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나34696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피고의 관계

원고는 2011. 11.경부터 주식회사 C(2016. 12. 30. 주식회사 C에서 주식회사 D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D'이라 한다)의 법무팀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4. 7. 31. 퇴사하였고, 피고는 위 기간 동안 D의 사내이사로서 사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의 형사사건

1)

원고는 2014. 11. 25. 피고를 협박, 모욕, 근로기준법위반(근로자폭행) 등의 사실로 고소하였고,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2015. 5. 29. 피고를 협박과 모욕의 공소사실로 기소하였으며 근로기준법위반죄 부분에 대하여는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2)

서울북부지방법원은 2016. 2. 17. 위 공소사실 중 일부 모욕의 점에 관하여는 원고에 대한 모욕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인정하여 피고를 벌금 200만 원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는데(서울북부지방법원 2015고정1433호), 위 판결의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다.

3)

위 판결에 대한 피고의 항소(서울북부지방법원 2016노499호) 및 상고(대법원 2016도12140호)가 모두 기각됨으로써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원고와 D 사이의 민사사건

1)

원고는 2016. 3. 3. D을 상대로 하여, 주위적으로는 해고무효확인과 임금 지급을 구하고, 예비적으로는 D의 임원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협박, 폭행, 모욕의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사용자로서 원고가 입은 재산상 손해 및 위자료를 배상할 것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6가합466호).

위 법원은 2016. 11. 30. 'D의 사장인 피고가 사직을 종용하는 취지로 원고를 협박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될 만큼 장기간 인격적인 모독을 가하고 폭언을 함에 따라 원고가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던 것으로 판단되고, 따라서 D이 원고의 사직서를 수리함으로써 의원면직의 형태로 원고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켰다고 하더라도 이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인 D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위적 청구인 해고무효확인과 임금지급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2)

이에 대하여 D이 항소를 제기하는 한편, 원고는 부대항소와 항소취지 변경신청을 하면서 주위적 청구에 D의 부당해고로 인한 위자료 청구 및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를 추가하고, 예비적 청구 중 위자료 청구를 증액하는 방법으로 청구취지를 확장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6나2089340호).

위 법원은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주위적 청구 중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 지급 청구는 제1심판결과 같은 이유로 인용하고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 및 위자료 청구는 일부 인용하며 예비적 청구는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8, 9, 18, 23호증, 을 제1,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피고는 2013. 5.경부터 2014. 6.경까지 원고에게 지속적으로 폭언 및 욕설을 하여 모욕, 협박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그로 인해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10,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이미 D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음에도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위자료 청구를 하는 것은 기판력에 반하고, 또한 원고가 여러 차례에 걸쳐 피고에 대한 형사고소를 하거나 D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음에도 또다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소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D을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청구 소송과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이 사건 위자료 청구 소송은 당사자가 달라 기판력이 미치지 아니하고,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가 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는 2013. 10.경부터 2014. 6.경까지 원고에게 인격적인 모독을 가하고 폭언을 함으로써 모욕, 협박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그로 인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1)

면책 항변

피고는, 피고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지는 D이 위 민사사건의 항소심 판결에서 명한 바에 따라 원고에게 위자료 5,000,000원을 지급함으로써 피고는 면책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D이 위 항소심 판결에 따라 원고에게 위 위자료를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D이 지급한 위자료는 원고가 위 민사사건에서 주위적 청구로서 지급을 구한 부분인 D의 부당해고로 인한 위자료에 해당할 뿐 피고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용자책임에 의해 지급한 위자료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원고는 위 민사사건에서 예비적 청구로서 피고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용자책임을 근거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였으나, 항소심 판결에서 예비적 청구가 기각되었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소멸시효 항변

피고는, 원고의 위 손해배상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는바(민법 제766조 제1항),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하며(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다22249 판결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는 형사상의 소추와는 전혀 별도 관점에서 설정한 민사관계에 고유한 시효제도이므로 그 시효기간은 관련 형사사건의 소추 여부 및 그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진행한다( 대법원 1998. 11. 10. 선고 98다34126 판결 참조).

위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의 불법행위 내용과 그 당시 원고의 지위, 피고와의 관계 및 피고에 대한 형사사건과 D에 대한 민사사건의 각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협박, 모욕 등의 불법행위를 한 날에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할 것이고, 설령 원고가 D에 근무하는 동안에는 D의 사장인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할 수 없었다 하더라도, 늦어도 원고가 D에서 퇴사한 뒤 피고를 협박, 모욕 등의 혐의로 고소한 2014. 11. 25.에는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였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소는 그때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18. 1. 12.에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위 손해배상채권은 이 사건 소제기 전에 시효로 소멸하였다 할 것이다(원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판결들은 일반인을 기준으로 하여 볼 때 불법행위 당시 그 법적 평가가 불확실하여 이에 대한 공권적 판단이 있기까지는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거나, 관련된 형사재판의 확정시까지는 당사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의 행사를 기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인바, 피고가 위 형사사건 진행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였다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위 대법원 판결을 이 사건에도 적용하여 피고에 대한 공소제기일 또는 형사판결 확정일부터 시효가 진행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2015. 11.경 또는 2017. 5. 1. 자신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면서 원고와 형사사건의 합의금에 관한 협의를 시도하였으므로 위 각 무렵 피고의 승인에 의해 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13, 14, 2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형사사건의 합의금에 관한 협의를 시도하면서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승인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최기상(재판장) 윤현정 신서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