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90,000,000원 및 그 중 72,000,000원에 대하여는 2022. 8. 1.부터, 18,000,000원에 대하여는 2023. 4. 1.부터, 각 2024. 10.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그 중 5%는 원고(반소피고)가, 95%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하고, 반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판단한다.
기초사실
C은 원고와 형제사이로서 2010. 1. 15.경 형 D에게서 명의를 대여 받아 보일러공사, 기계설비공사 등을 사업목적으로 한 “E”라는 상호의 개인업체를 개업하여 운영하였는데, 원고도 E에서 시공, 설비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2018. 12. 20.경 D을 명의상 대표이사로 하여 주식회사 F이 설립되었는데 D이 명의대여 중단 의사를 표시하자 C은 2019. 3. 20.경 피고(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G”)를 설립하여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원고는 사내이사로 취임하였다.
그 후 H이 2022. 3. 20. 피고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 선임되어 등기되었고, 원고는 같은 날 임기만료로 사내이사직에서 퇴임하였다.
한편 피고는 2022. 4. 19.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퇴직금 정산 지급 확인서(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하고, 문서를 지칭할 때는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한다)를 작성해 주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을 제15호증 일부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법인퇴직금 18,000,000원, 법인 전 퇴직금 72,000,000원 등 합계 9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정금 9,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항변의 요지
피고의 정관에서 임원 퇴직금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하도록 되어 있으나 그 지급규정이 별도로 없어 ‘법인 퇴직금 1,8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E”는 C과 원고가 동업으로 운영한 업체로써 원고는 당시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자가 아니었으므로 ‘법인 전 개인사업자 퇴직금 7,2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는 지배주주인 C과 동업으로 피고를 운영하면서 미국에 자주 출국했던 C(영주권자)을 대신해 피고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고, H은 이 사건 약정 당시 형식상 대표이사로서 원고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었으며, 피고는 당시 세금 체납과 외상채무를 연체하는 등 경영사정이 좋지 않았는데, 이 사건 약정에 의해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게 하는 것은 대표이사에게 배임을 강요하고, 주주와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약정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로써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이고, 이 사건 약정은 피고 대표이사 H의 경솔, 무경험을 이용한 현저하게 공정성을 잃은 것이므로, 민법 제104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대표이사 H은 이 사건 당시 원고의 지시로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음에도 있는 것으로 착오에 빠져 이 사건 약정을 한 것이고, 이는 법률행위 중요부분의 착오이므로 이 사건 약정을 취소한다.
판단
퇴직금 지급규정 부존재 등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이 없다거나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청구원인은 원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약정금을 청구하는 것이지 퇴직금 규정에 근거하거나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약정의 무효 및 취소 여부(민법 제103조, 제104조 위반 여부)
원고의 지위
위 인정사실, 앞서 거시한 증거 및 을 제16 내지 21호증, 을 제2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① 원고는 피고의 설립 당시인 2019. 3. 20. 사내이사로 취임하여 퇴직하기 전인 2022. 3. 20.까지 계속 사내이사로 재직한 점, ② 원고 급여는 월 400만 원 내지 600만 원으로 월 200~300만 원을 받는 다른 직원들에 비해 상당히 높았던 점, ③ 또한 원고는 피고 회사의 차량(카니발)을 제공받아 업무용 뿐 아니라 출·퇴근용으로 사용한 점, ④ 원고는 피고의 지출결의서나 출금전표 등에 피고 대표이사의 위임을 받아 결제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기보다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임원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만, 원고가 I과 동업으로 “E” 또는 피고를 운영하였는지 보건대, 원고가 위 두 업체의 설립시 자금을 출자하였다거나 그 손익을 배분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을 제15호증(D 진술서)는 주로 전문한 진술에 불과하여 그 기재내용만으로 위 동업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가 I과 동업자 지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무효, 취소 사유 해당 여부
이 사건 약정금을 지급하는 것은 피고에게 손해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이를 결정한 대표이사의 업무상 배임을 강요하고 주주와 회사 채권자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것인지 보건대, 을 제8, 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21. 10. 21.자 기준으로 부가가치세 85,274,480원, 근로소득세 17,210,430원, 사업소득세 5,252,850원, 퇴직소득세 733,690원 등 총 108,471,450원과 건강보험료 등 4대 보험료 합계 64,091,700원을 체납하고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위 거시한 증거 및 갑 제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당시 위 체납액 이외 약 2억 원의 외상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오히려 피고 대표이사 I은 원고 명의로 자동차나 부동산을 명의신탁 하였는바, 이는 채무면탈의 의도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은 체납사실도 불성실 체납으로 보일 수 있을 뿐이다), ② 피고의 자본금은 3억 1,000만 원으로 위 체납액을 초과하는 점에 비추어, 피고가 이 사건 약정 당시 지급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는 2022. 1. 28.경 J교회에 500만 원을 기부한 점(을 제26호증의 4)에 비추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원고는 “E”에서의 사업과 그 사업을 바탕으로 피고가 설립된 이후에도 공사현장에서 인원 관리·감독뿐만 아니라 기계설비, 배관 및 용접 등 직접 현장에서 작업을 수행하였는바 그 재직기간이나 업무상 기여 정도가 결코 작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이러한 원고의 “E”부터의 재직기간, 업무 기여정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약정 금액이 현저히 과다하다거나 합리적인 수준을 넘는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⑤ 피고는 I이 지인 등에게 주식을 명의 신탁한 채 피고를 지배하고 있는 실질적인 1인 주주인 회사로서 이 사건 확인서는 I 명의로도 작성되어 지배주주 의사에 반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피고는 이 사건 확인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있어 문서 전체가 진정하게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약정이 피고에게 손해를 초래하거나 경영진의 업무상 배임을 강요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민법 제103조를 위반한 약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확인서가 피고 대표이사 H의 경솔, 무경험이나 착오로 인해 작성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90,000,000원 및 그 중 72,000,000원에 대하여는 이행기 다음 날인 2022. 8. 1.부터, 18,000,000원에 대하여는 이행기(원고는 이 부분 이행기인 ‘양평현장의 정산시기’를 2022. 7.경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피고는 양평현장의 정산시기를 2023. 3.경 세금계산서 발행으로 정산을 마무리 했다는 취지로 자인하고 있어 이 부분 이행기는 2023. 3. 31.경 도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음 날인 2023. 4. 1.부터, 각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은 2024. 10.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
원고에게 2019. 4. 30.부터 2022. 5. 6.경까지 급여로 합계 218,571,940원을 지급하였는데, 상법 제388조에 따라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를 결의로 정하여야 함에도 주주총회에서 아무런 결의를 하지 않은 채 원고에게 보수를 지급하였는바, 이는 강행규정인 상법 제388조를 위반한 것으로 무효이므로, 원고는 지급받은 보수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원고
원고에 대한 보수지급에 주주총회 결의는 없었지만 피고는 C이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주식을 명의신탁한 실질적인 1인 주주인 회사로서 C과 합의하에 보수를 받은 것이므로 유효하다.
판단
관련 법리
주식회사에 있어서 회사가 설립된 이후 총 주식을 한 사람이 소유하게 된 이른바 1인회사의 경우에는 그 주주가 유일한 주주로서 주주총회에 출석하면 전원 총회로서 성립하고 그 주주의 의사대로 결의가 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따로 총회소집절차가 필요 없고, 실제로 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었다 하더라도 그 1인 주주에 의하여 의결이 있었던 것으로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실질적으로 1인회사인 주식회사의 주주총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그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지 아니한 경우라도 증거에 의하여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재직기간 중 원고에 대한 보수 지급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가 없었던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앞서 인정된 사실 및 을 제1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피고는 I이 실질적으로 경영하는 1인 주주인 회사로서 I은 원고에 대한 급여지급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묵인해 온 점, I도 해외 체류하는 기간 동안 업무를 수행하지 않음에도 월 급여로 650만 원을 수령하기도 한 점 등 피고의 지배구조, 보수의 지급경위, 원고와 I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보수지급에 대하여 주주총회결의는 없었으나 실질적으로는 1인 주주인 I의 승인 하에 지급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는 당시 주주총회를 개최하였다고 하더라도 동일한 결의가 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그 보수지급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