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0. 5. 21. 선고 2019가합2717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84년경부터 2019. 2. 18.까지 피고의 일반직원으로 재직한 사람이다.

나.

피고 소속 C대학교(이하 '피고 학교'라고 한다)의 출판부 근로학생 D(이하 '피해 학생'이라고 한다)은 2018. 9. 21. 피고 학교 양성평등센터에 당시 피고 학교 출판부 직원인 원고가 피해 학생에게 언어적·신체적 성희롱과 성추행을 한다는 취지로 신고를 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다.

피고 학교 양성평등센터는 피해 학생의 신고를 받고는 자체적으로 원고의 성희롱 또는 성추행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였고, 그 조사결과에 따라 2018. 10. 24. 피고 학교의 고충심의위원회가 개최되었다. 위 고충심의위원회는 원고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고, 피해 학생과의 분리를 전제로 하는 인사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여 아래와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의결하였다.

라.

위 고충심의위원회 의결에 따라 원고는 피고 학교 인사위원회 회의를 거쳐 2018. 11. 12. 피고 학교 외에 있는 E농장으로 인사이동 조치되었다. 그럼에도 원고는 2018. 11. 14. 피고 학교 내 F 광장에서, 2018. 11. 28. 피고 학교 후문에서 피해 학생과 마주쳤고, 피해 학생은 원고와 마주친 사실을 양성평등센터에 알렸다.

마.

피고 학교 양성평등센터는 2018. 11. 30. 피고 학교 사무처장에게 '양성평등센터가 피해 학생 보호조치의 일환으로 원고에게 피해 학생에 대한 교내 접근 금지조치를 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는 피해 학생에 대한 2차 가해에 해당하므로 이를 징계사안에 추가하여 징계를 요청한다'는 취지로 징계요청을 하였고, 피고 학교는 2018. 12. 10. 직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징계위원회에 상정하기로 결의하고 2018. 12. 12. 피고의 이사장에게 직원 징계의결 요청을 하였다.

바.

피고는 2018. 12. 12.자 피고 학교 직원인사위원회의 직원징계의결 요청에 따라 2019. 2. 13.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해임의결을 하고 2019. 2. 18.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위 해임 통지를 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고 한다). 원고에 대한 구체적인 징계사유는 다음과 같다.

사.

원고는 2019. 3. 5. 이 사건 해임처분에 대하여 피고의 정관규정에 따라 피고 학교 일반직 원재심위원회에 재심청구를 하였는데, 위 재심위원회는 2019. 8. 13. 피고의 이 사건 해임처분을 유지한다는 재심심사결정을 하였고, 2019. 8. 20.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아.

관련 법령 및 피고의 정관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13호증, 을 제1호증, 을 제6호증 내지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임결의는 무효이다.

가.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해임처분을 받으면서 단순히 징계사유를 '언어적 및 신체적 성희롱을 했다'는 것 외에 구체적 사실을 통보받지 못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해임처분에 대하여 불복하여 2019. 3. 5. 일반직원 재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였는데, 위 일반직원 재심위원회는 재심사건을 60일 이내에 처리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2019. 8. 20.에서야 이 사건 해임처분을 유지하는 결정을 하여 원고에게 이를 통고함으로써 원고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 할 기회를 상실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처분에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

나.

피고는 원고의 행위가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별표] 징계기준상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피해 학생의 진술 내용 중에는 원고가 하지 않은 성희롱·성추행 행위도 포함되어 있는 점, 원고는 피해 학생에 대한 성추행 행위에 대하여 검찰에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고, 불기소이유에도 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아니하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원고는 피해 학생에게 사과하여 합의하였고, 피해 학생도 처벌불원의사 및 원고의 복직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시한 점, 원고가 35년간 피고 학교법인에서 근무해온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해임처분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부당하다.

3.

판단

가.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임처분을 통지함에 있어 구체적인 징계원인이 된 사실과 그 근거조항을 적시하였던 점, ②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행정적 구제절차에 있어서 그 심사대상은 구제신청의 대상이 된 부당노동행위를 구성하는 구체적 사실에 한정되므로,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구제신청기간은 근로자가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는 구체적 사실이 발생한 날이나 근로기준법 제27조의3 소정의 해고 등 사용자의 불이익처분이 있은 날(다만 계속하는 행위인 경우에는 그 종료일)로부터 기산되고, 해고 등 불이익처분에 대하여 근로자가 취업규칙 등의 규정에 따른 재심절차를 밟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결론을 달리할 수 없으며(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누11238 판결 참조), 이처럼 신속·간이한 행정적 구제절차로서의 기능을 확보할 목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7조의3 제2항 및 이에 의하여 준용되는 노동조합법 제40조 제2항에 의하면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에 대한 구제신청은 그 행위가 있은 날(계속하는 행위는 그 종료일)로부터 3월 이내에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권리구제신청 기간은 제척기간이므로 그 기간이 경과하면 그로써 행정적 권리구제를 신청할 권리는 소멸하고, 신청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그 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였다는 등 그 기간을 해태함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하여 그 결론을 달리할 수 없는 것인 점(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누5926 판결 등 참조), ③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해임처분에 대한 구제신청을 방해할 목적으로 일반직원 재심위원회의 결정을 지연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전혀 찾을 수 없고, 원고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는 데에 일반직원 재심위원회의 재심절차를 밟고 있다는 것이 아무런 장애사유가 되지도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해임처분 및 이에 대한 재심위원회의 결정 과정에 어떠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해임처분이 부당한지 여부

1)

먼저 원고가 피해학생에게 성희롱·성추행 행위를 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6호증, 제19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피해 학생에게 피해 학생의 신고 내용과 같은 언어적·신체적 성희롱 및 성추행을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①

원고 스스로도, 피해 학생의 무릎 위에 있던 가방을 들어 치운 사실, 피해 학생에게 '여자는 여우 같아야 한다, 순진하면 안된다'라는 말을 하였고, 피해 학생을 '이쁜이', '막내'라고 부른 사실, 피해 학생의 어깨를 만진 사실, 피해 학생에게 '남자 친구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이야기 해야한다', '딸처럼 생각한다'고 말한 사실, 금요일 오후 5시 정도까지 일을 한 후 집에 데려다 준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바, 원고가 인정하고 있는 사실관계만으로 보더라도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학교 직원인 원고와 근로 학생인 피해 학생 사이에 통상적으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행위라거나 친근감의 표시 등으로는 보이지 않고, 당시 원고와 피해 학생의 지위 및 관계에 비추어 원고의 행위에 대한 피해 학생의 동의가 예상되는 상황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해 학생은 자신이 원고로부터 들은 언어적 성희롱이나 원고로부터 당한 신체적 성희롱, 성추행에 관하여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피해 학생과 같은 곳에서 근무한 다른 학생들도 피고 학교 양성평등센터의 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다른 학생들의 어깨를 주무른 적이 있었고 피해 학생을 자리로 따로 불러서 일을 시킨다고 진술하는 등 피해 학생의 진술에 상당히 부합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③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원고의 피해 학생에 대한 성추행 행위에 관하여 수사를 진행한 후 원고가 2018. 5. 3. 피해 학생의 손을 잡고 허리와 엉덩이를 감싸안아 끌어당기고, 피해 학생의 볼에 뽀뽀를 한 강제추행 사실에 관하여 교육이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하면서 원고가 피해 학생에게 위와 같은 강제추행행위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2)

나아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임처분이 부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피징계자에게 사립학교법상의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교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한 것이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두917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을 제2호증, 제3호증,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임처분이 부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의 정관에 따라 일반직원인 원고에 대한 징계에 관하여도 사립학교 교원에게 적용되는 규정이 준용되는데,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피해 학생에 대한 행위는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별표 징계기준이 정한 "7. 품위유지의무위반 중 '가. 성희롱', '마. 성폭력'에 해당하고, 그 비위의 정도 및 과실은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경우 위 규정이 정하고 있는 징계양정은 '파면' 또는 '파면 해임 처분이다(원고는 비위의 정도 및 과실이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행위가 위 징계기준이 정한 '마. 성폭력'에 해당하는 이상 가장 낮은 징계양정은 '해임'처분이다).

②

피해 학생은 2018. 5. 8.부터 2018. 12월경까지 피고 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를 방문하여 12차례에 걸쳐 정서적 불안감 및 우울감, 자살사고 등과 관련하여 심리상담을 받았고, 2018. 10. 17.부터 2018. 11월경까지 J의원을 방문하여 우울한 기분, 강박적 사고 및 행동, 자살사고 등의 증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또한 피해 학생은 2018. 5. 10. 및 2018. 11. 12. 2차례에 걸쳐 약물과다섭취로 인한 자살시도를 하였고, 2018. 11. 12.부터 2018. 11. 13.까지 자살시도로 인하여 K병원에 입원하기도 하였으며, 2018. 12. 14. 환청 및 환시 증상으로 인해 응급실을 방문하여 2018. 12. 15.부터 2018. 12. 17.까지 보호병동에 입원하기도 하였다. 피해 학생이 위와 같은 각종 상담 및 정신과 치료, 입원치료 등을 받은 것은 원고의 피해 학생에 대한 성희롱 및 성추행행위가 큰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피해 학생과의 분리를 전제로 한 인사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2018. 10. 24.자 피고의 고충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2018. 11. 12. 피고 학교 인사위원회로부터 E농장으로 인사이동 발령을 받았는데, 2018. 11. 14. 및 2018. 11. 28.에도 피고 학교를 방문하여 피해 학생과 마주치는 등 고충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에 반하는 행동을 하였다.

④

원고는 피해 학생과 합의가 되었고,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서 강제추행에 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받았으며, 원고가 35년간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해임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국가의 형사처벌과 피고의 징계절차는 전혀 다른 목적을 가진 상이한 절차인 점,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25조의4는 강제추행 행위로 징계 대상이 된 경우 감경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 학생이 입은 피해의 정도가 중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한 사정들만으로 이 사건 해임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광섭(재판장) 류의준 강명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