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19. 10. 1. 선고 2018나39028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6,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경비·주차용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5. 12. 22. C(주)와 사이에 원고가 C(주)에 주차대행 관련 업무를 제공하는 내용의 주차대행서비스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주차대행서비스계약'이라 한다).

다.

피고는 2015. 10. 29. 원고에게 고용되어 C(주)가 관리하는 서울 영등포구 D건물에서 주차대행업무를 하다가 2017. 11. 30. 퇴직하였다.

라.

원고와 피고는 2015. 10. 29. 및 2016. 10. 28.경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근로조건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고, 다만, 2016. 10. 28.자 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금은 회사내규로 책정되어 있지 않으나 1년 이상 성실근무하고 퇴직할 시 본인의 평가에 따라 우수사원 포상금 또는 위로금 등으로 책정하여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되었다(이하 '이 사건 퇴직금규정'이라 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가불임금의 부당이득반환청구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임금을 월 200만 원으로 약정하였음에도, 2015. 10.경부터 2017. 11.경까지 피고에게 별지 '가불임금' 기재와 같이 매월 10만 원 내지 20만 원의 가불임금 합계 2,877,503원을 지급하였는바,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위 가불임금을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에게 위 가불임금 2,877,50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허위근무시간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근로시간을 09:00부터 18:00까지로 약정하였고, 이에 원고는 위 근로시간을 기초로 임금을 산정하여 매월 피고에게 이를 지급하였음에도, 피고는 2016. 1.경부터 2017. 11.경까지 23개월간 임의로 09:30경 출근하여 16:00경 퇴근하는 방법으로 별지 '불성실근태 피해금액' 중 '허위근무시간'란 기재와 같은 근로시간을 근무하지 아니하였는바, 피고는 위 허위근무시간 상당의 임금 13,745,184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에게 위 부당이득금 13,745,18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1)

피고는 원고로부터 가불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이 없고, 입사 이후 원고가 임금을 올려주어 매월 10만 원 내지 20만 원의 인상된 임금 합계 2,877,503원을 수령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없다.

2)

피고는 임의로 일찍 출근하거나 퇴근한 사실이 없고, 피고가 근무하였던 D건물의 개장시간이 10시이고, 폐장시간이 16:00이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던 C(주)의 지시에 따라 위와 같이 출퇴근을 한 것이며, 원고도 이를 알면서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시간 09:00부터 18:00으로 기재한 것에 불과한바, 피고는 원고 주장과 같이 허위로 근무한 것처럼 가장한 사실이 없으므로, 위 허위근무시간 상당의 임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가불임금의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갑 제5, 7, 9, 14, 15호증, 갑 제17호증의 1, 2, 갑 제20 내지 22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가불임금이라 함은 본래의 임금 지급기일 전에 선급하는 형태의 임금으로서, 통상적으로 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부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것인바, 피고가 매월 원고로부터 정기적으로 10만 원 내지 20만 원가량의 임금을 가불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피고는 위 임금의 가불을 요청한 사 실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제1심에서 위와 같이 지급한 돈에 대하여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는데, 이 법원에 이르러서는 피고의 퇴직시 퇴직금과 상계처리하기로 합의하고 가불임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 내용을 일부 변경하였으나, 그 실질적인 내용은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 대신 매월 일정 금원을 지급하였음에도 피고가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므로, 원고로부터 매월 지급받은 위 돈을 반환하여야 한다는 것으로서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퇴직금규정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는 내용으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③ 원고는 매월 위 돈을 지급하면서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돈임을 밝히거나 분할지급하는 퇴직금의 액수를 특정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의 분할지급 내지 임금가불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허위근무시간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와 피고가 소정근로시간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 근무, 09:00부터 18:00까지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1일 8시간으로 약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가 원고가 주장하는 근무기간 동안 09:30경 무렵 출근하여 16:00경 무렵 퇴근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0호증의1 내지 4, 갑 제11 내지 16호증, 갑 제18, 19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가 원고의 승인 내지 허락 없이 임의로 약 30분을 늦게 출근하고, 2시간가량을 일찍 퇴근한 것이라면, 피고의 근무장소가 원고의 사업장 밖에 있었다는점을 감안하더라도, 위와 같은 근무시간위반이 피고의 근무기간 25개월 중 23개월간 지속되었음에도 원고가 이를 알지 못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주차대행용역계약에서 주차대행자의 근무시간을 09:00부터 18:00까지, 9시간으로 약정하였으므로, 만일 피고가 임의로 23개월간 약 30분을 늦게 출근하고, 2시간가량을 일찍 퇴근하였다면, 이로 인해 C(주)는 주차대행업무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당연히 원고에게 이에 대하여 항의하거나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용역대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지급을 거절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C(주)로부터 특별한 항의 내지 시정요구를 받은 바 없고, 위 주차대행용역계약에서 정한 용역대금도 모두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의 근로자들이 제출한 사실확인서 등은 원고와의 관계 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근로자들이 제출한 사실확인서에 의하면 위 근로자들도 방문객이 없는 경우에는 18:00 이전에 퇴근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환복, 업무정리 등 퇴근준비행위를 하면 18:00 무렵이 된다는 취지인바, 위와 같은 퇴근준비행위에 소요되는 시간은 피고도 동일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근무장소의 여건에 따라 원고의 명시 내지 묵시적인 지시·승인을 받아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임의로 근무시간을 위반하여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도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확장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우연(재판장) 정우석 김성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