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고용계약 체결을 위한 알선행위를 한 바가 없고, 피고인이 광고 출연 등을 알선해 준 모델들은 고용계약을 체결한 바 없기 때문에 피고인의 행위는 직업안정법 소정의 유료직업소개사업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원심법원은 이 부분 사실 및 법리 판단을 그르쳐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가사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심법원이 선고한 형(벌금 5,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법원의 판단
피고인은 'B'라는 명칭의 명함을 갖고 다니면서 모델들을 에이전시와 광고업주들에게 소개시켜 연예활동 등을 하도록 하는 사람인데, 관할관청에 유료직업소개사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2006. 2.경 서울 강서구 C 소재 피고인의 집에서, 연예인을 지망하는 D을 E 영화에 출연하도록 소개해 주고 소개비조로 15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시경부터 2007. 1. 14.경까지 사이에 위 D, F, G, H 등을 드라마나 광고 등에 출연하도록 소개해 주고 소개비를 받고, 2007. 8. 16. 성남시 분당구 소재 I병원에서 모델인 J을 K에 소개하고 J이 L 광고를 촬영하면 출연료 200만원 중 30%를 소개비 명목으로 취득하는 등 그 시경부터 2007. 9.경까지 이와 같은 방법으로 모델인 위 J, M 등을 광고업주 등에게 소개하고 소개비를 받아 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였다는 것이고, 이에 대하여 원심법원은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⑴ 직업안정법 제19조 제1항은, 국내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4조 제2호는, '직업소개'라 함은 구인 또는 구직의 신청을 받아 구인자와 구직자 간에 고용계약의 성립을 알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고용계약'이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계약은 모두 노무제공의 종속성을 전제로 하는 점에서 다를 바 없고, 직업안정법은 근로자의 직업안정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직업안정법상 고용계약도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과 그 의미가 같다고 보아야 하며, 한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도4901 판결 참조).
⑵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소개한 공소사실 기재 각 모델들이 영화나 광고에 출연하면서 그 영화업자, 광고업자와 체결한 계약이 위 법률 소정의 근로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그런데,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이 소개한 모델들은 광고, 영화, 드라마, TV쇼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는 연예활동을 하게 되는데 모델들이 지속적으로 해당 광고사나 영화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광고사나 영화사가 기획한 작품 마다 개별적인 출연계약을 맺고 일해온 것으로 보이는 점, 모델들이 출연계약에 따라 제공하는 일은 모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개성을 출연하는 광고, 영화 등의 기획의도에 맞게 드러내는 것이므로 이에 따라 모델들은 광고주, 영화사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광고업주 등이 모델들에게 돈을 지급하면서 근로소득세 등을 원천징수한 바는 없었던 점, 피고인은 자신의 휘하에 모델들을 소속시키고 소속된 모델들을 위하여 모델들의 스케쥴을 대신하여 관리하고, 메이크업이나 의상을 지원해주고, 모델들을 대신하여 출연료를 받아오기도 하는 등의 행위를 담당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소개한 모델들은 광고주, 방송국, 영화사 등과의 관계에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로 보기는 어렵고, 달리 모델들이 광고주, 영화사에 소속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⑶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와 결론을 달리한 원심판결에는 직업안정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어, 이 부분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의 가항과 같은바, 이는 위 2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정학(재판장) 김지향 손윤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