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6. 4. 선고 2023나3519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3. 5. 1.경부터 서울 중구 D 에서 ‘E’라는 상호의 미용실(이하 ‘이 사건 미용실’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 A는 2013. 5. 1.경, 원고 B은 2016. 4. 16.경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미용실에서 원고들이 미용시술을 하고 피고로부터 매출실적에 대한 일정 비율의 소득을 배분받기로 하는 내용의 자유직업소득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각 해당 일부터 이 사건 미용실에서 헤어디자이너로서 업무를 수행하다가 원고 A는 2021. 1. 31.에, 원고 B은 2021. 3. 19.에 업무를 종료하였다.

다.

원고들은 이 사건 미용실에서 헤어디자이너로 일하던 중인 2018. 5. 1.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Hair Designer 자유직업소득 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을 작성하였다.

라.

이 사건 계약서 제4조 제2항, 제3항에서 말하는 ‘소득배분율표’는 헤어디자이너 개인의 월 매출실적을 구간별로 세분화하여 소득 배분율을 최저 28% ~ 최고 43% 사이에서 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들이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퇴직금 6,414,668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원고 B에게 퇴직금 10,674,371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은 자신의 계산으로 독립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독립사업자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앞에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 내지 6호증, 갑 제9 내지 14호증, 갑 제17 내지 19호증, 갑 제21 내지 29호증, 갑 제31 내지 33호증, 갑 제35, 37, 38호증, 을 4, 5, 7, 1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 하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들을 비롯한 헤어디자이너들(이하 원고들을 포함하여 이 사건 미용실의 헤어디자이너 전원을 일컫는 경우에는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이라고 한다)은 2개의 근무조(1부: 10시부터 20시, 2부: 11시부터 21시)로 편성되어 근무하였고,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 사이에는 지각 시 벌금을 부과하기로 하는 자율적 약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서 제6조 제5항에서도 '피고는 고객의 지속적인 방문을 통한 매출 증진 등 합리적인 목적을 위하여 개점과 폐점 시간을 정할 수 있고 원고들이 순번으로 이를 준수하여 고객서비스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고객의 예약 접수 및 신규 고객 배정을 위해서는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출퇴근 시간 및 근무 시간 등의 조정은 필요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의 지각, 조퇴, 결근 여부 등 근태 현황을 관리하였다거나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에게 어떠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제도적 장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달리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은 각자 휴무 요일을 정하였고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의 휴가에 관하여 일정한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이 하나의 미용실에서 고객들에게 용역을 제공하는 관계로 고객들에 대한 편익 제공의 차원에서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 사이에 휴무일이나 휴가를 상호 협의하여 정할 현실적 필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의 휴무일을 일방적으로 지정하였다거나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의 휴가 사용 현황을 관리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3)

이 사건 미용실에서는 매주 토요일 조회와 매월 1회 워크숍<1>이 시행되었고, 교육, 청소, 시무식이나 독서토론회, 체육대회와 같은 행사(이하 ‘행사 등’이라고 한다)의 개최가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에게 정기적으로 공지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위 조회와 워크숍, 행사 등은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이 하나의 미용실에서 고객들에게 용역을 제공하는 관계로 그들 간의 소통과 협조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그 목적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으며, 그 횟수가 과다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피고가 조회나 워크숍, 행사 등에서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에게 업무지시를 하였다거나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이 이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4)

피고가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에게 월별·주별·일별 목표 고객 수를 제시하고, 실적이 우수한 헤어디자이너에 대하여 포상하기도 하였으며,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의 매일의 매출 및 누계 매출을 집계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목표 고객 수의 제시 및 포상은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 개인의 실적이 향상되는 것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매출의 집계는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의 개인별 매출실적에 따라 소득을 배분하기 위하여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에게 목표 달성 정도나 매출실적에 따라 사후적으로 제재를 가하였다거나, 이를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의 업무수행 과정을 지휘·감독할 목적으로 활용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5)

이 사건 미용실의 개점 및 폐점 시간이 정해져 있고, 원고들이 헤어디자이너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장소는 이 사건 미용실로 정해져 있었으나, 이러한 사실은 고객이 미용실에 방문하여야만 헤어디자이너로부터 미용 용역을 제공받을 수 있는 미용실 영업의 성격상 불가피한 것으로서 이를 사용, 종속관계 인정 근거로 보기 어렵다.

6)

원고들은 미용 가위, 빗, 헤어드라이어 등을 개인적으로 소유하여 이를 미용시술에 이용하였고, 그 밖의 염색약이나 열처리 기계, 셋팅 펌 기계, 두피 관리 기계 등은 피고가 제공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이 하나의 미용실에서 고객들에게 공동으로 용역을 제공하는 미용업의 특성상 헤어디자이너가 개별적으로 소유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불필요하다는 점 등에 기인한 것으로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다.

7)

원고들은 고정급 없이 매출액에 따라 정해진 소득배분율로 계산한 보수를 지급받았다. 원고 A는 2020. 11.경부터 2021. 1.경 사이에 매월 약 59만 원 ~ 117만 원 상당의 보수를 지급받았고, 원고 B은 2021. 1.경부터 2021. 3.경 사이에 매월 약 20만 원 ~ 277만 원 상당의 보수를 지급받았는바, 매출액에 따라 매월 보수의 지급액이 일정하지 않았다. 한편, 이 사건 계약서 제3조 제2항에서는 소득배분율을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에 변경이 필요할 경우 피고는 원고들에게 새로운 내용의 계약체결을 요구할 수 있고, 원고들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회적 환경변화에 따라 소득배분율을 변경할 필요성은 피고뿐 아니라 원고들에게도 있으며, 피고가 소득배분율을 원고들의 경력 및 직급 등을 고려하여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변경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8)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은 이 사건 미용실에서의 미용시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에 대비하기 위하여 상해보험(Beauty Shop 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였고,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은 그 보험료를 공동으로 부담하였다.

9)

이 사건 계약서 제6조 제1항에서는 원고들이 이 사건 미용실에서 미용시술 용역을 제공하는 동안 피고와 경쟁 관계에 놓일 수 있는 개인 업체 혹은 법인에서 미용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서상으로도 원고들은 미용시술 이외의 경제활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이 없었고, 원고들이 이 사건 미용실에서 고객을 많이 확보하여 매출실적을 높이는 것이 제2의 경제활동을 겸하여 얻는 수익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원고들이 제2의 경제활동을 적극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가 원고들의 제2의 경제활동을 제한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오로지 피고에게만 전속되어 노무를 공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10)

원고들은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 이른바 ‘4대 보험’에 피고의 사업장 근로자로 가입되어 있지 않고, 원고들은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

11)

원고들은 이 사건 계약서 제7조 제2항 각호에서 원고들의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의무 위반에 대해 피고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함으로써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복무규율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두었다고 주장하면서 실제로 피고가 원고들 등에게 시간별로 식사 인원수를 정하여 공지한 바 있고, 특정한 고객에 대하여 미용시술에 관한 지시를 하거나 미용시술 제품의 사용 방법을 고지하였던 사실이 있으며, 원고 B에게 ‘부원장 승진 축하’ 현수막 제작을 지시하였고, 원고 B에게 ‘야근해줄래’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전달한 사실이 있는바,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수행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서 제7조 제2항 각호는 원고들 뿐 아니라 피고에게도 의무를 부과하고 있어 계약 당사자들 상호 간의 의무를 부과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고, 식사 인원수를 정하여 공지한 것은 이 사건 미용실의 식사 공간과 고객이 미용실을 방문하면 미용 서비스를 받는 미용실의 영업 구조상 일정 수의 헤어디자이너가 미용실에 현존하여야 한다는 미용업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특정 고객에 대하여 미용시술을 지시한 것은 해당 고객에게 필요한 시술이어서 이를 참고할 수 있도록 안내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미용시술 제품의 사용방법을 고지한 것은 그 방법을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두고 피고가 일반적으로 원고들의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어려우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를 강제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위 ‘부원장 승진 축하’는 헤어디자이너가 아닌 매니저(점장)<2>에 대한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들 등에게 승진 체계나 인사규정이 적용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계약서 제6조 제2항에서도 이 사건 헤어디자이너들은 개인 호칭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피고가 원고 B에게 야근에 관하여 문자 메시지를 전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야간 근무를 강제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12)

원고들은 이 사건 미용실의 고객 정보 관리 시스템인 ‘G’<3> 프로그램은 피고의 아이디 외의 아이디로 접속할 경우 고객 개인 전화번호 가운데가 별표(*)로 처리되어 원고들이 고객에게 개별 영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였고, 원고들에게 허용된 영업활동은 피고의 지시에 의한 홍보 게시물 업로드가 전부였으며, 요금 할인 여부 및 그 할인율은 모두 피고가 일방적으로 정하였고, 원고들은 이에 구속되었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의 개별 영업이 불가능하였다거나 피고가 원고들의 홍보 활동과 요금 할인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개입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노호성(재판장) 황기선 이상윤

각주1) 이 사건 미용실에서는 ‘F’이라는 명칭으로 시행되었다.

각주2) 피고는 2024. 3. 4.자 답변서를 통해 이 사건 미용실의 매니저(점장)은 근로자 신분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자인하고 있다.

각주3) 이 사건 미용실의 고객 정보 관리 시스템은 ‘H’ 프로그램에서 ‘G’로 변경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