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은 상시 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목공사업을 영위하는 사용자가 아니라, 단지 소규모 공사 현장 등에서 건축주 등에게 종속되어 특정 공정에 투입할 인부들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속칭 '십장'에 불과하여 퇴직근로자 C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으므로, 위 C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었다. 따라서 이와 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9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등 참조).
아울러, 형식상으로는 비록 일용직근로자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 되어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 지급요건으로서의 계속 근로 여부와 계속근로연수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 등 당해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기간·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다5849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사실오인 주장과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런데 원심이 설시한 이유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사정들까지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퇴직근로자 C는 원심 법정에서, ① 자신은 피고인이 지정하여 주는 근로시간, 근로 장소, 작업 내용에 따라 근로하였고, ② 공사 현장에는 피고인 밑에서 근무하는 '반장'이 배치되어 자신은 그 반장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하였으며, ③ 피고인은 공사현장에서 반장에게 작업 지시를 하였고, ④ 피고인을 평소 '팀장님'이라는 호칭 대신 '사장님'이라고 불렀으며, ⑤ 피고인은 공사 현장에서 평당 53만 원 내지 55만 원 정도로 계산하여 건축주나 시공사로부터 공사 대금을 지급받았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 및 C와 함께 근무하였던 근로자 D 역시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을 평소 '사장님'이라고 불렀으며, 피고인이 공사 현장에서 평당 50만 원 내지 60만 원 정도로 직접 시공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고 진술하였다.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 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 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C의 위와 같은 원심 법정진술은 수사기관에서의 본인의 진술과도 대체로 일치하여 그 일관성을 인정할 수 있고, D의 위와 같은 원심 법정진술과도 어느 정도 부합하여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달리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위와 같은 C의 원심 법정진술 등에 의하면, C는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피고인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어 이에 구속을 받았고, 피고인으로부터 작업 수행에 관한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도 받았다고 판단되므로, 앞서 본 법리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C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C는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비록 일용직 형태로 근로하였으나 피고인으로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별도의 지시가 없는 한 피고인이 지정하는 공사 현장에 출근하여 근로하였고, 자신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출근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미리 피고인에게 출근할 수 없는 사유를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C는 자신의 출근 여부를 전적으로 자율적으로 결정하였다기보다는 피고인에게 종속된 입장에서 출근 여부가 어느 정도 강제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지급의 대상이 되는 상용근로자로서의 요건 역시 갖추었다고 판단된다.
C가 공사 현장에서 근로하다가 산업재해를 당하여 피고인이 아닌 다른 사람을 사업주로 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급여를 수령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업주가 반드시 산업재해를 당한 해당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사업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C에 대한 사용자가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앞서 본 법리와 같이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을 기준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도 없다.
한편, 피고인은 C와 비슷한 시기에 근로한 퇴직근로자 F에 대하여, 피고인이 위 F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F의 퇴직금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공소사실로 벌금 250만 원의 약식명령(서울북부지방법원 2017고약17537호)을 발령받은 사실이 있는바,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은 C에 대하여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창우(재판장) 하석찬 정우혁
각주1)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사용자의 개념은 위 법 제2조 제2호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개념과 동일한데, 위 판례(94다2289 판결)의 내용 등에 의하면 피고인의 경우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판단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