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웹 기반 건설 프로젝트 관리시스템, RFID(전자태그) 시스템 및 아키캐드(컴퓨터 이용 건축설계) 등 건설관련 시스템을 판매하고, 아키캐드 기반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3D 전환설계, 이하 'BIM'이라고 한다) 용역 등을 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건설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 판매회사인 주식회사 C에서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03. 3.경 피고의 대표이사 D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2003. 4. 7. 피고에 입사하여 2013. 5. 24. 퇴사하였는데 입사 당사 마케팅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05. 6. 8.부터 2008. 8. 8.까지는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되어 마케팅본부장 및 이사회의 이사로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이후로는 비등기임원인 부사장으로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상의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미지급 연차수당 26,028,708원 및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 116,325,359원 합계 142,354,06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쟁점에 대한 판단(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단기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 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사실관계
원고가 입사할 당시인 2003. 4. 7.경 피고에는 2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는데(원고가 퇴사할 당시인 2013. 5.경에는 6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직원들 대부분은 프로그래머 등 기술직이었고 경리 담당 직원은 1명뿐이었다. 원고는 주로 외부에서 건설관련 시스템을 판매하기 위한 영업활동에 전념하면서 경리 담당을 도와 경리 업무도 일정 부분 수행하였다.
피고는 조직도상 마케팅본부, 기술연구소, BIM사업부 등으로 편제되어 있고, 임원의 직제는 대표이사, 부사장, 전무, 상무의 순으로 구분되는데, 원고는 대표이사 다음인 부 사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가 퇴사할 당시 피고의 등기임원으로는 대표이사인 D를 제외하고는 사내이사인 E와 사외이사인 F만이 있었다.
원고는 입사 당시부터 퇴사할 때까지 다수의 피고의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근로계약서 또는 연봉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월 급여의 형태로, 입 사 당시에는 약 4,600여만 원의 연봉을 받았고, 2007. 4.경부터 2007. 3. 31.자 정기주주총회 의결에 따라 전무이사로서 인상된 월 6,250,000원의 급여 및 휴가, 명절상여금을 수령하였으며, 2010년경부터는 월 1,000여만 원을, 2011년에는 1억 4,700여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원고의 급여를 정함에 있어서는 다른 직원들과 같은 임금인상율이 적용되지는 않았다.
2005. 5.경 대표이사인 D가 49.97%, G 측이 46.3%의 피고 지분을 보유하던 상태에서 원고는 피고의 영업을 대행하던 H회사의 I으로부터 피고 지분 5,216주(3.64%)를 26,080,000원에 인수하였다. 원고는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주주로서 발언하고 의결권을 행사하였고, 등기이사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기간에 개최된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원고는 퇴사한 이후인 2013. 7. 20. 피고에게 피고의 주식 5,216주를 43,214,560원에 양도하였다.
원고는 신규 직원의 채용과 관련하여 인성면접을 진행하고 희망 연봉을 파악하여 그 결과를 대표이사에게 전달하였고, 일부 자금 집행 및 견적서 발행에 있어 결재권을 행사하였다.
원고는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장소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받지 않았고, 연차휴가 등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피고 대표이사의 결재 또는 승인을 받지 않았다. 원고는 연 한도액 3,100여만 원의 피고의 법인카드를 사용하면서도 대표이사의 사전승인을 받거나 사후 결재를 받지 않았다. 원고는 본인을 피보험자로 한 영업용 차량을 제공받았고, 피고의 대표이사와 같은 면적의 전용 사무실을 이용하였다.
원고는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피고의 직원에 대하여 징계를 의결하기도 하였고, 연장수당, 야간수당, 직책수당, 특근수당 등 제수당을 받은 바 없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68조에는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은 만 55세이고, 퇴직일은 만55세가 되는 달의 말일로 한다'고 정해져 있는데도 원고는 만 55세가 된 2012. 8.(원고는 J생이다) 이후에도 근무하다가 2013. 5. 24.이 되어서야 퇴직하였다.
원고는 매월 피고가 갑근세를 원천징수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일정액의 급여를 수령하였고, 건강보험, 고용보험에 가입하여 퇴직한 후 소정의 실업급여를 수령하기도 하였으나 피고의 대표이사인 D도 원고와 마찬가지로 갑근세가 원천징수된 급여를 수령하고 건강보험 및 고용보험에 가입하였다.
다만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주간업무계획서를 작성하여 메일로 제출하거나 주요 영업활동을 보고하였다. 피고의 대표이사는 원고에게 메일로 BIM 시연회의 절차에 관한 설명을 하기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5 내지 8, 17, 22, 23, 26, 28 내지 30호증, 을 제 1, 2, 5 내지 9, 11 내지 18, 20, 21, 23, 24,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에게는 근로자로서의 징표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사정이 몇 가지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로부터 일정 사항에 관한 업무지시를 받고,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주요사항에 관한 각종 업무실적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이는 피고의 직무분장에 따른 통상적이고 불가피한 업무처리 절차로 다른 임직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원고도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사원증을 출입카드로 사용하여 M-ZONE의 일별 현황 메뉴에 근무시간이 기록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시스템에는 매일의 총 근무시간이 기록되었을 뿐 별도로 출·퇴근 시간이 기록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는 피고의 출입 시스템상 원고도 출입증을 사용하여 출입을 할 수 밖에 없고, 별도로 원고를 시스템상 기록되지 않도록 조치하지 않은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취업규칙상 출·퇴근 규정의 적용을 받아 이를 위반하여 제제를 받았다거나 근무시간에 상응하는 수당을 수령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원고 스스로도 주로 외부에서 영업 활동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상 위 시스템에 나타난 근무시간 동안 원고가 피고의 사무실에 한정되어 근무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원고뿐만 아니라 피고의 대표이사도 고용보험에 가입하여 보험료를 납입하였으므로 원고가 고용보험에 가입한 것이 바로 근로자로서의 징표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아 온 급여는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직위 및 그동안의 업무실적 내지는 업무결과를 반영한 보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원고를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려운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조직도상 원고의 상급자는 대표이사뿐인 점, ② 원고는 신규직원의 채용, 연봉협상, 본래의 업무인 영업뿐만 아니라 인사, 경리 등의 업무도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대표이사 직전 결재권자로서 권한을 행사한 점(피고의 대표이사의 결재 없이 원고의 결재만으로 자금이 집행되고 피고 명의의 견적서가 발행되기도 하였다), ③ 피고의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원고의 고유 업무인 영업활동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는 사정은 엿보이지 아니하는 점, ④ 원고가 주주 및 이사로서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 참석하여 주주 및 이사로서의 의결권을 행사하는(원고는, 피고 대표이사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주식을 인수하게 된 것이고 주주총회에서는 피고 대표이사가 요구하는 안건에 형식적으로 의결에 참석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와 같은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등 피고의 경영에 관여한 점, ⑤ 비록 원고가 영업활동에 종사하고 있어 그 필요성이 있다고는 하나 원고만을 피보험자로 한 차량을 제공받고, 사용에 폭넓은 재량이 있는 연 3,1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한도의 법인카드를 사용하였으며, 피고의 대표이사와 같은 규모의 사무실을 전용으로 사용한 점, ⑥ 출·퇴근시간 및 근무장소에 있어 구속이나 제약을 받지 않았고, 피고의 연월차휴가사용내역에 의하면 원고의 경우는 피고 대표이사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휴가일수 자체가 없고, 원고가 휴가를 사용함에 있어 피고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았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⑦ 원고가 취업규칙에 따른 정년을 적용받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 고가 피고의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앞서 본 기준 및 원고의 근무형태 등을 놓고 종합적·독립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원고와 같이 피고 발행의 주식을 보유하였던 임원들 중에 퇴직금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는 사정은 위 판단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가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미지급 연차수당 및 퇴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성곤(재판장) 김기춘 강인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