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12. 19. 선고 2022나37982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확장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2,389,406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5.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의 금전지급을 명하는 부분 중 제1심에서 가집행이 선고되지 아니한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미지급 임금 지급의무의 발생

가.

인정사실

○

피고는 서울 중랑구 C에 있는 숙박업체 'D'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

원고는 2020. 7. 5.부터 2021. 4. 30.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하였다.

○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을 1호증, 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고 한다)상 휴게시간은 1일 10시간으로 기재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위 근무기간 동안 원고의 휴게시간은 1일 2시간에 불과하였고, 그 차이에 해당하는 8시간(계약서상 휴게시간 10시간 -실제 휴게시간 2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어야 함에도, 피고는 그에 해당하는 임금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

위 8시간을 근로시간에 포함하여 통상임금 미지급액을 산정하면, 2020년 7월치 1,093,182원, 2020년 8월치부터 2021년 4월치까지 9개월간 매월 1,255,136원 등 합계 12,389,406원(=1,093,182원 + 1,255,136원 × 9개월)이다.

○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 임금 12,389,406원을 체불하였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위반 공소사실로 약식기소되었다가 피고의 정식재판청구에 따라 진행된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고정180호 사건에서 위 법원이 2022. 7. 6. 위 공소사실을 그대로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에게 벌금 200만 원의 형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가 서울북부지방법원 22노1133호로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항소심 법원은 2023. 5. 1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피고가 다시 상고를 제기하였으나(대법원 2023도6859) 그 후 위 상고가 기각되어 위 유죄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거나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 은 가지번호 포함), 을 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임금 지급의무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합계 12,389,40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2021. 4. 30.)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1. 5.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및 판단

가.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계약서 작성 당시 손님이 거의 없는 10시간 동안은 원고에게 손님을 받지 못하더라도 쉴 수 있도록 휴게시간을 보장해 준 것인데, 원고가 무단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이고, 피고가 근무하도록 지휘·감독한 바도 없으며, 원고는 실제로 카운터와 분리된 방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위 10시간 중 원고가자인한 2시간 외에 나머지 8시간도 역시 휴게시간으로서 통상임금 산정을 위한 근로시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리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 등 참조).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즉 실근로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 ·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다14110, 14127, 14134,14141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이 사건의 경우, 을 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 보면, 이 사건 계약서 제5조에 의하면, 원고가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격일제로 근무하면서 12:00부터 1시간의 점심식사 시간, 18:00부터 1시간의 저녁식사 시간과 매시간 10분, 00:00부터 00:30까지 30분, 04:00부터 10:30까지(다만, 스케줄표에는 09:30으로 기재되어 있고, 근무시간이 10:00까지이며, 휴게시간의 합계가 10시간인 점 등에 비추어 '09:30'의 착오 기재로 보인다) 총 10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정한 사실, 원고가 특히 야간 근무시간 등에 카운터 옆에 별도로 마련된 휴게장소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자기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이 사건 계약서상 휴게시간으로 지정된 시간대에도 손님이 방문하면 혼자 근무하던 원고가 응대해야 했고, 해당 시간 동안 원고를 대체할 다른 직원이 없었던 점, ○ 위와 같이 휴게시간으로 정하여진 새벽 4시 이후 시간 등에도 숙박시설에 입실한 손님들이 비록 많지는 않았지만 매일 1건 이상씩 있었던 점, ○ 원고로서는 대기상태에 있다가 입실하는 손님들을 응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이고, 피고가 약정된 휴게시간에는 손님들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적으로 지시하였다는 정황도 없는 점, ○ 원고가 근무하는 카운터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 실시간으로 감독이 가능하였던 점, ○ 이 사건 계약서와 달리 스케줄표에는 점심식사와 저녁시간 각 1시간, 04:00부터 09:30까지, 24:00부터 04:00까지는 매 시간당 15분, 나머지 시간에는 매 시간당 10분 합계 10시간이 휴게시간으로 되어 있는 등 휴게시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보다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휴게시간을 정하여둔 것일 뿐으로 볼 여지가 많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서상 휴게시간으로 약정된 10시간 중 원고가 휴게시간으로 인정한 2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8시간은 대기상태에서 실질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인정을 뒤집고 위 야간시간 동안 원고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휴게시간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하는바, 이 법원에서 확장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위 인정과 같이 변경하기로 한다.

판사 이상윤(재판장) 김형석 황기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