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4. 1. 6.부터 2016. 8. 1.까지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였다.
[다툼 없는 사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위임관계에 있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위탁자로서 신용정보법에 따라 불가결한 최소한의 관여만 하였을 뿐이며 그 정도를 넘어 근로계약과 같은 정도의 전속적이고 종속적인 지휘·감독을 한 사실이 없다. 즉, ① 피고는 원고에게 배당된 채권추심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사실이 없고, ② 일부 지점이 피고와 무관하게 독단적으로 채권추심원을 관리한 것을 제외하면, 출·퇴근 시간을 따로 지정하여 엄격하게 관리하거나 이와 관련하여 불이익을 준 사실이 없으며, ③ 근무장소와 비품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편의를 위한 것일 뿐이고, ④ 피고가 위탁계약을 통하여 제3자에게 채권추심업을 위탁하지 못하게 하고, 동종 영업을 겸업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신용정보법에 의한 법률상 금지 사항인 것이지 계약에 따른 제약으로 볼 수 없으며, ⑤ 원고가 받은 수수료는 편차가 크고, 우연적인 요소와 채권회수의 완결에 따라 산정되는 점에서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렵고, ⑥ 근로계약의 계속성도 보장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5060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라기보다는 위임계약을 체결한 수임인이거나 또는 도급계약을 체결한 수급인으로 보일 뿐이고, 달리 반증이 없으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계약은 그 명칭이 '채권추심위임계약서 '이고, 제2조는 원고의 신분에 관하여 '수임인은 독립사업자로서 본 계약에 의하여 위임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수행한다. 수임인은 위임인의 근로자가 아니며, 수임인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위임인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의 정규근로자들과 달리 채권의 회수실적에 따라 일정 비율의 수수료만을 지급받았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은 바 없고, 추심업무를 수행하면서 발생한 교통비, 식대, 휴대전화 요금 등은 원고가 부담하였으며, 수수료는 근무내용이나 시간과 관계없이 오로지 채권회수의 결과를 기준으로 산정되어 원고의 수수료는 매월 그 금액이 일정하지 아니하고 그 실적에 따라 채권추심인들 사이에도 큰 편차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원고와 함께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D은 1일 평균임금이 146,014원으로서 E의 34,617원에 비하여 4배가 많고, 원고의 89,354원에 비하여 1.6배가 많다), 위 수수료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라 보기 어렵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신용정보업의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신용정보업을 하기에 충분한 인력과 전산장비 등 물적 시설을 갖추어야 하고(제6조), 신용정보회사는 신용정보전산시스템에 대한 제3자의 불법적인 접근, 입력된 정보의 변경·훼손 및 파괴 등의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보안 대책을 세워야 하며(제19조), 업무상 알게 된 타인의 신용정보 및 사생활 등 개인적 비밀을 업무 목적 외에 누설하거나 이용할 경우 관련 임직원과 소속 법인을 처벌하고(제42조, 제50조 제51조), 채권추심인이 정보를 유출하여 채무자 등에 손해를 입힐 경우 채권추심회사는 신용정보법상의 배상책임을 지미(제43조 제2항),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채권추심 회사는 금융위원회에 등록되지 아니한 채권추심인을 통한 채권추심업무를 할 수 없고, 채권추심업 종사자 등에 대하여 교육을 실시하여야 하며, 관련법규 및 내규를 준수하도록 적극 지도하여야 하고, 내부통제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어야 하며, 채무자 관련 개인신용정보 등을 철저히 보관·관리하여야 하고, 채무자에 대한 정보를 로그인이 필요한 시스템에서만 볼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피고가 원고에게 컴퓨터와 해당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는 전산아이디(ID), 전화기, 비품 등을 제공하고, 근무기강확립 등의 교육을 한 것은 위와 같은 관련 법규 등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피고의 일부 지점이 운영계획을 수립하거나 채권추심인들의 채권회수 실적 등을 집계하여 게시하고 출·퇴근 현황을 확인한 것으로 보이나, 이 사건 계약 제4조 제2항은 '수임인은 위임사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며, 계약사항을 준수하는 한 그 방법 및 시간, 장소 등의 구속을 받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추심할 채권에 대해 추심순위를 지정하거나 구체적 추심업무의 내용 내지 방법 등을 특별히 지시한 바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위임사무에 대한 관리조치의 일환을 넘어서 원고의 업무수행을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보험이나 건강보험,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