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징역 1년에, 피고인 B을 징역 8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피고인 B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로부터 90,000,000원을 추징한다.
피고인 C은 무죄.
피고인 C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사건정보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3고단870
판결선고
2013. 9. 25.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O 피고인 A는 2001. 5.경부터 현재까지 (주)Q 이사, R(주) 대표이사이다.
O 피고인 B은 2004. 7.경 설립된 인터넷 검색광고 전문업체 S(주) 대표이사이고, 2011. 9. 22.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2. 9. 13.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 A는 2008. 6. 하순경 피고인 B, S(주) 부사장 T을 만나 그들에게 "U이 인터넷업계 최초로 V비서관으로 취임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경사스러운 일이냐, 앞으로 공직생활을 하려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되는데 매번 그 사람들로부터 밥을 얻어먹을 수는 없으니 우리가 후원을 하면 어떻겠느냐?"라고 제의하였다.
U은 2008. 6. 23.경부터 2009. 9.경까지 V비서관이었는데, V비서관은 네이버, 다음 등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를 상대로 애로사항을 듣거나 자율적 가이드라인을 점검하고 인터넷과 관련한 법과 제도를 만드는 등 광범위한 역할을 수행하는 직책이었다.
한편 피고인 B은 검색운영 서비스, 모바일 사전, 모바일 광고, 유무선통합 검색광고, 판매자 물품정보 자동등록서비스 등의 인터넷 기술을 개발하여 옥션, 다음,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업체를 상대로 거래처를 확장하고 있었으므로, U에게 후원금 명목으로 뇌물을 제공할 경우 자신의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여 피고인 A의 제안을 승낙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A는 2008. 7. 초순경 위 T에게 위와 같이 약속한 후원금을 달라고 말하여 2008. 7. 3.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팔래스호텔 주차장 입구에서 인터넷을 담당하는 V비서관 U에게 뇌물을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T을 통해 피고인 B으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수수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08. 10. 9.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4회에 걸쳐 합계 9,000만원을 수수하고, 피고인 B은 위와 같이 합계 9,000만원을 교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A는 공무원인 U에게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현금 9,000만원을 수수하였고, 피고인 B은 공무원인 U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공여할 목적으로 현금 9,000만원을 피고인 A에게 교부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B의 법정진술 및 피고인 A, C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B, T, W, X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T, Y, Z, W, AA, AB, AC, AD, AE, AF, AG, AH, AI, AJ, AK, AL, AM, AN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옥션과의 '온라인광고사업 대행계약' 연장 및 추가 관련 Talking Point 문건, C 교수의 주거지인 AO 상가 우리은행 현금인출기 사용기록, 법인리스차량 계약서, T 외환은 행계좌 거래내역서, 대통령실 조직도, S 국민은행 법인계좌 일부 내역, B 스케줄표, 각 이메일 자료, A 이사 은행거래내역서, 메일내용 출력물, 첨부파일 KFTC ppt 사본, T의 외환은행 거래내역, T의 회원 과거 이용실적 조회(국민카드), T 삼성카드 사용내역, S 거래승인내역(BC카드), T 외환카드 사용내역, 지도 검색, 사진촬영, 차용증, 수첩 사본, A-T 간 문자메시지 전송내역, B 다이어리, 사진, 자동차매매계약서, 차량출고확인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O 피고인 A, B : 각 형법 제133조 제2항, 제1항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피고인 B)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집행유예 (피고인 B)
형법 제62조 제1항
추징
O 피고인 A : 형법 제134조
유죄 판단 및 양형의 이유
피고인 A에 대한 유죄 판단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청와대 비서관인 U에게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S에 대한 자문과 옥션과의 재계약 문제를 해결해 준 대가로 3,000만원만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여자인 B 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매우 가까운 사이이고 오히려 B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T도 수사기관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는바, 위 두 증인의 진술내용이 합리적이고, 객관적 상당성이 있으며, T의 예금인출 내역과 전달 장소에 대한 현장조사 내용 등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보아도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이 공무원인 U에게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T을 통하여 B으로부터 별지1과 같이 4회에 걸쳐 9,000만원을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당시U이 담당한 업무와 피고인 B의 영업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포괄적 직무관련성과 대가성도 넉넉히 인정된다).
양형 이유
양형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 A는 청와대 비서관에게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총 4회에 걸쳐 9,000만원을 수수하여, 그 범행 자체로 공무원의 직무수행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중한 범죄이고, 금액도 매우 크며,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매우 무겁다. 한편, 피고인이 전과 없는 초범이고, 이 사건 전에는 방송사 간부로서 성실한 생활을 하였으며, 실제로 공무원에게 돈을 전달한 정황은 밝혀지지 아니한 점 등을 참작하여 형을 정한다.
피고인 B은 위 청와대 비서관을 후원한다는 명목으로 A에게 9,000만원을 공여하여 역시 공무원의 직무수행에 대한 신뢰를 해쳐 죄질이 가볍지 아니하나, A의 제안에 소극적으로 동조하여 범행하였고, 금원 전달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부정한 청탁을 할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판시 확정판결 이전의 범행인 점,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하여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피고인 C에 대한 공소사실
피고인 C은 1996.경부터 현재까지 AP대학교 AQ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옥션과 S(주)의 관계
S(주)(이하 'S'이라 한다)은 'AR'을 개발하여 2005. 9.경 (주)옥션(이하 '옥션'이라 한다)과 위 기술을 기반으로 한 광고대행계약을 체결하고 옥션 홈페이지의 광고 기획·판매·수금·정산을 대행해 왔다.
그런데 옥션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이 사업으로 S에 지급하는 30%의 광고대행수수료를 매년 인하하여 2007. 10. 1.자 계약에서는 10%대까지 인하하였다. 나아가 옥션은 S의 'AR'로 광고대행수수료가 급증하자, 위 S의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옥션 스스로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2008. 7. 14.경 S과의 계약기간이 약 3달 남아있음에도 광고 대행수수료를 5%대로 낮추는 내용으로 계약갱신을 제안하였다.
이에 피고인 B은 그 무렵 옥션과의 계약관계가 중단될 것을 우려하여 공정거래위원회를 찾아가 옥션의 계약기간 중 광고대행수수료 인하 제안이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지 상담하였으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으로 신고하면 오히려 옥션과의 관계를 돌이킬 수 없게 된다는 답변을 듣고 비자금을 조성하여 각종 로비를 통해 옥션과의 계약연장 및 광고대행수수료 인하 방지를 시도하기로 마음먹었다.
알선내용
피고인 B은 2008. 7. 23.경 서울 강남구 AS 소재 'AT' 유흥주점에서 위 T, 피고인 A를 통해 피고인 C을 소개받았다. 피고인 B은 그 자리에서 피고인 C에게 옥션의 최대 주주인 이베이의 AN이 실질적 최종 의사결정권자라고 설명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청탁하여 정식 신고 없이 옥션과의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해주면 사례하겠다.'는 취지로 부탁하였다. 이에 피고인 C은 "내가 AM를 잘 알고 있다."면서 B의 부탁을 승낙하였다.
피고인 C은 2008. 7. 25.경 서울 서초구 AU에 있는 금융로비스트 W의 사무실에 피고인 B을 데려가 "나보다 AM를 더 잘 아는 사람이다."라며 W을 소개하였고, W에게는 "형님, 이 사람이 IT천재인데 옥션에서 부당한 횡포를 받고 있으니, AM으로 하여금AN에게 전화를 하도록 해서 부당한 횡포를 막아 달라."고 부탁한 다음 그 무렵 다시 W에게 전화하여 "AM을 통해 옥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인 B은 2008. 7. 26.경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AN에게 전달할 자신의 애로사항을 정리한 문건인 'KFTC.ppt' 파일을 W에게 이메일로 보냈고, 이를 받아본 W은 2008. 7. 28.경 피고인 B에게 "기본적으로 불공정거래 성격이므로 사안 자체가 민감하며, 공정위에서는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재하기에는 사안의 성격에 따라 예상치 못한 다른 파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부당한 압력으로 인한 사회문제로 발생할 소지가 있음). "라고 답장을 보내며 자문계약 체결을 요구하였다.
한편 W은 그 무렵 부하 직원인 AV을 통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성명 불상 직원에게 위 'KFTC.ppt' 문건을 전달하였고, 이 문건을 전달 받은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과장은 2008. 7. 30.경 옥션에 전화하여 S와의 계약기간 중 수수료 인하를 시도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였고, 이와 같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사실관계 확인전화가 왔다는 사실은 AN에게까지 보고되었으며, 이 무렵 옥션에서는 S과의 계약을 광고대행수수료를 10%대로 유지하여 6개월 더 연장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인 C은 2008. 8. 8.경 서울 강남구 AW 소재 'AX' 유흥주점에서, 피고인 B이 자신의 승낙 없이 W과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자문료(부가세 포함 1,100만원)를 지급한 사실을 알게 되자, 피고인 B에게 "W 회장은 DJ정권에서 유명한 로비스트로 검찰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사람이다. 그런 사람하고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돈까지 보내면 검찰 자금추적까지 당하고 큰일 난다."라며 약 1시간에 걸쳐 크게 화를 낸 다음 2008. 8. 9.경 서울 서초구 AO 피고인 집 앞으로 B을 불러내어 "이제부터는 내가 직접 AM과 AN을 만나 일을 처리하겠다. 우선 AM을 만나볼 테니 1,000만원을 가져와라. "라고 요구하였다.
금품수수
피고인 C은 2008. 8. 11.경 서울 서초구 AO 자신의 집 앞에서, 피고인 B으로부터 AM에게 청탁하여 S과 옥션과의 광고대행수수료 인하 방지 및 광고대행계약 유지를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현금 1,000만원, 수표 40만원 등 합계 1,040만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09. 2. 3.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총 10회에 걸쳐 현금 6,040만원, 수표 140만원 및 벤츠승용차 리스료 1,670만원 상당을 수수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C은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합계 7,850만원 상당을 수수하였다.
판단
피고인 주장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B의 거래 상대방인 옥션의 대주주인 이베이의 AN의 마음을 돌리기 위하여 노력하였을 뿐 AM에게 청탁하는 방법을 동원한 사실이 없고, B에게 AM의 이름을 내세워 돈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살피건대, 공여자인 B은 수사기관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 세부적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일관하여 'AM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피고인에게 금원 등을 지급하였다고 하면서 구체적 정황을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고, 그 자금을 인출하여 B에게 전달한 T도 이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으며, 별지2의 각 금품수수 항목별로 B이 피고인의 주거지 인근 상가에서 신용카드를 결제하거나 현금지급기에서 현금을 인출한 내 역이 나타나는 점, B은 피고인에게 지급한 금원 중 피고인이 AN을 만나는 경비로 가져간 돈과 AM 관련하여 가져간 돈을 명확히 구분하여 진술하는 점 등에 비추어 두사람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일반적 사회 통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AM를 만나 옥션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라는 명목으로 B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유죄로 볼 개연성이 매우 크다 할 것이다.
한편,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8. 8. 8. 술자리에서 B에게 'W과 자문계약을 맺고, 돈까지 보냈다'는 이유로 크게 화를 내었고, 2008. 8. 11. W을 찾아가 '앞으로 손을 떼라'고 하며 자문계약을 해지시킨 사실은 관련자들의 진술이 일치하므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확정적 사실로 인정할 수 있다.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하여 피고인은, 당초 B에게 AM을 잘 아는 W을 소개해 주었으나, Z을 통해 AN을 접촉하여 재계약의 가능성을 확인한 후에는 B에게 W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하였고, 이에 B이 알겠다고 대답하고서도 W과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돈까지 보낸 사실을 알게 되어 위와 같이 화를 낸 것이고, 그 이후에는 Z이나 AZ을 통해 AN 등에게 직접 로비하여 재계약을 갱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B에게 '공정위를 통한 로비' 명목으로 돈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B은 2을 처음 만난 것은 2008. 8. 4.이고, 그 이전에 피고인으로부터 W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으며, W과 자문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메일로 보고하였기 때문에 피고인이 당연히 그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따라서 2008. 8. 8. 자신에게 화를 낸 진정한 이유는 알 수 없고, 그 이후 피고인이 '앞으로는 내가 직접 AM를 상대하겠다'고 하면서 1,000만원을 요구하여 돈을 주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한다. 또한 피고인은 1,000만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사실상 재계약이 확정된 것에 대한 사례'를 요구하여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대목을 살피건대, 우선 당시 피고인 입장에서는 S의 재계약 문제를 돕기로 한 상황에서 AM에 대한 로비 창구로 W을 소개해 주었다가 AN과 만날 수 있는 Z을 포섭한 후에는 내심 'Z을 통해 AN에게 직접 로비를 하면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B에게 W과 관계를 끊으라고 하였을 가능성은 충분하나, B 입장에서는 옥션과의 재계약 문제가 매우 절실하였으므로 공정위를 통한 로비와 민간인을 통한 로비를 모두 유지하려고 생각하였을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이 명시적으로 B에게 '앞으로는 공정위를 통한 로비는 포기하고, Z 등 민간인을 통해서만 로비를 하겠다'라고 이야기하였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여기서 형사소송법상 증명의 정도의 문제된다. 즉 B의 진술을 가장 강력한 근거로 삼고 있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과연 아무런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느냐. 다시 말하면 피고인의 변소가 사실일 수 있다고 의심할만한 합리적 단서가 전혀 없느냐의 문제이다.
피고인은 당초 W을 통해 공정위에 로비를 하려고 하였다가 Z을 알게 되었고, Z이 2008. 7. 31 AN을 만난 후 '공정위에서 옥션으로 전화가 와서 AN이 매우 불쾌해 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앞으로 공정위를 통해 압력을 넣으면 재계약이 완전히 틀어지겠구나'라고 생각하여 B에게도 그러한 취지를 설명하고 '향후 공정위 쪽은 포기하고, Z 등을 통해 AN에게 로비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라고 말하였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보기 어렵다. 여기에 B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미묘한 부분들(예컨대, 2008. 8. 4. 전에는 Z을 만난 적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검찰이 제출한 증거기록의 조서 중 한 장이 누락된 부분을 보면, B이 2008. 8. 4. 이전에 Z을 만나 회사 상황을 설명하였을 수도 있다고 진술한 내용이 있는 점, Z은 일관하여 2008. 8. 4. 이전에 B을 만나 회사 사정을 들었다고 진술하는 점, 나아가 B은 사건 당시로부터 3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T과 A를 S 회사의 기술유출 사건의 배후로 의심하고, 피고인에게 도움을 청하였으나 거절당하여 매우 서운한 감정이 있다고 공공연히 진술하고 있고, 검찰 진술에서는 '피고인이 꼭 처벌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진술하는 등 피고인에 대하여 과장하여 진술할 동기가 전연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또한 B이 제출한 메일이 상대방 서버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B이 메일에 첨부한AN의 약력도 수사과정에서 새로 출력하여 제출한 이유가 석연치 않은 점)을 보태어보면, 피고인의 변소내용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말끔히 해소하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의 법률적 평가를 검토해 본다.
피고인은 B에게 공정위를 통한 로비 창구로 W을 소개시켜 주었고, B은 W에게 '정식 신고 없이 공정위를 통해 옥션에 압력을 넣게 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로비에 필요한 문건(일명 'AN과의 토킹 포인트')을 만들어 W에게 보냈다. W은 부하 직원 AV을 통하여 공정위의 성명 불상의 직원에게 전달하였고, 그 문건은 불상의 경로로 담당 과장에게 전달되었으며, 담당 과장은 실제로 옥션에 전화를 하여 사실 관계를 확인하게 된다. 이후 피고인은 Z 라인을 알게 되면서 W과 관계를 끊었고, 2008. 8. 8. 재계약이 사실상 확정되었음을 이유로 B에게 사례를 요구하여 1,000만원을 받았다.
만약 역사적 사실관계가 이러하다면, 피고인은 '공정위를 통한 로비'를 위해 W을 소개해 주고, 실제로 W을 통해 공정위에 대한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더구나 공정위에서 옥션에 전화를 하는 로비의 효력도 확인되었고, 여기에 Z을 통한 로비가 더해져 재계약이 이루어진 후 그 사례로 금원을 수수하였으므로, 법률적으로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원을 수수한 것이 되어 알선수재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일단 현재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W과의 관계를 단절한 후 B에게 '앞으로는 내가 직접 AM를 상대하겠다'라고 하여 돈을 받았다는 것이므로, 검찰의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는 아니한다.
결론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변소내용이 사실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남아있고, 여기에 B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사정들이 존재하므로, 법원으로서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보아야 하는 헌법상 원칙에 따라 형사 소송법 제325조 후단을 적용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찬석
각주1) 범죄일람표1 범죄일람표2
각주2) 이 점은 증인 B, W, BA의 각 법정진술과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로 인정된다.
각주3) 당초 피고인이 W을 B에게 소개한 장본인인데, 며칠 만에 W과의 접촉이 위험하다고 판단할만한 사정 변경도 없어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