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7 내지 13, 15, 36, 4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피고는 ‘C’라는 상호로 체육도장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체육강사로 고용되어 2011. 3. 11.부터 2016. 6. 30.까지 근로를 제공하였다.
원고의 퇴직금은 17,425,245원인데, 피고는 원고에게 그 중 1,000,000원만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형사재판(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정1522)에서 ‘원고의 퇴직금 16,425,245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특별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의 공소사실이 유죄(벌금 2,000,000원, 집행유예 2년)로 판단되어 확정되었다.
주장 및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한 나머지 퇴직금 16,425,245원(= 17,425,245원 –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6. 7.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와 2012. 3.부터 일정액의 기본급에 성과급(원고가 담당한 교육생들이 납부한 교육비 총액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에서 3.3%를 공제한 금액)을 더한 금액을 월급여로 하되 위 성과급 중 20%는 퇴직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였다. 그에 따라 피고가 위 무렵부터 원고의 퇴직일 무렵까지 원고에게 분할하여 지급한 퇴직금 합계 16,192,715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법정퇴직금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위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금원에 대하여 퇴직금 지급의 효력의 인정되지 아니한다면, 원고가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위 금원은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22, 32, 35, 41, 43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➀ 피고가 2012. 3. 이후 작성한 원고의 월급명세서나 급여계산서에는 기본급, 성과급의 항목은 존재하나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항목은 존재하지 아니하고, 원고에게 지급된 월성과급 중 20%에 해당하는 금액이 퇴직금에 해당한다고 볼 객관적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점, ➁ 원․피고 사이에 2016. 3. 작성된 강사계약서에도 퇴직금 분할 약정으로 볼 만한 내용이 없는 점, ➂ 피고는 원고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형사사건 조사과정에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지 여부 자체를 잘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피고 사이에 피고가 주장하는 내용과 같은 퇴직금 분할 약정이 성립하였다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과는 구분되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일부라도 지급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그와 같은 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철(재판장) 한성진 조우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