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학원운영업, 출판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피고는 원고가 운영하는 보습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하던 자이다.
피고는 2019. 11. 18. 원고와 사이에 강사위촉계약서를 작성하고 중등부 수학강의를 시작하다가 2020. 11. 30. 사직한 후 2021. 1. 7. 재입사하였다. 강사위촉계약서내용은 아래 기재와 같다.
원고는 2023. 10. 말부터 피고와 권고사직을 위한 협의를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였고, 원고가 2024. 2. 22. 피고에게 강사위촉계약 해지 통보서를 교부하였으며, 피고는 2024. 2 26. 다음과 같은 내용의 '강사위촉계약해지 및 금품수령 확인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하고, 그에 따른 약정을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원고는 같은 날 피고에게 합계 7,406,044원을 모두 지급하였으나, 피고는 2024.5. 1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C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이 하 '이 사건 구제신청'이라 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7. 12. '피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고, 해고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8호증,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증거의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른 금원을 모두 지급받았음에도 이 사건 구제신청을 함으로써 이 사건 특약을 위반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7,406,044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되어 근무하던 근로자로서, 이 사건 특약은 (1)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 제21조(전차금 상계의 금지)를 위반하여 무효이고, (2) 원고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이거나, (3) 피고의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반 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이미 지급한 돈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약정에 따른 금원 합계 7,406,044원을 모두 지급받은 이후, 2024. 5. 1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구제신청을 함으로써 이 사건 특약에 따른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특약에 따라 원고에게 위 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할 것이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 강행법규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등 참조).
을 제3호증의 3, 을 제6호증의 1 내지 7, 을 제7호증의 1, 2,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강의시간과 별도의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원고에서 개발한 교재를 주교재로 활용하였으며 월 3,100,000원의 기본급을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앞서 본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피고는 원고와 강의 전반에 대한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수임인으로서 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의 행정직 근로자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과 달리 피고는 '강사위촉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근로자에게는 주휴일, 연차휴가가 적용되지만 강사위촉계약서에는 그러한 조항이 없고, 근로계약서에는 "본 계약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근로기준법에 의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강사위촉계약서 제7조는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관계에 의하지 아니하고 독립된 자격으로 강의사무를 처리하는 것이므로 원고의 근로자가 아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에게 통상적으로 제공되는 노동관계법 및 사회보험 등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으며 원고 또한 이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피고와 같은 강사들의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기는 하였으나 출퇴근 시간준수 여부에 대한 규정상 내지 실질적인 불이익은 없었고, 원고가 강사들의 겸업을 금지하고 있지 않아서 피고로서는 다른 학원에서도 강의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요청하여 방학 중 특강의 개설을 요청하였는데, 이 경우 학생 인원에 따라 일정 비율로 보수를 받기도 하였다.
원고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학원 등원이 금지되어 동영상 수업이나 줌 수업으로 대체되었던 기간에 피고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 상태를 확인한 사실은 있으나, 그 이외의 기간에 피고에게 학생들의 동향을 보고하도록 하거나 강의의 방식이나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휘나 감독을 한 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 3.3%를 납부하였으며 원고로부터 2020. 12. 2. 해촉증명서를 교부받고 2022. 4. 11. 사업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발급받은 사실도 있다.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주장에 대한 판단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라고 하려면 상대방이 불법으로 어떤 해악을 고지함으로 말미암아 공포를 느끼고 의사표시를 한 것이어야 하는바(대법원 1979. 1. 16. 선고 78다1968 판결, 1996. 4. 26. 선고 94다34432 판결 참조), 여기서 어떤 해악을 고지하는 강박행위가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는 강박행위 당시의 거래관념과 제반 사정에 비추어 해악의 고지로써 추구하는 이익이 정당하지 아니하거나 강박의 수단으로 상대방에게 고지하는 해악의 내용이 법질서에 위배된 경우 또는 어떤 해악의 고지가 거래관념상 그 해악의 고지로써 추구하는 이익의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부적당한 경우 등에 해당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다64049 판결 등).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증거에 갑 제2, 3, 7호증의 각 기재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23. 10. 말부터 피고와 권고사직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였고 최종 협의과정에서 2023. 11.까지 근무하되 2023. 12.부터 2024. 2.까지 3개월 동안은 근무를 하지 않는 대신 유급 처리하고 퇴직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하였으나, 2023. 11. 18. 권고사직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하는 날 피고는 합의 파기를 통보한 사실, ② 피고는 위와 같은 합의 파기 이후 학원에서 소란을 일으켰고 이로 인하여 업무방해죄로 벌금 10만 원을 부과 받은 사실, ③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은 2024. 2. 1. 피고가 2023. 11. 30.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진정사건과 관련하여,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 지휘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진정사건을 내사종결한 사실, ④ 그 이후에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 의사를밝히고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 등 원고와 피고의 분쟁 경위, 이 사건 확인서의 작성 경위 및 과정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제출한 을 제14호증의 1, 2, 을 제16호증, 을 제1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함에 있어 원고가 피고에게 불법으로 어떤 해악을 고지하였다거나 피고가 그로 인해 공포를 느끼고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반사회적 법률행위 등 주장에 대한 판단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인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특약 체결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의 권고사직 및 퇴직금등 지급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었고, 강사위촉계약과 관련된 민·형사상 및 행정상 책임을 원고에게 청구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어 합의의 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도 특정되어 있었으므로, 이 사건 특약이 피고의 재판받을 권리를 구체적 분쟁이 생기기전에 미리 박탈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가 주장하는 다른 사정이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특약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위약금의 법적성격 및 감액
다만, 피고가 이 사건 특약에 따라 원고에게 반환해야 하는 7,406,044원은 위약금에 해당하고 당사자 사이에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는 경우에 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는 계약서 등 처분문서의 내용과 계약의 체결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할 의사해석의 문제이며,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된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위 위약금은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원고와 피고의 지위 및 관계, 이 사건 확인서 작성 경위 및 과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손해배상액의 예정의 성질을 갖는다 할 것이고, 법원은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보아 그 손해배상액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민법 제398조 제2항).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약금을 3,700,000원으로 감액한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3,7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4. 8. 20.부터 피고가 그 의무이행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5. 8. 2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세라(재판장) 전연숙 허선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