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2017. 2. 23. 상호가 'R 주식회사'에서 피고로 변경되었다. 이하 구별하지 않고 '피고'라고만 한다)는 구두, 핸드백, 가방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 등을 주된 사업목적으로 하여 'S'라는 브랜드의 구두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원고들이 피고가 입점한 백화점이나 아울렛 매장에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피고로부터 그 대가로 일정 비율의 위탁판매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각 위탁판매계약(이하 '이 사건 각 위탁판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4, 15호증, 을 제2호증의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들로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하였음에도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별지 청구금액표 기재 각 청구금액의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이 사건 각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한 독립된 사업자이고,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월 매출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였는데, 수수료에는 매장 운영관리비 [기타 비품(피고가 무상으로 지급하는 비품 제외), 인건비, 운반비, 수선비 등] 일체가 포함되어 있었고, 위탁판매계약 체결 시 정한 수수료율이 원고별로 다르며, 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은 수수료 액수도 원고들 상호 간은 물론 매출실적에 따라 매월 차이가 있었고, 그 상한이나 하한이 없었다. 원고 D, E, F, H, K, N의 경우 매출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되, 그 금액이 '기본 지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도 '기본 지원금'을 지급받기로 하였고, 원고, A, C, E, N의 경우 성수기에 지급될 수수료 중 일부를 유보하였다가 비수기에 지급받는 유보금 제도를 채택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원고들 매장의 일별, 기간별 매출 현황 및 경쟁 브랜드 매장의 월별 매출 현황 등을 보고하였고, 매출이 부진할 경우에는 피고에게 매장 운영 계획, 매출목표, 주차별 매출 계획 등을 기재한 '○월 부진 매장 개선 방안'을 제출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장별 매출현황표(매장별 매출순위, 판매금액, 목표금액, 달성율, 신장율 등이 기재되어 있다)를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였고, 매출이 부진한 매장이 있을 경우 매출부진회의를 실시하였다.
피고는 T,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이용하여 원고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보고를 받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였고, 피고가 행사기간 및 할인율을 정하여 할인행사를 진행할 경우 이에 따라야 하였으며, 원고들이 임의로 상품을 할인하여 판매하거나 할인율을 정할 수는 없었다.
피고는 원고들이 매장에서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였고, 원고들이 이를 이행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원고들에게 상품 진열사진을 촬영하여 보고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유니폼과 유니화를 착용하고 이를 촬영하여 보고할 것을 요구하였다.
원고들은 통상적으로 백화점이나 아울렛 영업시간 동안 매장에서 근무하였는데,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이나 아울렛의 운영시간에 따라 정해졌다.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유선전화나 카카오톡 메시지 등으로 매장 오픈과 마감 보고를 받았고, 원고들이 매장 오픈시간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매월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에서 지각비를 공제하였다.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월별 휴무일을 보고받아 취합하였고, 여름휴가의 경우에는 피고가 일정한 기간을 제시하고 원고들의 여름휴가 일정을 보고하도록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을 대상으로 매주 1회 영업회의를 실시하였고, 원고들로 하여금 피고가 개최하는 디자인 품평회, 패션쇼, 체육대회에 참석하도록 하였으며, 네이버 밴드에 개설된 디자인 회의 대화방에 가입하도록 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의 담당 직원에게 제품의 디자인, 소재, 색깔 및 행사 진행 여부, 방법 등에 대하여 의견을 개진하면서 원고들이 필요한 제품을 제작하거나 공급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원고들은 직접 자신의 매장 내 판매직원을 채용하고 자신의 계산으로 판매직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다. 피고는 매장별 판매직원 수가 적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원고들에게 '성수기에 적정 인원을 유지할 것, 판매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한 내역을 보고할 것' 등을 요구하였다.
피고의 영업부장은 원고들 매장이 입점해 있는 백화점이나 쇼핑몰측과 매장 관련 협의가 필요한 경우 이를 처리하였고, 피고는 피고의 영업부장에게 지급할 영업관리비 명목으로 원고들에게 지급될 수수료에서 약 0.5%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각 위탁판매계약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보증금(또는 공탁금)을 제공하여야 하였다.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은 존재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모두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 내지 13, 16, 19 내지 29, 37, 38, 40 내지 43호증, 을 제1, 3 내지 5, 7, 8, 10 내지 13, 15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증인 U의 증언, 증인 V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정규직 영업직원을 백화점이나 아울렛 매장에 파견하여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하다가 2010년경을 전후하여 매장관리자들과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였는데,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위탁판매계약 체결 전 피고의 정규직 영업직원으로 고용되어 동일한 업무를 하다가 피고에 의하여 매장관리자로 강제전환 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없다.
원고들이 판매하는 제품의 판매 가격, 할인 판매 대상, 할인 가격은 피고가 최종적으로 정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원고들은 제품의 판매 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지급받지만, 피고는 제품의 소유자로 재고 발생이나 마진율에 따른 손해를 최종적으로 부담한다. 이는 위탁판매계약의 성질상 당연한 결과이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원고들이 마진을 고려하지 않고 판매 금액만을 증가하기 위해 저가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방지할 수단이 필요했을 것으로 판단되고, 그에 따른 피고의 조치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종속적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
원고들이 근무하는 매장은 이 사건 각 위탁판매계약 체결 시에 개별적으로 협의한 후 원고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정해진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각 위탁판매계약 체결 후 피고가 일방적으로 지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또한,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월별 휴무일, 여름휴가 일정을 보고받아 취합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들은 자유롭게 휴무일을 변경할 수 있었는바, 이를 들어 피고가 원고들의 휴가 여부를 사전에 승인하거나 통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고정급을 지급한 적이 없고(피고로부터 기본 지원금을 지급받은 원고들의 경우에도 기본 지원금에 매출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더한 금액을 지급받았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로 매장직원들에 대한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매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제반 비용을 지출하였는바, 원고들에게 지급된 수수료의 산정방식, 액수 및 사용처 등에 비추어 원고들이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원고들 매장의 매출을 관리하고 매출이 부진한 매장에 대하여 매출 신장을 독려한 것은 백화점이나 아울렛에 입점한 매장의 매출이 부진할 경우 피고 역시 백화점이나 아울렛으로부터 매출 개선을 요구받게 되고, 매출 부진이 심할 경우에는 해당 매장이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 퇴출될 수도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원고들의 매출실적은 피고의 수익에 직접 연결되므로 원고들뿐만 아니라 피고와도 밀접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다. 따라서 매출 신장을 독려하기 위한 피고의 조치를 피고의 지휘·감독권의 행사로 단정할 수는 없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디자인 품평회, 패션쇼, 체육대회 등의 행사에 참석하도록 강요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상품의 진열방식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유니폼, 유니화를 착용할 것을 요구하고, 영업회의 및 피고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하도록 하였으나, 이러한 피고의 조치는 피고 제품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원고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와 매출실적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를 피고의 지휘 감독권의 행사로 단정할 수는 없다.
원고들은 백화점이나 아울렛 개점 시간과 폐점 시간에 따라 근무를 해야 하지만 이는 원고들이 근무하는 장소의 특성에 비롯된 것이다. 피고가 원고들의 출·퇴근 여부나 근무 여부를 사후적·전체적으로 보고받는 것을 넘어 보고 내용을 검증하거나 상시적으로 관리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할 수수료에서 공제한 지각비는 원고들과 같은 매장관리자들의 회식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의 본사 직원이 간헐적으로 원고들이 운영하는 매장에 방문하여 매장 운영실태를 확인한 것은 매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피고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원고들은 항상 직접 매장에 상주할 필요 없이 원고들 스스로 고용한 매장직원에게 매장 업무를 맡기고 매장을 이탈하여 개인적인 용무를 보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판단된다.
원고들은 피고가 매장직원을 채용할 때 직접 면접을 보았고, 피고가 매장별 직원수를 지정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35호증은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2008년경 작성된 문서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뿐만 아니라 피고가 판매직원의 채용 여부, 채용조건, 휴가 사용, 출퇴근 등에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피고가 매장별 판매직원 수가 적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원고들에게 성수기에 적정 인원을 유지할 것을 요구한 것은 피고가 백화점이나 아울렛과 체결한 특약매입계약 등에서 매장별 인원수를 정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피고로서는 판매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는 원고들이 적정 인원의 판매직원을 고용하여 매출실적을 올리기보다는 그보다 적은 판매직원을 고용함으로써 그 급여 상당의 비용을 아끼는 것을 방지할 수단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판매직원에 대한 급여를 지급했는지를 조사한 것 역시 피고가 매장별 수수료율 조정 시 이를 반영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바, 이러한 피고의 조치가 반드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종속된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징계권을 행사한 사실이 있다는 증거는 없고, 원고들의 매출실적이 부진하다거나 원고들이 영업회의 등에 참석하지 아니하거나 유니폼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적으로 불이익한 조치를 하였다거나 계약기간 중 위탁판매계약을 해지하거나 담당 매장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원고들이 사용한 T는 매장에서 판매관리, 재고관리 등 전반적인 판매행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구축한 프로그램으로, 피고의 직원들이 생산, 자재관리, 매출분석, 판매분석 등의 목적으로 사용한 업무용 프로그램(ERP)과는 별개의 프로그램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재은(재판장) 황민웅 장윤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