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사고는 사람의 탑승이 절대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리프트에 피고인 B와 피해자가 들어가 작업을 하다가 위 리프트에 갑자기 물리력이 가해져 추락한 것이고, 피고인 A은 피고인 B와 피해자가 리프트 안으로 들어갈 것을 예상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 A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금고 4월,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최진아(양형부당)
원심의 형(금고 4월,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금고 4월,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 피고인 B: 금고 4월, 집행유예 1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등에 관한 판단
피고인 A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사고는 리프트가 일반적인 상황에서 작동하다가 갑자기 추락한 것이 아니라, 3층에 거의 도달한 상황에서 적재되어 있던 리프트와 3층 틈새 사이에 옷감이 끼어 작동이 멈추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수리·정비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 즉 이례적인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 A의 이 사건 주의의무와 그 위반 여부는 이 사건 작업 당시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인 A이 평소 리프트 관리·점검 등을 소홀히 하였는지, 피고인 B와 피해자가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는 안전표지판의 지시사항을 어겼는지 여부는 직접적인 쟁점이 아니다. 왜냐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분석결과 이 사건 리프트에서 구조적인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리프트 관리·점검 부실 여부와이 사건 사고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리프트 주변에 설치된 안전표지판은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운행상황에서 적용되는 것이지 기능에 문제가 생겨 수리·정비를 하는 비상상황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1>3) 위와 같은 기준으로 보건대,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작업 당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했어야 할 주된 주의의무는 피고인 A에게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인
이 그러한 의무를 해태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전기배선이 벽 내부에 매립 설치되어 건물 구조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면 그에 관한 관리책임은 일반적으로 소유자에게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그 전기배선을 임차인이 직접 하였으며 그 이상을 미리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임차인에게도 그 부분의 하자로 인한 화재를 예방할 주의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도1040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인 A은 이 사건 지상 5층 건물의 소유자로서 이 사건 리프트를 설치한 자이고, 위 리프트는 건물 외벽에 설치되어 건물 구조의 일부를 이루고 있으며, 그 구조상 어느 임차인의 지배관리영역에 전속적으로 귀속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그 일반적인 관리책임은 피고인 A에게 있다고 보아야 한다.<2> 실제로 피고인 A은 과거에도 피고인 B가 리프트 수리·정비, 점검 등을 요청하면 자신이 직접 또는 외부업체에 의뢰하여 진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해당 시설물은 자신의 소관이 아니니 임차인 책임하에 진행하라는 언급을 한 적도 없다.
결국 이 사건에서와 같이 피고인 B가 리프트 사용 과정에서 옷감이 끼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정상적인 작동이 어렵게 되어 피고인 A에게 해결을 요청하였을때, 그 수리·정비에 대한 책임 역시 원칙적으로 피고인 A에게 있다. 따라서 피고인 A은 이 사건 작업 당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했어야 할 주된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주의의무의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는, 행위자가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예견하지 못한 것인지, 그리고 결과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피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대법원 1971. 5. 24. 선고71도623 판결 등 참조). 그와 같은 판단은 해당 상황에 처한 일반적 평균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인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6. 1. 선고 99도5086 판결 등 참조). 한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56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리프트의 설치, 조립, 수리, 점검 또는 해체 작업을 하는 경우,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을 선임하여 그 사람의 지휘 하에 작업을 실시하고(제1항 제1호), 작업을 할 구격에 관계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고 그 취지를 보기 쉬운 장소에 표시하여야 하며(제1항 제2호), 위와 같이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에게 작업방법과 근로자의 배치를 결정하고 해당 작업을 지휘하는 일(제2항 제1호), 작업 중 안전대 등 보호구의 착용 상황을 감시하는 일을 이행하도록 하여야 한다(제2항 제3호). 이 규칙 조항은 리프트 수리, 점검 등의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성을 고려하여 안전한 작업을 위해 필요한 일반적인 안전조치의무를 규정한 것인바, 일반적 평균인의 관점에서 사업주 아닌 자가 동일·유사한 작업을 할 때 필요한 안전조치사항을 판단할 때에도 참고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기준에서 볼 때, 피고인 A으로서는 이 사건 작업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관계자 이외에는 출입을 금지하고(이는 일반적인 상황을 전제로 설치된 안전표지판과 별개로 수리·정비작업이 완료되기 전에 관계자 이외의 출입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업자들에게 안전한 작업방법을 지시하며, 작업과정에서의 보호구 착용 등 안전조치를 강구하였어야 할 객관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사고 당시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졌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그런데 피고인 A은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 피고인 A은 안전한 작업방법을 지시하거나 안전장치 등을 마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작업 당시 피고인 B가 안에 들어가는 것을 제지하지 않았고(피고인 A은 피고인 B가 리프트 안에서 옷감을 당기는 것을 인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지렛대 등으로 리프트를 밀치는 등 위험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미 작동에 문제 생긴 리프트에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들어가 작업을 하는 경우 그 과정에서 리프트가 흔들리거나 추락하는 등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예견 가능하고, 피고인 A으로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이 사건 사고를 회피할 수 있었는바, 위 피고인의 과실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직권판단(업무로서의 주의의무 인정 여부)
피고인 A을 업무상과실치상죄로 처벌하려면, 위와 같은 주의의무가 '업무로서' 인정되어야 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이 항소이유서에서 이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주장하지 않았으나, 원심에서 '업무상' 주의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고,<3> 이 법원에서도 그 주장을 철회하지 않은 채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직권으로 본다.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업무'란 사람의 사회생활면에서 하나의 지위로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를 말한다. 여기에는 수행하는 직무 자체가 위험성을 갖기 때문에 안전배려를 의무의 내용으로 하는 경우는 물론 사람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하는 것을 의무의 내용으로 하는 업무도 포함된다(대법원 1988. 10. 11. 선고 88도1273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도349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건물 소유자가 안전배려나 안전관리 사무에 계속적으로 종사하거나 그러한 계속적 사무를 담당하는 지위를 가 지지 않은 채 단지 건물을 비정기적으로 수리하거나 건물의 일부분을 임대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건물 소유자의 위와 같은 행위가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도1040 판결,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6도16738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보건대, 이 사건 기록 및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은 피고인 B의 요청에 있을 때 비정기적으로 이 사건 리프트에 대한 수리·정비, 점검 등을 하였던 사실이 인정될 뿐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피고인이 위와 같은 임대인의 지위 이상으로 안전배려나 안전관리 사무에 계속적으로 종사하거나 그러한 계속적 사무를 담당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이 '업무'에 종사함을 전제로 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에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위법하여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사건 리프트는 관련법령상 안전인증과 안전점검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고, 피고인 A이 위 리프트에 관한 관리책임자로 지정되는 등으로 법적인 책임을 부담하고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피고인 A은 임대인의 지위에서, 주로 피고인 B가 요청할 경우에 비정기적으로 이 사건 리프트를 수리·정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 B가 피고인 A의 도움 없이 적재물의 위치를 바꾸어 무게중심을 맞추는 등으로 리프트 작동 문제를 직접 해결한 경우도 자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해당 시설물을 상시적으로 관리하지 않는 대신에 관리비를 적게 수령하고 일부 수리비를 피고인 B에게 분담시킨 것 으로 보인다.
참고로, 피고인 B의 경우에는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된다. 피고인 B는 평소 이 사건 리프트를 사용하여 옷감을 운반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적재된 옷감을싣고 내릴 때 근로자와 함께 리프트에 들어갔으며, 이 사건 이전에도 리프트가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로자와 함께 리프트 안에 들어간 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B는 이 사건 사고 당시에도 옷감을 실어 나르는 과정에서 리프트 작동이 멈추자 피고인 A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한편 피해자와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하려다 리프트 안으로 들어갔는바, 이는 피고인 B가 평소 리프트를 사용하여 수행하는 업무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피고인 B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인 B와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은 원심에서도 형을 정함에 있어 이미 충분히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심의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찾아볼 수 없다. 그 밖에 이 법원이 피고인 B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다시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형은 적정한 것으로 보이고, 양형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정도로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A과 검사의 위 피고인에 관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한편, 피고인 B와 검사의 위 피고인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파기 부분<4>에 대해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