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철강재 제조 및 도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 D 주식회사(이하 '피고 D'이라고 한다)는 철강재 제조, 일반철공업 및 가공, 철강재 도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피고 F는 2008. 5. 13. 원고에 입사하여 2015. 1. 1.부터 원고의 철강사업본부장(변경 전 명칭 : 제철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9. 12. 26. 임원위촉계약 종료로 퇴직하였다.
피고 G은 2012. 8. 1. 원고에 입사하여 2015. 1. 1.부터 원고의 AA사업본부장(변경 전 명칭 : BB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20. 1. 23. 임원위촉계약 종료로 퇴직하였다.
피고 F, G은 2019. 1. 1. 원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로 정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각 임원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임원위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 F, G은 모두 2020. 2월경 피고 D에 채용되어 피고 D에서 근무를 시작하였고, 특히 피고 F는 2020. 2. 13. 피고 D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여 2021. 3. 31. 위 사내이사의 직을 사임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6호증, 을 제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영업비밀 침해행위 또는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등 청구
이 사건 자료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2호에 정한 원고의 영업비밀이므로 피고 F, G은 원고의 임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지득하거나 원고로부터 반출한 이 사건 자료를 비밀로 유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서 퇴사한 후 피고 D에 취업하여 이를 사용하거나 공개함으로써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였다(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라목). 또한 피고 D 역시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피고 F, G을 채용하여 이 사건 자료를 취득한 후 이를 사용하거나 공개함으로써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였고(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또는 마목), 피고 D의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든 성과인 이 사건 자료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과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므로, 이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의 부정경쟁행위에도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 F, G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에 따라 청구취지 제1항과 같은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등을 구하고, 피고 D에 대하여도 선택적으로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 혹은 같은 법 제4조에 따라 청구취지 제1항과 같은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등을 구하거나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등을 구한다.
위약벌 지급청구
피고 F, G은 이 사건 임원위촉계약 제9조 제1항에 정해진 약정(이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라고 한다)에 따라 임원관계 종료 시로부터 3년간 원고의 경쟁업체인 피고 D에 취업하지 아니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여 피고 D에 취업한 후 근무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원위촉계약 제11조 제3항에 따라 원고에게 위약벌로서 각 1,0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영업비밀 침해행위 또는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등 청구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 여기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는 것은 그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그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보유자가 비밀로서 관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당해 정보의 내용이 이미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을 때에는 영업비밀이라고 할 수 없으며(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다60610 판결 등 참조),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그 정보의 보유자가 그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비밀로 관리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다12528 판결 등 참조).
한편,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은 그 보호대상인 '성과 등'의 유형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유형물뿐만 아니라 무형물도 이에 포함되고, 종래 지식재산권법에 따라 보호받기 어려웠던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도 포함될 수 있다. '성과 등'을 판단할 때에는 위와 같은 결과물이 갖게 된 명성이나 경제적 가치, 결과물에 화체된 고객흡인력, 해당 사업 분야에서 결과물이 차지하는 비중과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성과 등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권리자가 투입한 투자나 노력의 내용과 정도를 그 성과 등이 속한 산업분야의 관행이나 실태에 비추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되,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침해된 경제적 이익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영역(public domain)에 속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카목이 정하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권리자와 침해자가 경쟁관계에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경쟁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지, 권리자가 주장하는 성과 등이 포함된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의 내용과 그 내용이 공정한지, 위와 같은 성과 등이 침해자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의해 시장에서 대체될 수 있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성과 등이 어느 정도 알려졌는지, 수요자나 거래자들의 혼동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6다27646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 F, G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9, 10, 13, 3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G이 2019. 12. 3.경 베트남 현지 법인 관련 자료(이 사건 자료 중 별지 목록 제8의 하.항 기재 자료) 파일이 첨부되어 있는 이메일을, 2019. 12. 18.경 대리점 및 OEM 업체 정보(이 사건 자료 중 별지 목록 제6의 아.항 기재 자료)가 기재된 보고서 파일이 첨부되어 있는 이메일을, 2019. 12. 18.경 베트남 PHC 파일 거래처 관련 자료(이 사건 자료 중 별지 목록 제8의 파.항 기재 자료) 파일이 첨부되어 있는 이메일을 원고에 재직 당시 사용하던 본인의 업무용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여 각 작성한 후 이를 본인의 개인용 이메일 계정으로 발송한 사실, 피고 F, G이 원고에서 근무할 당시 업무상 인지한 정보나 영업비밀을 퇴사 후에도 권한 없이 유출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12호증, 을 제9, 14, 15,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피고 F, G이 원고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정한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였다거나, 위 피고들의 위와 같은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인하여 원고의 영업상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영업비밀 침해행위 또는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등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 G이 위와 같이 자신의 개인용 이메일 계정으로 발송한 각 이메일에 첨부된 베트남 현지 법인 관련 자료 등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관련 법리와 같이 어떤 정보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로 둠으로써 그 정보를 비밀로 관리할 것을 요하는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베트남 현지 법인 관련 자료 등이 평소 원고 내에서 위와 같은 수준으로 비밀로 관리되고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G이 2019. 12. 18.경 자신의 개인용 이메일 계정으로 보낸 이메일에 첨부된 보고서 파일에는 L 주식회사 및 주식회사 J의 각 정보가 기재된 보고서도 포함되어 있고, 원고가 위 회사들과 각 체결한 계약서에는 원고와 위 회사들이 계약 등으로 인하여 얻게 된 상대방의 영업상 비밀을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위 두 회사에 관한 대리점 및 OEM 업체 정보는 원고가 평소 비밀로 관리하였다고 볼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아니하나, 원고의 경쟁업체인 피고 D 역시 위 두 회사들과의 거래 등을 통해 위 정보를 이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위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업체인 피고 D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위 정보의 취득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위 정보는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한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지닌 영업비밀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정한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가 있을 것을 요하는데, 비록 피고 G이 위와 같은 각 이메일을 자신의 개인용 이메일 계정으로 발송하였더라도 그 자체를 두고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라고 평가할 수는 없으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과연 피고 G이 그 후 위 각 이메일에 첨부된 자료들을 사용하거나 공개하였는지, 만일 사용하거나 공개하였다면 그 구체적인 방식은 어떠하였는지를 알 수 없다.
피고 F의 경우 피고 G의 위와 같은 이메일 발송 행위처럼 원고의 영업비밀을 외부로 반출했다고 의심할만한 특별한 행위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F, G이 원고에서 비교적 장기간 근무하였고, 특히 임원으로도 근무한 탓에 원고의 사업계획 또는 사업전략 등 영업 관련 중요정보를 지득하였을 가능성이 다른 직원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며, 원고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에 따라 이 사건 자료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등을 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 F, G이 원고에서 근무하는 동안 각종 회의에 참석하고 보고를 받는 등으로 상대적으로 이 사건 자료를 접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자료의 양이 상당히 방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피고들이 원고에서 퇴사한 이후에도 피고 D에서 자신들의 업무와 관련하여 이를 직접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사건 자료의 상세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자료 중에는 별지 목록 제8의 가.항 기재의 '품목별 사업계획 및 제품개발 계획(2018년 실적 및 주요 이슈, 개선 요청 사항, 2019년 품목별 시황전망과 사업계획, 주요 이슈 및 대응 전략, 제품 개발 계획)' 등과 같이 원고의 사업계획 또는 사업전략이라 할 수 있는 자료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원고의 사업계획 또는 사업전략은 수립 이후에도 업계의 현황 및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추후 얼마든지 변동될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사업계획 또는 사업전략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자료 중 일부는 현재까지도 원고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설령 피고 F, G이 추상적으로나마 이를 기억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성립할 수 없다.
한편, 원고가 피고 F, G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에 따라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등을 구하기 위해서는 설령 위 피고들이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였더라도 그로 인하여 원고의 영업상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음이 입증되어야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다소 추상적인 영업상 이익 침해의 우려를 넘어 원고의 영업상 이익이 실제로 침해되었다거나 구체적인 침해의 우려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D에 대한 판단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금지 등 청구 부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F, G이 원고의 주장처럼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정한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위 피고들이 위와 같은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였음을 전제로 피고 D이 이들을 채용함으로써 원고의 영업비밀인 이 사건 자료를 취득하거나 공개·사용하였다는 취지인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금지 등 청구 부분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에 정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행위자가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할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자료가 피고 D에 의하여 사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피고 D이 위와 같은 부정경쟁행위를 하였더라도 이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따라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등을 구하기 위해서는 그로 인하여 원고의 영업상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음이 입증되어야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다소 추상적인 영업상 이익 침해의 우려를 넘어 원고의 영업상 이익이 실제로 침해되었다거나 구체적인 침해의 우려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행위 또는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등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위약벌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에 규정된 '영업비밀' 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사정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21903(본소), 2015다221910(반소)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 내지 8, 10 내지 13, 16,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피고 F, G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므로 이는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 F, G은 원고에서 근무할 당시 임원으로 근무하였으므로, 위 피고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는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그러나 형식상 회사의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는 있다),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국민의 기본권이므로 위 관련 법리의 내용은 위 피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유효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정하여진 피고 F, G의 경업금지기간은 임원관계가 종료된 때로부터 3년간으로 비교적 장기간이라 할 수 있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피고들에 대하여 위와 같이 비교적 장기간의 경업금지기간을 설정해야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위 피고들에 대하여 아무런 지역적 제한을 두지 않고 단지 동종업체·경쟁업체 및 그 계열사에서의 취업을 모두 금지하였으므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적용되는 지역적 범위는 상당히 넓다.
피고 F(), G()의 연령은 모두 현재 대부분의 기업체에서 채택하고 있는 정년인 만 60세에 근접하여 위 피고들은 다른 직종으로 전직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습득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고, 위 피고들이 원고에서 비교적 장기간 근속하면서 습득한 철강업계의 관련 지식과 경험을 이용하는 업무에 전혀 종사할 수 없다면 사실상 위 피고들은 재취업이 불가능하여 생계에 적지 않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피고 F, G은 원고에서 근무하는 동안 모두 원고로부터 비교적 높은 수준의 연봉, 퇴직금 및 출장비 등의 경비를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이나, 이는 위 피고들이 원고에서 임원의 자격으로 근무한 것에 대한 대가 및 경비의 지급으로 인정될 뿐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따른 특별한 대가가 지급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F, G은 모두 원고에 입사하여 임원으로 승진한 이후부터는 매년마다 원고와 임원위촉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기하여 자신들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므로, 위 피고들은 2019. 12. 31.에 이 사건 임원위촉계약상 자신들의 임기가 만료되더라도 2020년에도 자신들에 대하여 새롭게 임원위촉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위 피고들은 2019. 11. 12.경 원고로부터 임기종료 통보를 받은 후 불가피하게 원고로부터 퇴사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피고 F, G의 퇴사 경위에 더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피고들이 다른 직종으로의 재취업이 사실상 곤란했던 사정 등을 고려하면 위 피고들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피고들이 원고의 실질적 대표이사로 보이는 K으로부터 임기종료 통보를 받기 전부터 경쟁업체인 피고 D으로의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자료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위 관련 법리와 같이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의 정도에는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할 수 있는데, 위 피고들이 원고에서 근무하는 동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원고의 사업계획 또는 사업전략 등 원고의 사업 관련 내부정보는 원고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이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의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고의 사업 관련 내부정보는 위 피고들의 퇴사 이후 업계 현황의 변동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 또한 원고는 위 피고들이 원고에서 근무하는 동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예상되는 원고의 사업 관련 내부정보가 있다면 이에 대한 유출 및 악용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위 사업 관련 내부정보를 위 피고들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내용으로 변경할 수도 있는 점, 위 피고들이 원고에서 근무하는 동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원고의 사업 관련 내부정보의 범위를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고, 위 피고들이 피고 D에서 위 정보를 업무에 직접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상세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설령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의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원고의 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그 보호가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에 해당한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위와 같이 민법 제103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유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피고들에 대한 위약벌 지급청구 역시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광섭(재판장) 하석찬 권원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