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4. 7. 1.경 피고회사에 운전사로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원고는 기존에 피고회사의 B 노선 차량을 운행하여 오다가, 2013. 10. 10. 피고로부터 'C 노선 차량을 운행하라'는 내용의 전보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5호증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전보발령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 직권남용의 행위이므로, 이 사건 전보발령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피고는 업무상의 필요성 없이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하여 통상임금소송 및 정직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고, 피고의 환경오염과 불법도색 관련 사건 소송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였다는 것에 불만을 품고 징거성의 부당한 전보발령을 하였다.
원고는 오랜기간 동안 B 차량의 운행을 해오면서 수차례에 걸쳐 'B 노선이 과중한 근로를 하고 있으니 근로시간을 줄여달라, 아니면 임금을 더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의 요청을 들어주지는 않고 갑자가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한바, 원고가 희망하는 것은 원고 혼자 편한 노선에서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회사의 운전사 모두가 정당한 권리를 찾는 것이므로 원고는 이러한 인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이미 B 노선의 운행방향과 신호 등에 익숙해진 상태였는데,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사고를 일으키도록 유도할 목적으로 사전예고, 코스점검 및 숙지의기회도 주지 않아 원고는 1회의 견습만을 거친 후 C 차량을 운행하게 되었으며, 이 사건 전보발령 후 운행횟수가 1주일당 3회 가량 추가되어 출근시간이 빨라지고 퇴근시간이 늦춰지게 되었고, 이 사건 전보발령과 관련된 분쟁 과정에서 원고가 과도한 스트레스로 심신이 매우 지쳐 경도인지장애, 긴장형 두통, 우울병 장애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받게 된 점도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을 짐작케 해준다.
피고는 원고와의 사전협의 없이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을뿐 아니라, 정식으로 인사발령통지서를 발송하지도 아니하고 승무지시서만을 변경하여 원고가 2013. 10. 8.경에야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으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전보발령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피고는 원고를 포함하여 피고회사에 근무 중인 운전사들에게 정기적인 1일 3회의 식사시간이나 휴게시간도 제대로 주지 아니하였고, 노동조합지부에 과도한 지원을 하며 어용조합에 불법적으로 지배개입하면서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여건 상담 및 질의를 하자 원고의 동료들로 하여금 원고를 집단적으로 왕따시키도록 할 목적으로 부당하게 근무방침을 변경하여 원고는 동료들로부터 반인륜적 따돌림과 차별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며, 원고는 이전 회사에서는 정직이나 불이익한 인사조치 등을 받은 사례가 한 번도 없는데도 피고는 원고에게만 사소한 노선이탈, 중앙선침범 및 정류장외 하차에 대하여 부당하게 정직처분을 하고, 식사를 제공하지 않으며, 보조기사에서 고정기사로의 승급기간도 통상의 1~2년보다 훨씬 오랜 기간인 6~7년이 걸리도록 하는 등 차별대우를 가하고 있고, 더욱이 피고는 이익창출을 목적으로 운전사들에게 부당하게 자부담을 시키며 3회 운임비용을 받아 놓고 근로자들에게 과다근무를 시켜 2회 운행을 하도록 한 후 1회 운임비용은 착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는 단체협약,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을 위반사실을 시정하고 운전사들에게 휴게시간을 제공하며 미지급 임금을 지급해야 하고, 불법적으로 회사 내에서 도장 및 도색작업을 하였으므로 이에 대하여도 가중처벌을 받아야 한다.
판단
먼저 원고가 주장하는 위 가.의 1)항의 사유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며,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으며(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다8946 판결 참조),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피고에게 'B 노선의 업무가 과중하므로 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주거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해달라'고 요청하자 피고가 '해당 부분은 노사협의회 안건으로 심의 중이므로 협의 결과를 지켜보자'고 하며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한 사실, B 노선에 비하여 C 노선은 1일 평균 운행시간도 상대적으로 짧고 1대당 수송인원도 더 적은 사실, 이후 피고회사는 2013. 11. 5.자 노사협의회에서 'B 노선의 운행횟수 평일 155회를 150회로 조정한다'는 내용으로 합의한 사실이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4호증,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고, 이와 같은 이 사건 전보발령의 내용 및 경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에는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던 것으로 보이는 반면, 갑 제4, 2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현저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발생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이 사건 전보발령이 피고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의 범위를 벗어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전보처분 등을 할 때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할 수는 없는바(위 2013다8946 판결 참조), 피고가 원고 주장과 같이 사전협의 없이 이 사건 전보발령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이 사건 전보발령이 당연무효라고 할 수는 없고, 원고가 제출한 자료들을 살펴보아도 피고가 전보발령을 반드시 인사발령통지서에 의해야 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원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는 전보발령 전에 원고가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피고회사의 게시판에 승무지시서를 공고한바, 이 사건 전보발령을 승무지시서로 통지했다고 하여 이로써 이 사건 전보발령이 당연무효가 된다고 볼 수도 없다.
그 외에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전보발령이 보복성 인사라거나 원고의 진정한 희망사항이 C 노선으로의 전보발령이 아니었다거나 원고의 사고를 유발할 목적으로 충분한 노선숙지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은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한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위 가.의 2)항의 사유들은 이 사건 전보발령의 무효여부와는 관련이 없는 것들로서, 원고가 그러한 사유를 들어 근로조건의 개선 등을 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전보발령의 무효를 구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재현(재판장) 노연주 김아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