. 9.자 통고를 해고로 본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근무기간 중 입주민을 상해하여 벌금형을 선고받고 입주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과 함께 근무할 수 없을 정도의 행위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도 거치지 않고 임의로 청소용역업체를 선정하여 과태료 처분을 받는 위법행위를 저질러 해고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

3.

판단

가.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는지 여부

1)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원고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기간제법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이고,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제3조), 기간제법 시행령 제2조에 의하면 기간제법 제4조는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건 아파트가 상시 근로자로서 관리직원 3명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임을 원고가 자인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기간제법에 의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2)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22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근로계약기간이 '2014. 4. 16.부터 2015. 4. 15.까지'로 특정되어 있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 갱신은 근로계약기간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계약이 자동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는 점, ③ 이 사건 아파트의 취업규칙은 근로자의 근로계약 기간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1년 이내로 하되 필요에 따라 갱신 체결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제11조),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을 때 근로자를 퇴직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제45조 제3호), ④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전에 원고에게 재계약이 불가함을 통보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2015. 4. 9.자 통고를 통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인 원고를 해고한 것이라는 전제에 선 원고의 부당해고 관련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

1)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2회 갱신되었던 사실, 피고가 2015. 3. 12.자 통고를 통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의사가 없음을 통보하였다가 다시 위 통고를 철회하는 내용의 철회서를 원고에게 발송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과 위 인용증거들에 갑 제15 내지 23호증, 을 제1 내지 7, 10 내지 14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생겼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에 관한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피고의 취업규칙 제10조(근로계약), 제11조(근로계약기간), 제1항, 제43조(근로계약기간), 제45조(퇴직) 제3호에 의하면, 근로자로 채용된 자는 근로계약서에 서명날인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하고, 근로계약기간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1년 이내로 하되 필요에 따라 갱신 체결할 수 있으며, 근로계약기간 만료일에 근로자를 퇴직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원고도 2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 체결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 역시 계약기간을 2014. 4. 16.부터 2015. 4. 15.까지로 정하여 갱신계약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원고를 퇴직시킬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②

비록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의사를 표시한 2015. 3. 12.자 통고를 원고에게 발송하였다가 이를 철회하는 내용의 철회서를 원고에게 다시 발송한 것은 사실이나, 위 철회서의 내용 자체로 보더라도 피고가 위 철회서로써 원고와 근로계약을 갱신 체결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는 2015. 4. 9.자 통고를 통하여 위 철회서를 다시 철회하고 원고와 근로계약 갱신의 의사가 없음을 원고에게 명시적으로 표시하였다.

③

피고는 2015. 4. 29. 원고의 계좌에 퇴직금 6,899,040원과 연차수당 1,176,450원을 입금하였다.

④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계약기간 1년의 근로계약을 2회 갱신하였을 뿐이고, 갱신기간을 포함한 총 근속기간도 3년에 불과하다.

⑤

자치관리를 위하여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에 고용된 아파트 관리소장의 근로관계는 다른 일반근로자에 비하여 그 사용종속의 정도가 완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실질적인 사용자인 아파트 주민들과의 강한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여야만 계속 유지될 수 있는 특수성이 있다. 따라서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는 위임계약의 법리(민법 제689조 참조)가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그 신뢰관계에 따라 통상의 근로관계보다는 폭넓게 계약갱신 거절이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그 경위에 다툼이 있기는 하나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 C를 폭행한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았고 또 다른 입주민 D를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하였던 점,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을 위한 선거 과정에서 원고와 다수의 입주민들 사이에 분쟁이 있었던 점, 역시 그 경위에 다툼이 있기는 하나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청소용역업체를 선정함으로써 과태료 처분을 받은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원고의 실질적인 사용자인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들 사이의 신뢰관계는 이미 근로계약을 갱신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다.

다.

소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하거나 원고에 대한 갱신거절이 위법하다고도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그 기간만료일인 2015. 4. 15. 당연히 종료되었다. 따라서 2015. 4. 9.자 통고는 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징계해고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여 무효라는 주장과 이를 전제로 한 임금청구 부분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미리(재판장) 박대산 강현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