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각서 등의 작성
원고는 전세버스 운송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는 2020. 11. 25.부터 2021. 12. 10.까지 원고의 소속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자이다.
피고는 2020. 11. 24. ‘원고로부터 수령하는 봉사료는 고객으로부터 직접 수령하여야 하는 것을 편의상 원고가 직접 지급하는 것이므로 이를 퇴직금 계산에서 제외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또한 피고는 2021. 2. 10. 원고로부터 임의지급액 명목으로 300,000원, 2021. 12. 10. 같은 명목으로 200,000원 합계 500,000원(이하 ‘이 사건 지급액’이라 한다)을 수령하였고, 수령 당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각서(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를 각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관련 형사사건의 진행
피고는 2022. 1. 13.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에 739,517원의 퇴직금 체불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고, 위 퇴직금 계산에는 원고가 지급한 봉사료도 포함되었다. 이에 따라 원고의 대표자인 C이 ‘피고의 퇴직금 739,517원을 체불하였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로 2023. 6. 22. 벌금 300,000원을 선고받았다(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3고정42, 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관련 형사사건에서 C은, 피고를 포함한 소속 운전기사들에게 지급한 봉사료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 아닌 고객이 운전기사들에게 직접 지급해야 하는 돈을 지급의 편의상 원고가 대신 수령하여 이를 전달한 것에 불과하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① 원고는 고객들과 전세버스 운송계약을 체결한 후 소속 운전기사들로 하여금 운송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데, 운송계약상 운송대금에는 운전기사들에 대한 봉사료 명목의 돈이 포함되어 있으나 액수는 특정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고객들은 봉사료 명목으로 얼마의 돈이 책정되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던 점, ② 원고도 그동안 고객들로부터 봉사료를 다른 운송대금과 별도로 구분하여 지급받지 않았고 운전기사들 역시 고객들로부터 직접 봉사료를 지급받은 적도 없었던 점, ③ 한편 원고는 고객이 지급한 운송대금에서 운송거리나 운송업무 내용 및 영업상황 등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운전기사들에게 매달 정기적으로 봉사료 명목의 돈을 지급해 왔던 점, ④ 이에 따라 운전기사들은 원고가 고객들로부터 어느 정도의 봉사료를 지급받았는지 매달 자신들이 지급받을 봉사료가 얼마인지 예상할 수 없는 등 봉사료 명목의 돈은 전적으로 원고가 지배하거나 관리해 온 반면, 기본적으로 봉사료는 운전기사들이 운송업무를 수행한 거리와 내용에 대체로 비례하여 지급되어 왔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 등 소속 운전기사들에게 매달 지급한 봉사료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보아, 위 주장은 배척되었다.
원고의 퇴직금 지급
원고는 2024. 5. 27. 피고에게 퇴직금 잔액 739,517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확인서 및 이 사건 각서의 내용과 달리 봉사료를 퇴직금 계산에 포함하여 퇴직금과 관련된 진정을 제기하고 봉사료를 포함하여 계산이 이루어진 퇴직금을 지급받았으므로, 위 각서에 따라 이 사건 지급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규정은 사용자의 출연으로 퇴직금을 지급할 것을 명한 강행규정으로서 퇴직금은 항상 그 전액을 사용자가 출연하여야 하는바, 이와 같은 퇴직금 출연에 예측가능성을 기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인 평균임금은 근로자가 얻는 총수입 중 사용자가 관리 가능하거나 지배가능한 부분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18568 판결 등 참조).
민법 제741조(부당이득의 내용)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746조(불법원인급여)는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불법의 원인’이라 함은 그 원인되는 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1다1782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다57626, 57633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기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서에 의한 이 사건 지급액의 반환약정은 무효이고,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이 사건 지급액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므로, 그 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1>
관련 형사사건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봉사료는 사용자인 원고가 관리 가능하거나 지배 가능한 영역에서 피고에게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 피고가 원고로부터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봉사료를 포함하여 계산한 퇴직금을 지급받은 것은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등 관련 규정에 의한 것이라 할 것이다.
결국 원고가 퇴직금 산정에 포함되어야 하는 봉사료를 퇴직금의 계산에서 제외하고 근로자가 이에 관해 이의를 제기할 경우에는 이 사건 지급액을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각서를 작성받고 피고에게 이 사건 지급액을 지급한 것은, 강행규정인 퇴직금 규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 각서에 의한 이 사건 지급액의 반환약정은 무효이어서 원고는 위 반환약정을 이유로 이 사건 지급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는 민법 제746조가 적용되는 ‘불법의 원인에 의한 급여’에 해당하므로 부당이득을 이유로도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욱(재판장) 박소연 김수연
각주1) 피고는 2022. 6. 13. “이의신청서”라는 제목으로 ‘코로나로 인하여 원고가 급여를 삭감하였었는데 이를 다시 원상복귀 해준다 하여 (이 사건 각서에) 싸인하게 된 것이다. 피고가 일한 만큼의 퇴직금을 정당하게 달라고 했을 뿐이다. 퇴직금을 제대로 정산받고 나간 사람이 없다 할 정도이다. 근로자들의 피땀어린 노동의 댓가를 이런 식으로 착복하는 악덕기업주는 법의 올바른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는 취지의 서면을 제출하였고, 같은 날 제출한 을 제2호증(각서에 대한 확인서)에서 피고와 같이 근무하였던 D도 ‘원고가 수당을 퇴직금에 포함시키지 못하게 하기 위해 수당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그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했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피고의 이러한 주장에는 불법원인급여라는 취지의 항변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위 항변의 전제가 되는 기본적 사실관계를 주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4. 9. 3. 선고 2004다21688 판결 참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