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7. 18. 선고 2022나34655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

G은 원고, 피고, H를 필라테스, 요가 강습팀으로 이끌며 2018년경부터 인천 남동구 I 소재 요가 강습소에서 영업을 해오던 중, 2020년 2월경 서울 노원구 J에 있는 K필라테스 태릉점(이하 ‘태릉점’이라 한다) 사업주 L과 사이에, 태릉점의 매출을 단기간에 상승시켜 제3자에게 인수합병 또는 양도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G이 L을 위하여 위탁운영을 수행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였다.

○

G, 원고, 피고, H는 2020. 2. 14. 전문위탁경영팀 정보기밀유지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서(갑 6호증)를 작성하고, 그 계약서에 각 기명날인하였다.

○

이 사건 계약서의 주된 내용은, G이 대표로서 태릉점을 총괄경영하고, 원고는 지점관리자, 피고와 H는 FC(강사)운영자로 근무하며, 계약기간은 1년으로 하고, 급여조건 등을 정함과 아울러, 월 무단결근 5회는 계약해지 사유이고 계약해지 시 위약금 2,000만 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제9조), 원고, 피고, H 등 3인은 정보보호 및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위반 시 위약금 3,000만 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제11조, 특약사항 제3조) 등이다.

○

피고는 이 사건 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에 따라 2020년 2월경부터 태릉점에서 필라테스 강습을 했으나, 2020. 3. 5. H와 함께 사무실에서 소지품을 챙겨 가지고 나간 뒤 태릉점에 출근하지 않았고, 원고, G의 연락에도 답하지 않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 5, 6, 13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G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청구원인

원고, 피고가 G, H와 함께 체결한 이 사건 계약 제9조에 의하면 월 무단결근 5회는 계약 해지 사유로서 그에 대한 위약금 2,000만 원 이상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2020. 3. 5. 이후에는 태릉점에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에게는 이 사건 계약 제11조에 따른 정보보호 및 비밀유지의무가 있고 이 사건 계약상 이를 위반하면 위약금 3,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피고가 2020. 3. 5. 태릉점에서 영업기밀이 담긴 노트북을 함부로 가져감으로써 위 정보보호 및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범위 내의 위약금 2,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①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에 대한 위약금 채권은 G에게 귀속될 수 있을 뿐 원고에게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원고가 이를 주장하면서 제기한 이 사건 소는 오직 소송행위만을 위한 임의적 소송신탁에 해당하여 부적법하다(본안 전 항변).

②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바 없다. 이 사건 계약서상 피고의 이름 옆에 날인된 인영은 피고의 인장에 의한 것이 아니며, 가사 피고의 인장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도용된 것이다.

③

가사 이 사건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되었고 그 계약 위반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상 제9조, 제11조의 위반행위에 따른 위약금 채권은 G만 가질 뿐이고, 원고는 그 채권자가 아니다.

3.

판단

가.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하여

원고가 이 사건 소송의 수행을 위하여 G으로부터 임의적 소송신탁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원고는 자신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위약금채권을 행사한다고 주장할 뿐, G의 피고에 대한 채권을 양수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계약이 성립되었는지 여부

문서에 찍힌 인영이 그 명의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인영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민사소송법 제329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까지 추정되는 것이므로, 문서가 위조된 것임을 주장하는 자는 적극적으로 위 인영이 명의인의 의사에 반하여 날인된 것임을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다72029 판결 등 참조).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으면 처분문서에 기재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1다202309 판결 참조).

갑 4, 7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서의 피고의 이름 옆에 날인된 인영이 피고의 인장에 의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계약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고, 을 16, 3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인장이 도용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그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처분문서인 이 사건 계약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계약서의 기재 내용과 같이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함이 타당하고, 달리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만한 반증이 없다.

다.

이 사건 계약 제9조 위반에 따른 위약금채권의 발생 및 원고에의 귀속 여부

1)

갑 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 보면, 위약금에 관하여 정한 이 사건 계약 제9조는 ‘G(A), 원고(B), 피고(C), H(D)의 월 무단결근 5회, 무단지각 10회는 계약해지 사유다. 그만큼 성실과 신뢰를 기반으로 계약한다.’, ‘...서로 위 계약위반.해지시, 제8조.제9조위반시 위약금 각.각의 2000만원이상을 지급한다.’고 정하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여기서 피고가 위 제9조를 위반한 경우 위약금의 채권자에 관하여, 원고는 원고 자신도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G만 해당된다고 주장하는바, 아래에서 그에 관하여 살핀다.

처분문서에 나타난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다52087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위에서 든 증거들 및 을 2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계약 제9조 위반행위로 인하여 위약금 채권이 발생하는 경우 그 채권자에는 G만 해당되고, 원고는 그 채권자가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

○

이 사건 계약 제9조에는 G(A), 원고(B), 피고(C), H(D)의 “월 무단결근 5회, 무단지 각 10회는 계약해지 사유”이고, “서로 위 계약위반 해지시 … 제9조위반시 위약금 각.각의 2000만원 이상을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어서, 일견 위 문언 자체로만 보면 마치, 계약 당사자 4명 중 누구라도(G도 포함하여) 1개월에 5회 이상 무단결근을 하는 경우, 나머지 3명에 대하여 각 2,000만 원씩 도합 6,000만 원의 위약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원고의 주장은 위와 같은 해석을 전제로 하고 있다).

○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계약 당사자 4명이 서로서로에 대하여 무단결근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G, 원고, 피고, H가 동업자라고 볼 수 있는 등 서로 대등한 관계에 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서상 여러 약정내용들, 즉 태릉점의 사업자 L을 ‘사용자’로, G(A)을 ‘대표’로, 원고(B)를 ‘지점관리자’, 피고(C), H(D)를 각 ‘FC(강사)운영자’로 각 지칭하면서, L은 태릉점의 인수합병, 제3자에의 영업양도(권리금)을 목적으로 G에게 모든 권한(운영, 인사, 관리, 매매 등)을 위임하고 총괄운영자로서의 직분을 승낙하며, “G(A)이 원고(B), 피고(C), H(D)를 고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전문, 제1조), 급여조건에 관하여도 향후 태릉점의 매출이 성공적으로 상승하여 타에 처분하는 경우 그 받게 되는 권리금 중 1/3은 G에게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 2/3를 G, 원고, 피고, H가 성과금(성과급)으로 각 1/4씩 분배하는 것으로 정한 점(제3조, 별첨 [1]), 원고, 피고, H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기 위해 4대보험에 가입하기로 하고, 그 4대보험 가입에 방해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정한 점(제8, 9조), 원고, 피고, H가 상담상 과실로 태릉점 회원이 등록신청서 작성 후 5일 이내에 환불이 발생하는 경우, 과실 내용에 따라 그 환불금액의 100% 또는 50% 해당액에 대한 책임을 지기로 정한 점(제6조), G은 근무시간 안에 원고, 피고, H에게 회계자료를 요청할 수 있고 원고, 피고, H는 G에게 회계자료를 정리해 제출하여야 하는 점(제7조)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은 그 당사자인 G, 원고, 피고, H 4명이 재산 또는 노무를 출자하여 대등한 관계에서 태릉점을 운영하는 동업계약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고, 태릉점의 사업자 L으로부터 태릉점의 운영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G이 사용자의 지위에서, 근로자들로서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원고, 피고, H의 업무수행을 지휘·감독하는 고용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해석은 그 전제부터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인다.

○

특히 이 사건 계약 제2조에 따르면 태릉점에서 운영시간에 상주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원고(B), 피고(C), H(D)뿐이고, 그에 따라 원고(B), 피고(C), H(D)는 각각 10시간 30분씩(원고와 피고는 13:00 ~ 23:30, H는 11:00 ~ 21:30) 태릉점에 있어야 한다. 반면 G(A)의 경우 하루 중 4시간(10:00 ~ 14:00 또는 18:00 ~ 22:00)만 태릉점에 있을 것으로 예정되어 있고, 상주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계약상 무단결근에 대한 제재 대상은 근로자의 지위에 있는 원고(B), 피고(C), H(D)이고, 그 위약금을 구할 수 있는 주체는 사용자인 G(A)임을 당연히 예정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며, 피고, H가 자신들보다 상급자인 지점관리자이기는 하지만 같은 근로자에 불과한 원고에 대해서까지(또는 반대로 G, 원고가 피고, H에 대해서까지) 무단결근에 따른 위약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

제1심 증인 G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태릉점의 사업주 L이 G에게 사용자로서의 모든 권한을 위임함에 따라 G이 원고, 피고, H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이다.

○

원고는 2017. 11. 20.경 인천 남동구 소재 요가강습소에서 근로자인 요가 강사들을 고용한 사용자로서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처벌된 바 있었고(인천지방법원 2019고단3979호, 을 21호증), 당시 G이 위 요가강습소를 함께 운영한 것으로 보이나, 태릉점의 경우에도 위 인천 소재 요가강습소와 마찬가지로 원고가 G과 공동운영자 또는 공동사용자 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는 없다.

○

따라서 이 사건 계약서 제9조의 문언이 분명하지는 아니하나, 그 조항은 이 사건 계약 당사자들 4명 중 누구든지 월 5회 무단결근을 한 경우, 서로서로 나머지 3명에 대하여 2,000만 원씩 도합 6,000만 원의 위약금을 지급할 것을 정한 내용으로 보기보다는, G을 제외한 근로자 원고, 피고, H 중 위반행위를 한 사람이 사용자인 G 1인에 대하여 2,000만 원의 위약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는 해석이다.

2)

또한 이 사건 계약 제9조에 정한 ‘무단결근’은 근로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사업장인 태릉점에 출근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것인데, 위에서 든 증거들과 을 30, 31, 3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합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은 여러 사정들, 즉, 이 사건 계약은 근로자들에게 10시간 30분씩의 장시간 동안 태릉점상주의무를 정하고 있고, 월 5일간의 무단결근에 대하여 2,000만 원이라고 하는 고액의 위약금을 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특약사항으로 계약 당사자들 4명은 "서로 절대 배신하지 않으며 배신할 시 각각의 위약금을 배상할 것을 꼭 다시 한번 약속한다"고 기재하는 등 계약관계의 유지를 과도하게 강조한 점, 피고와 H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20년 2월경 태릉점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이후 G의 강압적 태도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심각한 정신적 갈등과 고통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G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익명 SNS에 심적 고통을 토로하기도 하고, 2020. 3. 4. “피해자가 피해자를 만드는 끔찍한 지옥” 이라는 문자를 남기기도 한 점, 피고와 H는 그러한 억압상태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G 몰래 태릉점을 벗어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판단하여 2020. 3. 5. 새벽 G이 잠이 든 것을 확인하고는 함께 태릉점을 떠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후로 G은 피고와 H에게 문제를 키우지 말고 돌아오라고 종용하면서 피고 등의 주거지를 찾아가 사진을 찍는 등으로 감시하기까지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가 2020. 3. 5. 이후로 태릉점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아니한 ‘무단결근’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결국 피고가 이 사건 계약 제9조에 정한 무단결근을 하여 그 조항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설령 피고가 그러한 위반행위를 하였더라도 원고에 대해서까지 위약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이 사건 계약 제11조 위반에 따른 위약금채권의 원고에의 귀속 여부

우선 만약 피고의 이 사건 계약 제11조 위반행위로 인하여 위약금 채권이 발생하는 경우, 원고도 그 채권자로 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정보보호 및 비밀유지의무에 관하여 정한 이 사건 계약 제11조는 원고(B), 피고(C), H(D)는 G(A)의 사전 서면 동의없이 보호대상정보를 어떤 목적으로도 사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공개·제공·누설 및 이용하도록 해서는 안 되고, 퇴사일로부터 2년간 기밀유지의무가 있으며, 퇴사 및 계약 종료 7일 이전에 위 자료를 G에게 반환해야 하고, 여기서 ‘보호대상정보’는 G(A)으로부터 받았거나 업무중 사용하는 개인정보, CCTV파일, 폰, 회원관리 프로그램 백업, … 컴퓨터, 노트북 자료 등 모든 자료라고 정하는 사실, 또한 이 사건 계약 특약사항 제3조는 원고(B), 피고(C), H(D)가 이 사건 계약 종료 후 G(A)에게 위 자료를 반환하지 않고 소지하거나 또는 위 제11조를 위반한 경우 위약금 3,000만 원을 배상한다고 정하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와 같은 이 사건 계약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 제11조에 따른 정보보호 및 비밀유지의무는 근로자인 원고, 피고, H가 사용자인 G에 대하여 부담하는 것으로서, 위 의무의 위반행위에 따른 위약금 지급채권도 G이 가지는 것이 명백하므로, 그와 달리 이 사건 계약 제11조 위반에 따른 위약금채권이 원고에게도 귀속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피고가 실제로 위 조항의 위반행위를 했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상윤(재판장) 김형석 황기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