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7. 14. 선고 2025나31731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건축물의 설계 및 감리업무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피고는 D의 배우자이다.

나.

원고의 대표이사이던 C<1>(이하 '원고'라 한다)는 2014년경 지인의 소개로 D를 알게 되었는바, D는 2014. 12.경 원고에게 '돈을 빌려주면 부산광역시 E구역 재개발정비사업 관련 설계용역 업무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원고가 D에게 돈을 지급하였는데, 이후 D는 수시로 돈을 요청하여 원고로부터 돈을 받았고, 2019. 8. 2. 원고에게 차용금이 214,500,000원인 차용증을 작성해 주었다.

다.

D는 2019. 9.경 원고에게 'H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의 설계 용역 업무를 수주할 수 있게 해줄 테니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이에 원고는 D의 요구대로 2019. 9. 26.부터 2020. 4. 29.까지 총 9회에 걸쳐 합계 43,600,000원을 대여하였다.

라.

그런데 원고는 아무런 설계용역 업무도 수주받지 못하였고, H구역 재개발정비사업 관련해서는 설계 용역 요건에 해당하지 못해 그 설계용역을 수주받을 가능성이 없었는바, 이에 원고는 2023. 9.경 D를 고소하였다. 수사결과 D는 'H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조합과 무관하고 원고로부터 돈을 받더라도 원고에게 설계용역을 수주받을 수 있도록 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위 사업의 설계용역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해줄 테니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기망하여 원고로부터 2019. 9. 26.경부터 2020. 4. 29.까지 합계43,600,000원을 송금받았다'는 사실로 공소가 제기되었고, 2024. 6. 4. 징역 6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다.<2>

마.

한편 원고는 D에게 위와 같이 돈을 송금하면서 2017. 4. 4.부터는 주로 피고의 계좌로 입금하였는바, 원고는 2017. 4. 4.부터 2020. 4. 29.까지 총 13회에 거쳐 합계116,000,000원을 피고의 계좌로 입금하였다.

[인정근거] 갑 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2호증의 8 내지 1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추완항소의 적법 여부

가.

소장 부본과 판결 정본 등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송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고, 이러한 경우 피고는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불변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때에 해당하여 그 사유가 없어진 후 2주일 내에 추완항소를 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사유가 없어진 후'라고 함은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단순히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때가 아니고 나아가 그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안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사건기록의 열람을 하거나 또는 새로이 판결 정본을 영수한 때에 비로소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0다75044, 75051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제1심법원은 피고에 대하여 원고의 소장 부본, 변론기일통지서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하고 변론을 진행하여 2025. 10. 17.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한 사실, 그 판결 정본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2025. 10. 21.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 그런데 피고는 2025. 11. 21.경 원고가 신청한 부동산강매신청 사건의 강제경매개시결정정본을 송달받고 제1심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2025. 11. 28. 이 사건 추완항소장을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고, 2025. 11. 21.경에서야 제1심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피고는 그로부터 2주일 이내인 2025. 11. 28. 추완항소장을 제출함으로써 피고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없어진 후2주일 이내에 추완항소를 제기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추완항소는 적법하다.

3.

원고의 주장 및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D가 각종 사기와 채무불이행으로 금융계좌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L은행 계좌를 D에게 교부하여 편취금을 수령하게 함으로써 D의 사기를 방조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D와 공동하여 피고 계좌로 입금된 116,000,000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민법 제760조 제3항은 불법행위의 방조자를 공동불법행위자로 보아 방조자에게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우고 있다. 방조는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사법의 영역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다. 그런데 이 경우의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말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의무를 위반하는 것을 말하고, 방조자에게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지우려면 방조행위와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며,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과실에 의한 행위로 인하여 해당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사정에 관한 예견가능성과 아울러 과실에 의한 행위가 피해 발생에 끼친 영향, 피해자의 신뢰 형성에 기여한 정도, 피해자 스스로 쉽게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98222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가)

D는 ① 1990. 7.경부터 2009. 4.경까지 사이에 부정수표단속법위반, 건설산업기본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각 벌금 30만 원 내지 200만 원의 형을 선고받았고, ② 2009. 6. 4. 제3자뇌물수수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형을, ③ 2014.4. 17. 사기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형을, ④ 2016. 8. 17. 사기죄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의 형을, ⑤ 2021. 7. 8. 사기죄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의 형을, ⑥ 2023. 9. 13. 사기죄로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그밖에 D는 2019. 11. 26.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기소유예, 2019. 11. 28. 사기방조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하였다.

나)

피고는 D가 신용불량으로 자신 명의로 계좌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2017.2. 21. L 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 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를 신규 개설하여 이를 D로 하여금 사용하게 하였는데, D는 위 계좌를 이용하여 원고로부터 제1항 기재와 같이 돈을 받았다.

다)

D는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을 목적으로 하는 ㈜N의 대표이사로 있었는데, 위 회사는 2017. 12. 11. 해산간주되었다. 한편 위 회사와 동일한 소재지(부산 연제구O)를 사업장 소재지로 하여 ㈜M가 2017. 2. 23. 설립되었는데(피고 지분율 45.0%), ㈜M의 감사는 D, 대표이사는 피고였고, 위 각 회사는 '부동산 개발 및 컨설팅업'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라)

한편 이 사건 계좌에서 2017. 7.경부터 전기요금, 상하수도요금, 재산세 등이 납부되었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의 2, 갑 제7호증의 각 기재, L은행의 2025. 5. 22. 자,2026. 4. 21. 자 각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 동래세무서의 2026. 3. 19. 자 과세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3)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D에게 사기 전과가 많은데, 피고가 계좌를 개설하여 신용불량인 D에게 사용하도록 하고, D 운영 회사와 동일 목적의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맡기도 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호증, 을 제1호증의 2 내지 5,8, 을 제2호증의 2, 7 내지 9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앞서 본 인정사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D의 불법행위를 예견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그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계좌를 개설, 양도하였거나 ㈜M의 대표이사직을 맡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피고가 계좌를 개설한 후 사용하게 한 행위 및 ㈜M 대표이사직을 맡은 행위와 원고의 피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계좌에 입금한 116,600,000원 전액이 D가 편취한 금액이라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D는 2009. 4.까지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 등으로 벌금형만을 선고받았었고, 2009. 6.에는 사기죄가 아닌 제3자뇌물수수죄로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았던 것인바, 피고가 이 사건 계좌를 개설하기 전까지 D가 사기죄로 처벌받은 것은 위 계좌 개설하기 3년 전인 2014. 4. 17.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받은 것이 유일하다.

②

피고는 D가 신용문제로 D 명의로 계좌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자신 명의의 계좌를 사용하게 한 것으로, 이는 비록 정당한 행동은 아니었으나 동거하는 배우자로서 충분히 할 수 있었던 행동으로 보이고, 위 ①항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위 계좌를 사용하게 할 당시 D가 위 계좌를 이용하여 불법행위를 할 것을 예상하기는 어려웠다고 보인다.

③

피고는 ㈜M를 D의 부탁으로 설립한 것일 뿐 위 회사를 운영하거나 사업에 관여한 바는 없다고 주장하는바, 피고가 위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없고, 위 회사가 원고로부터 돈을 지급받는 등 원고와 금전거래가 오갔던 것도 아니므로, 피고가 위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사실만으로 D의 불법행위에 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④

원고는 피고가 D의 사기행위를 방조하였다는 등의 혐의로 피고를 고소하였는데, 피고는 2025. 8. 5. 경찰로부터 사기 방조 및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에 대하여 모두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았다.

⑤

한편 원고는 D가 부산광역시 E구역 재개발정비사업과 관련하여 설계용역을 받게 해주겠다고 기망하여 2024. 12. 9.부터 2018. 10. 27.까지 합계 214,990,000원을 교부받았다고 고소하였으나(위 돈 중 합계 78,000,000원이 피고 명의 이 사건 계좌로 입금되었다), 원고는 D와의 대질조사 전 위 고소를 취하하였고, 당시 D는 위 돈은 차용금이 아니라 재개발사업조합과 관련한 로비자금이었다고 주장하였다. 결국 위 사건에 관해서는 경찰로부터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다.

⑥

그런데 위 ⑤항 기재 돈 중 피고 명의 이 사건 계좌로 입금된 돈을 제외한 나머지 돈은 D의 P은행 및 Q은행 계좌로 입금되거나 현금으로 지급되었는바, 당시 D가 자신 명의 계좌를 전혀 사용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D가 H구역 재개발정비사업 관련 편취금 중 일부는 지인의 계좌로 송금받기도 하였는바, 이 사건 계좌가 없었더라도 D가 원고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거나 어려웠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선아(재판장) 이세라 전연숙

각주1) C는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로 ① 2010. 1. 17. 취임하였다가 2011. 8. 30. 사임하고, ② 2012. 6. 1. 취임하였다가 2016. 7. 20. 사임하였으며, ③ 2016. 9. 27. 취임하였다가 2025. 1. 10. 사임하였다.

각주2) 2024. 9. 3. 피고인의 항소가 기각되었고, 그 후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