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 C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점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과 검사는 모두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으므로, 원심의 공소기각 부분은 쌍방의 항소대상에서 제외되어 분리·확정되었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 중 위와 같이 분리·확정된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유죄 부분으로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공무집행방해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G, H에게 폭행을 가한 사실이 없다. G, H 등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원장실에서 강제로 끌어냈고, 피고인이 반항을 하는 과정에서 경찰관들의 손을 뿌리치게 되었으며, 노트북이 아닌 노트를 바닥에 던졌을 뿐이다.
G, H의 직무집행은 위법하였으므로 이를 방해하였다 하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은 원장실에 사적인 물건들이 있고 고가의 장비나 중요한 서류 등이 있으니 최소한의 인원만 들어가 달라고 요청하여 소방공무원들이 이에 동의하였다. 그럼에도 경찰관들이 막무가내로 원장실에 진입하려 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최소한의 인원만 들어가 달라고 재차 부탁하였으나 경찰관들은 모욕적인 발언을 하며 강제로 피고인을 감금하였다.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8월 및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유죄부분에 대한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폭행 여부에 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공무집행방해 부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G, H을 폭행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H은 경찰 조사 당시 '오전 9시경 순찰 중에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니 건물 5층에 연기가 나고 있었다. 연기가 나는 5층으로 올라가 보니 치과 출입문이 잠겨 있어 문을 두드렸으나 열리지 않았다. 보안업체 직원이 도착한 후에도 문이 열리지 않았고, 소방관들이 도착하여 강제로 문을 부숴 개방하였다. 그런데 출입문 바로 앞 카운터에 피고인이 있었고, 연기가 나는 방에 소방관들이 들어가려 하자 프라이버시를 주장하며 진입을 거부하였다. 5분가량 원장실 진입을 막아 소방관이 문을 강제로 개방하고 들어가 화재를 진압하였다. 피고인이 화재 진압을 방해하니까 저와 G 경위가 피고인을 의국실 쪽으로 데려갔다. 이에 피고인이 욕을 하면서 가슴을 밀치다가 노트북을 던져 가슴과 팔 쪽에 맞았다'라고 진술하였다.
G의 진술서에도 H의 진술과 유사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그 중 피고인의 폭행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욕을 하면서 원장실로 가려 하기에 제지하자, 피고인이 가슴을 밀고 노트북을 던져 H이 맞았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도 경찰 조사 당시 '원장실에 불이 났으나 진화가 되어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의사대기실 소파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병원 출입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기에 출입문 가까이 갔다. 누군지 몰라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있었는데, 소방관과 경찰관이 문을 부수고 들어왔다. 자신을 지나쳐서 원장실 앞으로 가더니 문을 열라고 하기에 안된다고 하자 강제로 문을 따고 들어갔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폭행 부분을 제외한 사건 경위 진술이 H, G의 위 진술에 부합하며, 사건 당시의 사진[증거기록 제1권(이하 '증거기록'이라고만 한다) 제25쪽 이하]에 의하여도 병원 출입문 및 원장실 출입문의 시정장치가 강제로 개방된 것으로 보인다.
H, G의 진술에 의하면 당시 연기가 계속하여 나고 있어 진화 작업이 필요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상가관리사무소 직원인 L도 '치과 건물에서 연기가 나고 있기에 관리소장에게 119 신고를 하라고 하고 자신은 보안 업체에 연락을 하였다'라고 진술하였으며(증거기록 제33쪽), 원장실 내 소파도 상당 부분이 소훼되었다(증거기록 제48쪽 이하). 피고인도 경찰 조사 당시 "제가 처음에 불을 껐을 때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나중에 다시 불이 붙어 더 탔나봅니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있다(증거기록 제38쪽). 이에 비추어 보면, 화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는 상황임에도 피고인이 원장실의 출입을 방해하였고 이를 제지하자 피고인이 폭행을 가하였다는 취지의 H, G의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 반면 당시 소파가 난로에 그을렸을 뿐이어서 소파만 들어내 달라고 하였으나 경찰관들이 모욕적인 발언을 하며 피고인을 감금하여 이에 저항하였을 뿐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위와 같은 증거에 반하여 믿기 어렵다.
H, G은 원심 법정에서도 수사기관에서와 동일한 취지로 증언하였고, 피고인이 노트가 아닌 노트북을 던진 것이 확실하다고 진술하였다. 달리 위 경찰관들이 허위로 진술할 동기도 없다.
공무집행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법령
경찰관 직무집행법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시 H, G 등 경찰관들의 공무집행이 위법하였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치과 건물 밖으로 연기가 새어나가 화재 신고가 이루어졌고, 화재로 소파가 상당부분 소훼되었다. G은 '실내가 연기로 자욱하여 호흡이 곤란할 정도였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22쪽). 따라서 즉각적인 소화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위 소파에서 발생한 화재가 건물 전체로 확대될 위험성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5조 제1항의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위험을 끼칠 수 있는 위험한 사태'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경찰관 등이 문을 열어달라는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채 카운터 앞에 서 있었고, 이후 문을 강제로 개방하고 들어온 소방관들 및 경찰관들의 원장실 출입을 막기까지 하였다. 따라서 경찰관들로서는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화재를 내는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고, 특히 화재 진압을 저지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범죄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된다(원장실 문이 강제로 개방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일부 소방관들의 출입조차 거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H, G 등 경찰관들은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7조 제1항에 따라 피고인이 운영하는 치과 내지 원장실에 출입할 권한이 있었다고 판단되고, 이를 제지하는 피고인을 의국실로 격리하여 제지한 것은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5조 제1항 제2호 내지 제3호, 제6조에 따른 행위에 해당하여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공무집행방해죄는 국가의 사법권 행사를 저해하는 범죄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고, 특히 피고인은 화재 현장에서의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는바 죄질이 몹시 좋지 않다. 당심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범행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이미 수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 범행을 저질렀다.
다만, 공무집행방해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노트북을 던지기는 하였으나 H이 상처를 입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증거기록 제18쪽) 폭행의 정도가 중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미지급 임금의 액수가 비교적 많지 않다. 피고인이 폭력 범죄로 처벌을 받거나 벌금을 초과하는 형을 선고받은 전력은 없다.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고려할 만한 새로운 사정이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창우(재판장) 강민수 도민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