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4. 5. 22. 선고 2014나30456 판결

주문

1.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하 피고 개발원이라고 한다)은 해양, 수산 및 해운항만 정책에 관한 조사, 연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고, 피고 C는 피고 개발원의 E 연구단장이며, 피고 D는 피고 개발원 E 연구단 산하 F센터장이다. 원고 B 노동조합(이하 원고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은 피고 개발원을 비롯한 과학기술, 연구전문 부분 13개 소속 지부(기관)의 노동자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이고, 원고 A는 2006. 6.경 피고 개발원에 입사한 F센터 소속 연구원으로, 2010. 1. 1.부터 2010. 12. 31.까지 원고 노동조합 피고 개발원 지부장을 역임하였다.

나.

피고 개발원의 F센터 운영규정(을 2호증)에 의하면, ‘센터 소속직원에 대한 인사 및 복무는 원장이 관리한다. 다만 원장이 센터장에게 위임한 사항은 센터장이 관리한다(제 10조)’, ‘센터장은 원장이 직무를 부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속 직원에게 그에 상응하는 직무를 부여할 수 있다(제11조)’고 각 규정되어 있어, 피고 D는 센터장으로서, 피고 C는 그 상급자로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그 소속 연구원인 원고 A의 업무분담이나 자리 배치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여 왔다.

다.

피고 개발원과 원고 노동조합 피고 개발원지부는 2008년부터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 개발원 소속의 일부 근로자들이 해고되기도 하는 등 심각한 분규가 발생하였고, 원고 A는 원고 노동조합 피고 개발원 지부장으로 된 이후 대표교섭위원 자격으로 임금 교섭에 참여하였다.

라.

피고 C, D는 임금 교섭이 진행 중이던 2010. 3.경 피고 개발원 내에서 원고 A를 면담하면서 노동조합을 해산하고 노사협의회를 활용하면 해고자들의 복직을 건의하겠다거나 일체의 불이익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였고, 원고 A가 이를 거부하자 노동조합 업무에 전념하라고 하면서 당시 담당하던 기본업무인 전복 관측과 양식어업동향 및 전복수산관측 등 정기간행물의 집필 등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배제시키고, 책임연구원 G이 부연구위원으로 승진함에 따라 사무실의 자리배치를 다시 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원고 A의 자리를 사무실 내의 다른 장소로 이동시켰다.

마.

피고 C, D는 “피고 C는 피고 개발원의 E 연구단장, 피고 D는 피고 개발원 E 연구단 산하 F센터장으로 각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사용자인데, 위 라.항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함으로써 피고 C, D는 공모하여 근로자인 원고 A가 원고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고, 원고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지배·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로 기소되었고, 그 항소심(서울서부지방법원 2011노1241호)에서 모두 유죄가 인정되어 피고 C에 대하여는 벌금 70만 원, 피고 D에 대하여는 벌금 50만 원이 각 선고되었으며, 이에 대하여 피고 C, D가 대법원 2012도3403호로 상고하였으나, 2012. 6. 14.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호증, 갑 4호증, 갑 5호증, 갑 34호증, 갑 35호증, 갑 43호증, 을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 피고 C, D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사용자로서 ㉮ 원고 A가 원고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당시 담당하던 기본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배제시키고 자리를 사무실 내의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등의 불이익을 주는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 A가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분명하므로, 피고 C, D는 원고 A에게 이로 인하여 원고 A가 입은 정신적인 손해를 금전적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고, ㉯ 원고 노동조합 피고 개발원 지부장으로서 임금교섭을 하던 원고 A에게 노동조합을 해산하라고 말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지배·개입하는 불법행위를 함으로써 원고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이 위태롭게 되는 비재산적 손해를 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C, D는 원고 노동조합에게 이로 인한 원고 노동조합의 비재산적 손해를 금전적으로 배상할 의무가 있으며, ② 피고 개발원은 피고 C, D의 사용자로서 피고 C, D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그 소속 직원이자 원고 노동조합 피고 개발원 지부장으로서 임금교섭을 하던 원고 A에게 노동조합을 해산하라고 말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지배·개입한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노동조합에게 가한 위 비재산적 손해에 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들의 주장

(가)

피고들은, 피고 C, D가 해고자 복직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 해산이라는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지배·개입한 사실이 없고, G이 부연구원으로 승진함에 따라 더 넓은 사무공간을 배정해 줄 필요가 있었고 평소 원고 A가 큰 목소리로 통화하는 등으로 주위 직원들이 부담스러워 하였기 때문에 업무상 필요에 따라 원고 A의 자리를 바꾸도록 지시한 것이므로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준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 참조),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을 수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피고 개발원은, 가사 피고 C, D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지배·개입한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C, D의 사적인 문제일 뿐이고 피고 개발원은 원고 노동조합에 관하여 지시나 간섭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 개발원은 피고 C, D의 사용자로서 피고 C, D의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해당하여 이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개발원은 피고 개발원 원장과 간부 등 35명을 대상으로 하여 H노무법인 대표노무자를 초청하여 최근 노무 동향과 노무 관리 방향에 관한 특강을 실시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피고 개발원이 사용자로서 피용자인 피고 C, D의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개발원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나아가 피고들이 배상하여야 할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의 관계, 피고 C, D가 이 사건 불법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 이후의 경과, 이 사건 각 불법행위의 내용 및 정도, 원고 A가 피고 개발원에서 근무한 기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 A에 대한 위자료는 2,000,000원으로, 원고 노동조합에 대한 비재산적 손해는 2,000,000원으로 각 인정함이 타당하다.

다.

소결

결국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각자 원고 노동조합에게 2,000,000원, 피고 C, D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각자 원고 A에게 2,000,000 및 각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13. 5. 3.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4. 1.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학(재판장) 표극창 서정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