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중랑구 B에 소재한 (주)C의 대표로서 상시 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6. 1.부터 2023. 4. 30.까지 근로 하고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차액 27,328,753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근로자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C는 화장실 칸막이 등 건축자재의 도소매업을 하는 회사이고, D은 2016년경 위 회사의 직원으로 고용되어 화장실 칸막이 시공(큐비클) 업무를 하였다.
D은 2016년경부터 2018년 5월경까지 피고인으로부터 기본급이 정해진 월급을 받았는데, 독립적으로 일해보고 싶다는 본인의 원에 따라 2018년 6월경 직접 화물차를 구입하고 그 무렵부터 이를 이용하여 시공현장에 자재를 싣고 가 작업하였고, 기본급이 정해져 있지 않은 일당의 개념으로 보수를 지급받았다.
피고인은 D이 그 달에 시공현장에서 작업한 일수를 확인하여 일당(2018, 2019,2020년경: 일당 18만 원, 2021, 2022년경: 일당 20만 원, 2023년경: 일당 21만 원)으로 계산한 후 매달 정해진 날짜에 지급하였는데, 일당 합계액에서 사업소득세 3.3%를 공제하고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C로부터 화장실 칸막이 등을 구매하는 발주자에게 D을 소개해주고 D에게 큐비클 시공현장의 주소와 대략적인 작업내용을 알려주었는데, 구체적인 작업내용은 피고인이 정해서 D에게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발주업체와 D이 협의하여 정하였다. 피고인이 시공현장에 나가 작업상태 등을 확인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D은 대부분 아침 6시경 피고인의 사무실에 도착하여 현장주소를 전달받고 자재등을 챙겨 현장으로 가 작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현장주소를 미리 전달받은 경우에는 사무실에 들르지 않고 바로 현장으로 가서 일을 하였다), 출근시간은 피고인이 정한 것이 아니라 D이 자재를 싣고 현장에서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 편리한 시간대를 스스로 선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퇴근시간도 별도로 정해져있지 않았고, 시공현장에서 작업이 끝나면 사무실에 들르지 않고 자율적으로 퇴근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은 D의 출퇴근 시간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았다.
정해진 근무일수나 요일, 시간이 없었고, 결근할 경우 이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에 대한 별다른 제제는 없었다.
D은 ㈜C의 차량이 아닌 자신의 화물차와 연장을 사용하여 작업하였고, 때로는 자신의 배우자를 작업에 참여시키기도 하였는데, 피고인은 배우자에 대해서 급여를 지급한 적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권소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