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6. 2. 4. 선고 2015가합3214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광고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 피고 B센터로 발령받아 근무하다가 2014. 1. 6. 피고로부터 해고된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14. 12. 19. 및 같은 달 2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2014. 11. 19. 파견직 사원 C의 허벅지와 손을 만지고 C에게 뽀뽀를 하려 하는 등 직장 내 성희롱을 하였다는 이유로 취업규칙 제3조, 제4조, 제66조 제1, 2, 6, 10항에 따라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2015. 1. 6.경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에 대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피고 인사위원회는 2015. 1. 14. 재심의를 개최하여 이 사건 해고처분을 확정하였다.

다.

피고의 취업규칙 관련 조항은 다음과 같다.

취업규칙

제3조(준수의무) 피고는 이 규칙에 정한 근로조건으로 직원을 근무시키며, 직원은 이 규칙에 정한 사항과 회사의 제 규정을 준수하고 상사의 업무상 지시에 따라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진다.

제4조(품위유지) 직원은 피고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 방송강령 및 윤리강령을 준수하고 상호인격을 존중하며 직장의 질서를 유지하여야 한다.

제62조 (징계의 종류) 징계의 종류 및 그 처분의 내용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주의 : 징계사유가 발생한 사실에 대하여 서면으로 훈계한다.

2.

근신 : 15일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근무지를 지정하고, 자숙도록 한다.

3.

감봉 : 6개월 이내로 하고 그 기간 동안의 급여는 보수규정 및 업무직 보수규정에 따른다.

4.

출근정지 : 30일 이내로 하고 그 기간의 급여는 지급하지 아니한다.

5.

정직 : 6개월 이내로 하고 그 기간 중 직원의 신분은 유지하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보수는 지급하지 아니한다. 단, 비위 사실에 의한 정직의 경우는 호봉승호 소요기간 산정에서 제외한다.

6.

해고 : 직원의 자격을 면한다.

제66조(징계사유) 직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를 징계할 수 있다.

1.

사규를 위반하였을 때

2.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을 때

6.

피고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였을 때

10.

남녀고용평등법이 규정하는 직장 내 성희롱 금지에 해당할 때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C에게 호텔 라운지에서 와인을 마시자고 제안하였을 뿐 성적인 동기나 의도에서 호텔 객실에 가자고 이야기한 적이 없고, C에게 입맞춤을 하려 하는 등 어떠한 신체적 접촉을 시도한 적도 없다. 이와 같이 원고가 C을 성희롱한 적이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징계사유가 없어 무효이다. 나아가 만일 원고가 C을 성희롱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처분에 해당하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2015. 1. 6.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원고에게 월 8,574,666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징계사유가 있는지 여부

1)

직장 내 성희롱의 인정 기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항의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직장 내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아가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2)

증거의 신빙성에 관한 판단

원고가 C을 성희롱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 피해자 인터뷰 녹취록(을 제3호증), 피해자 진술서(을 제4호증), 제일비엠시 작성 경위서(을 제6호증의 2) 피해자 문답서(을 제7호증)와 증인 C의 증언 등이 있는데, 위 증거는 모두 C의 진술 또는 C의 진술내용을 담은 조서이며 원고는 위 증거를 믿을 수 없다고 다투고 있다. 그러므로 을 제3, 4, 7호증, 을 제6호증의 2와 증인 C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는지 살펴본다.

①

C의 진술은 2014. 11. 21. 주식회사 제일비엠시 직원과 통화할 때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약 4회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그 진술내용이 일관되고 구체적인 점[주식회사 제일비엠시 직원이 작성한 경위서(을 제6호증의 2)에는 사무실에서 성희롱이 일어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C의 진술을 잘못 이해하여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② C은 회식 다음 날인 2014. 11. 20.부터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고, 파견회사인 주식회사 제일비엠시 직원이 2014. 11. 21. 전화로 결근 사유를 확인하자 C은 원고가 2014. 11. 19. 자신을 성희롱하였다는 내용을 이야기하게 된 점, ③ C은 위 통화 과정에서 자신이 진술한 내용이 피고 B센터에 알려져 문제가 커지거나 원고와 마주치게 될 것을 꺼려하였던 점, ④ 원고와 C은 2014. 11. 19. 당일 처음 만났고, C에게 성희롱 피해사실을 거짓으로 지어낼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을 제3, 4, 7호증, 을 제6호증의 2와 증인 C의 증언은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

3)

인정사실

을 제1 내지 4, 6,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C은 주식회사 제일비엠시가 파견한 직원으로 2014. 11. 17.부터 피고 B센터로 출근하였고, 원고는 피고 B센터로 발령받아 2014. 11. 19. 첫 출근을 하였다. B센터 센터장 D, 부장 E, 원고, 파견직 사원 C은 2014. 11. 19. 점심시간에 사무실 근처 생선구이집에서 점심식사 겸 원고 환영회식을 하며 반주로 소주를 마셨다. 원고는 식사 후 2차 자리를 제안하였으나 D과 E은 이를 거절하고 사무실로 복귀하였고, 원고와 C은 주변 선술집으로 이동하여 술을 더 마셨다.

나)

원고가 C에게 평소 아는 가게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자고 제안하였고, 원고와 C은 택시를 타고 삼청동에 있는 가게로 이동하였다. 그러나 그 가게는 문을 열지 않았고, 원고와 C은 다시 택시를 타고 명동에 있는 스파게티 가게로 이동하였다.

다)

원고는 명동으로 이동하는 택시 뒷좌석에 C과 나란히 앉아 원고의 왼손을 C의 허벅지에 올리고, 매니큐어를 칠한 C의 오른손을 만지작거리고 매니큐어는 어디서 했냐고 물으며 C의 손을 주물럭거렸다. 그러다가 원고가 C의 입술에 뽀뽀를 하려고 하여 C은 고개를 돌리고 피했다.

라)

원고와 C은 스파게티 가게로 들어가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았다. 원고는 와인을 마시던 중 자리에서 일어나 C 옆으로 다가와 다시 뽀뽀를 하려고 했고, C이 고개를 돌리고 이를 거부하자 원고는 '웃는게 이뻐서 뽀뽀하고 싶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마)

E 부장이 C에게 회사에 복귀하라는 전화를 하였다. C이 원고에게 사무실로 들어가봐야 할 것 같다고 하자 원고는 할 일도 없는데 왜 들어가느냐고 하며 C을 붙잡았고, C에게 '이 앞에 호텔이 하나 있는데 잠깐 들렀다 가자.'라는 말을 하였다.

바)

C은 같은 날 4시경 사무실로 복귀하였고 원고는 사무실에 복귀하지 않고 외부 취재원을 만나러 갔다. C은 다음 날인 2014. 11. 20.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않았다. C 소속 파견업체인 주식회사 제일비엠시의 담당자가 결근 사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성희롱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4)

판단

위 인정사실 다), 라), 마)항과 같이 원고는 C에게 신체적 접촉을 하거나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였으며 성적인 관계를 연상시키는 언어적 표현을 하였고(이하 이를 합하여 '이 사건 성희롱'이라 한다), 이로 인하여 C이 성적 귤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을 것임이 인정되므로, 이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고, 이 사건 성희롱으로 인하여 공영방송사인 피고의 명예와 위신이 손상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성희롱은 피고 취업규칙 제66조 제1, 2, 6, 10항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는지 여부

1)

관련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판결 등 참조). 한편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서 피해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2)

판단

①

C은 출근한지 3일째 되는 23세의 파견직 사원이었고 원고는 44세의 차장급 상사였으며, 이 사건 성희롱은 원고의 출근 첫날 업무시간 중에 장소를 이동해 가며 이루어졌던 점, ② 원고와 C의 지위, 이 사건 성희롱의 발생 장소와 정황을 고려할 때 C으로서는 이 사건 성희롱에 대하여 적절한 대처를 하기 어려웠고 이 사건 성희롱으로 인하여 견디기 어려운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C은 실제로 피고회사에서 2년 동안 파견직으로 근무하기로 되어 있었음에도 이 사건 성희롱 다음 날 피고회사를 그만두었고, 현재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성희롱과 같은 직장 내 성희롱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속 근로자들의 전반적인 고용환경 및 고용문화와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는 문제인 점, ⑤ 피고는 공영방송국으로서 선량하고 건전한 직장문화를 이룩하기 위하여 직장 내 성희롱에 엄정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가 더욱 큰 점, ⑥ 원고는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성희롱이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고, 피해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등 이 사건 성희롱 행위에 대하여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은 점 등 이 사건 변론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성희롱은 중대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보기 어려워 피고가 징계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재판장) 김영아 이민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