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4. 9. 1.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 사무직으로 입사하여 2024. 12. 31.까지 재직 후 퇴직한 사람이고, 피고는 이 사건 회사에서 관리직으로 재직하는 사람이다. 이 사건 회사의 인사 및 복무규정은 관리직은 정규직으로, 사무직은 정규직 또는 계약직으로 각 채용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계약직으로 채용된 사무직이었다.
이 사건 회사에는 관리직, 추심직(이 사건 회사의 인사 및 복무규정에 의하면 계약직으로만 채용한다), 사무직으로 구성된 조합원 약 80명의 D 노동조합 E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가 있다. 원고는 2014. 10.경 이 사건 노동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하였다.
피고는 2022년에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하였고, 2022. 9. 19. 이 사건 회사와 유효기간을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로 하는 '2022년도 임금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협약 제2조는 협약의 적용범위를 '관리직에게만 적용하고, 이외 직군은 별도로 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3조는 보직 부여자의 경우 기본급을 월 1.5% 인상하고 직책수당을 월 60,000원 인상하여 지급하고, 보직 미부여자의 경우 기본급을 월 1.5% 인상하고 월 70,000원의 통근수당을 신설하여 지급하되, 다만 자가운전보조비 수령자에 대하여는 통근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 2022. 1. 13. 계약기간을 2021. 9. 1.부터 2022. 8.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2022. 9. 26. 계약기간을 2022. 9. 1.부터 2023. 8.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각 체결하였는데, 각 근로계약에 통근수당의 지급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 8호증, 을 제1, 2,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 모든 조합원을 위하여 이 사건 회사와 임금협상을 하고, 그에 따른 혜택을 모든 조합원이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할 공정대표의무 및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함에도 임금협약 체결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여 이 사건 협약에 따른 통근수당의 지급대상에서 사무직인 원고를 배제시키는 현저히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하였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협약에 따른 통근수당의 지급대상에서 사무직인 원고가 배제된 사실과 그 경위를 별도로 설명하거나 명확히 공지하지 않았는바, 이는 조합원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원고는 위와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이 사건 협약에 찬성하였고, 통근수당 지급 없이 기본급 인상에만 국한된 근로계약을 이 사건 회사와 체결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원고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통근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통근수당에 상당한 1,680,000원(= 통근수당 월 70,000원 ×24개월)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와 을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협약이 직접적인 적용범위를 관리직으로 한정하여 통근수당의 지급을 정한 것은 사무직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대우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
이 사건 협약이 보직이 부여되지 않은 관리직 직원에게 기본급 인상과 함께 통근수당을 신설하여 지급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협약은 통근수당을 실제 통근비용이 아닌 고정액으로 정하면서, 자가운전보조비 수령자에 대하여는 통근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예외를 두고 있는바, 동일하게 업무를 위해 출퇴근함에도 자가운전보조비의 지급대상에서 제외되는 미보직 관리직 직원에게 그와 유사한 수당을 지급하려는 목적 아래 통근수당이 신설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협약에 따른 통근수당은 실비 변상이나 복리후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자가운전을 하지 않고 통근하는 미보직 관리직 직원의 임금을 보조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회사의 인사 및 복무규정은 사무직을 '채권추심업무 이외의 사무관리, 영업 및 기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직급 없이 정규직 또는 계약직으로 채용된 사원', 관리직을 '회사의 관리업무 수행을 목적으로 학력, 경력 등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를 채용하며, 인턴 또는 수습과정을 마친 후 일정한 직급을 부여하여 정규직으로 채용된 사원'으로 각 정의하고 있는데, 위 규정에 첨부된 <별표 1> '직원의 구분'은 2011년 이후 입사자 중 사무직의 직책을 본사 사무직(본사 지원업무), 점포 사무직(지점장, 차장 등 점포 지원업무), 영업직(영업 및 그 관련 업무) 등, 특정 프로젝트 관련 업무수행으로 구분하고 있다. 위 규정에 의하면 관리직과 동일하게 이 사건 회사에서 관리업무를 하는 사무직이 있을 수 있는데, 그 경우 업무 수행을 위해 이 사건 회사나 이 사건 회사가 정한 근무장소에 통근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러한 사무직의 기본급이 관리직의 기본급보다 기본적으로 많이 책정된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미보직 사무직 직원의 경우와 대비하여 미보직 관리직 직원에 대해서만 통근수당을 지급하여 그 임금을 보조할 필요 내지 이유가 반드시 크다고 하기 어렵다.
비록 이 사건 협약이 관리직 이외의 직군에 대해서는 별도로 정한다고 하여 사무직에 대해서도 그 내용이 적용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협약 체결 이후 이 사건 회사가 관리직 이외의 직군을 위해 실제로 통근수당에 관한 별도 협의를 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위와 같은 여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앞서 본 차별대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협약 체결 전에 조합원들에게 공지된 잠정합의안에는 관리직만을 직접적인 적용대상으로 하여 이 사건 회사와 통근수당의 지급에 합의한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고, 관리직이 아닌 조합원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는 등의 노력이 있지도 않았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의 임금협약 모두 협약의 직접적인 적용범위를 관리직으로만 한정하고 이외 직군은 별도로 정하는 것으로 하였더라도, 앞서 본 이 사건 협약에 따른 통근수당의 성격 및 이와 관련하여 관리직과 사무직이 다르게 처우받아야 할 마땅한 이유가 부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관리직만을 직접적인 적용대상으로 하여 통근수당이 지급된다는 점이 관리직이 아닌 조합원에게 충분히 공지되었다고 할 수 없다(피고는 이 사건 회사의 급여 및 복지규정에 의할 때 기본급과 수당 등은 관리직에 대한 임금체계에 해당하므로 기본급 인상과 통근수당 지급의 내용이 포함된 잠정합의안을 공지한 것 자체로 관리직에게만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것임을 명시한 것과 다름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사무직과 이 사건 회사 사이의 개별근로계약도 기본급, 수당 등으로 임금을 정하고 있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한편,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협약이 결과적으로 사무직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일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고가 이 사건 협약 체결에 관한 권한을 일탈, 남용하여 개별조합원인 원고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가 이 사건 협약에 따른 통근수당의 직접적인 지급대상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회사로부터 통근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은 것이라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사용자 측과 교섭하고 체결한 단체협약이 결과적으로 특정 조합원을 불합리하게 차별대우하는 것으로서 그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밝혀졌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노동조합의 대표자 개인이 곧바로 해당 조합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등을 부담한다고는 볼 수 없고, 민법 제750조 등에 따라 위와 같은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용인하는 단체협약을 교섭, 체결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대표자 개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불법행위를 하였음이 충분히 증명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협약의 교섭, 체결 과정에서 피고가 원고나 그와 같은 사무직을 통근수당의 지급대상에서 의도적으로 배제시킬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거나, 원고나 그와 같은 사무직이 이 사건 협약 체결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주의를 소홀히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취합한 후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이 사건 회사와 교섭, 협상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비록 이 사건 협약 체결 이후 이 사건 회사가 관리직 이외의 직군을 위해 통근수당에 관한 별도 협의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이 사건 협약이 관리직 이외의 직군에도 적용될 수 있는 여지를 일응 마련해둔 이상 피고에게 위와 같은 고의나 주의를 소홀히 하는 잘못이 있었다고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협약 체결 전에 조합원들에게 공지된 잠정합의안에서 관리직만을 직접적인 적용대상으로 하여 이 사건 회사와 통근수당의 지급에 합의한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고, 관리직이 아닌 조합원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는 등의 노력이 있지 않은 잘못이 있기는 하나, 원고의 주장처럼 피고가 의도적으로 이 사건 협약의 직접적인 적용대상을 은폐한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그리고 설령 원고가 이 사건 협약에 따른 통근수당의 직접적인 지급대상이 관리직만임을 알았더라도 이 사건 협약이 체결되는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고,<1> 원고 스스로도 자신에게 통근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있는 것을 충분히 알았을 것임에도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이 사건 회사의 급여 및 복지규정 제25조<2>를 근거로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3> 통근수당의 지급을 요구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
이는바, 이 사건 협약의 적용대상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원고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통근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는 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을 들면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표자인 피고의 불법행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위 판결의 사안은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노동조합 총회의 의결을 통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채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이 사건 회사와 교섭, 협상하고 그에 따른 잠정합의안을 일응 공지하여 조합원들의 찬반투표가 이루어진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 한다.
한편, 원고가 주장하는 공정대표의무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아래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은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어 그러한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못하도록 부과한 의무(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의4 제1항)이고,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개별조합원에 대하여 위임관계에 따른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4> 피고가 개별조합원인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공정대표의무 및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도 인정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
이 판결한다.
판사 이문세(재판장) 정기하 우승민
1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 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하여 체결하는 협정으로서,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대법원 1999. 11. 23. 선고 99다757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회사의 급여 및 복지규정은, 관리직, 구상직 이외의 사원을 기타사원으로 칭한다고 정하면서(위 규정 제24조 제1항), 기타사원의 급여는 개별근로계약서 또는 회사가 별도로 정한 기준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고(위 규정 제24조 제2항), 기타 사원의 급여에 관하여 개별근로계약서 또는 회사에서 별도로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제2장(관리직 급여) 및 제3장(구상직 급여)의 관련 규정을 준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위 규정 제25조).
3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인사팀에서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약 결과를 반영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 제시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근로계약서에 통근수당의 지급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문의하거나 이의를 제기한 바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4
단체협약의 실질적인 귀속주체가 근로자이고 노동조합 대표자는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있어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 대표자는 노동조합의 위임에 따라 그 사무를 집행하고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노동조합에 대하여 수임자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할 뿐이고, 개별조합원에 대하여서까지 위임관계에 따른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0다24534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