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시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 2층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IT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3. 11. 1.부터 2024. 5. 10.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 하고 퇴직한 D의 2024년 2월 임금 3,058,350원, 2024년 3월 임금 8,333,330원, 2024년 4월 임금 8,333,330원 및 2024년 5월 임금 2,688,171원 등 임금 합계 22,413,181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비추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1도1167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이 피고인 운영의 C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C을 운영하는 피고인은 결제 앱과 연결되는 인터넷 쇼핑몰 개발을 위해 개발 회사를 수소문하던 중 2023. 6.경 F로부터 주식회사 G(이하 'G'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를 운영하던 D을 소개받아 같은 해 7월경부터 함께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하였다.
그러던 중 D은 2023. 11. 1.경 피고인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D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위 근로계약서는 정식계약서가 아니라 2023. 12.경까지 약정한 프로그램 개발이 완료되면 정식으로 D을 C에 채용하기로 하는 전제에서 임시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위 기한까지 프로그램 개발이 완료되지 아니하여 정식 근로계약 체결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위 근로계약서 상의 근로시간은 10시부터 19시까지이나, D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실제로는 근무요일이 명확히 정해져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D은 자율적으로 오전, 오후, 새벽, 주말 등에 필요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이는 통상적인 근로자의 근무형태로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D로 하여금 출퇴근 지문을 찍게 하는 등 출퇴근 등에 대한 근태관리를 하거나,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에 관한 지휘 · 감독을 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은 D과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기로 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약정 급여액에서 사업소득세 3.3%를 공제하였는바, 사용자인 피고인이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그와 같이 정한 것으로 볼 만한 자료는 없다. 또한, D은 2024. 2.경 피고인의 동의하에 자신이 수행하기로 한 앱 개발을 완료하기 위해 필요한 외주 인력 1명을 추가로 고용하였는데, 위 추가 인력의 급여를 C이 직접 지급하지 않고 D이 운영하는 G가 '개발자 인력파견' 명목으로 C으로부터 급여 상당액을 입금받아 이를 지급하였다.
이들은 D이 C의 근로자로서가 아니라 G의 운영자로서 피고인이 요구하는 앱개발을 진행하였다고 보이는 사정이다.
D은 C에서 일하는 기간에도 G 명의로 상당액의 매출을 올렸는바, 그 횟수나 액수 등에 비추어 이를 단순한 기존 사업의 유지보수 실적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D이 C에서의 근무와는 별도로 G를 계속 운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