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관계
피고 회사는 각종 과자류 제품 제조·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2. 8. 3. 피고 회사에 대졸공채 사원으로 입사하여 여수영업소 소속 영업사원으로 근무하여왔다.
이 사건 사고 발생
원고는 피고 회사 여수영업소에서 화물차를 이용하여 제과류를 관할구역 안에 있는 소매점 등에 판매하는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13. 9. 6. 17:50 영업활동을 마치고 영업소로 복귀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 소유 B 중형 화물차를 운전하여 여수시 C에 있는 D충전소 앞을 여수공항 방면에서 순천 방면으로 지다가던 중 빗길에 미끄러져 도 로변에 설치된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하였다. 위 사고로 원고는 좌측 경골 간부 개방성 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 되었다.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 지급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원고에게 휴업급여 59,556,100원, 요양급여 119,484,750원, 장해급여 31,636,780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내용
피고 회사는 피용자인 원고에게 1일 평균 10시간, 월 평균 25일에 달하는 근무를 하게 하는 등으로 과중한 업무지시를 하였고 이로 인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서둘러 회사로 복귀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나아가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사고 당일 기상여건 등으로 차량운행에 있어 교통사고의 위험이 가중되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안전교육 및 위험방지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 결국 위와 같은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단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12호증, 을 제26, 2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대체로 아침 8시경에 화물차를 운행하기 시작하여 오후 5시경에 영업소로 돌아와 하루 일을 마무리 하였는데, 원고가 화물차 운행 전후로 업무준비 등을 위하여 상당한 시간을 더 근로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월말이나 월초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화물차를 운행하거나 영업소에서 업무를 하였고, 때로는 주말이나 휴일에도 화물차 운행을 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 인정되나, 한편, 갑 제17호증, 을 제1 내지 16, 26 내지 3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 영업사원은 주로 사업장 밖에서 근로가 이루어지고 수요 및 시기에 따라 업무량이 달라지며 업무의 특성상 근로와 휴식의 구분이 어려운 등으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점, ㉯ 원고가 주장하는 근로시간이 실제 근로시간이라고 가정하더라도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적용되던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최대 주 68시간)을 초과하여 원고에게 근로를 지시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 당시 원고가 신입직원이어서 여수영업소 소속 영업사원 중 원고에게 할 당된 목표량이 적은 편이었고, 원고의 목표량 대비 총 매출액을 의미하는 달성률 또한 높지 않았던 점, ㉱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회사 영업소장이 원고에게 무리한 영업활동을 지시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 점, ㉲ 이 사건 사고는 졸음운전이나 원고의 건강상 문제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운전미숙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 회사는 수시로 각 영업소에 사고예방 및 안전운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연락을 하였고, 이러한 내용을 영업소 게시판에 게시하거나 영업사원들에게 알리도록 하여 온 점, ㉴ 피고 회사는 영업사원들로 하여금 차량점검 일지를 작성하게 하는 등으로 차량운행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도록 하여 온 점, ㉵ 피고 회사 영업소장들은 아침 조회시간에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안전운전을 독려하였고, 특히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전에도 화물차 운전 중 사고전력이 있어서 특별히 주의를 준 것으로 보이는 점, ㉶ 이 사건 사고 당시 비가 내렸으나 아침에는 비가 오지 않았고, 원고의 업무를 조정하여야 할 정도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사정만으로 피고 회사가 당시 원고에게 특별히과도한 업무를 맡겼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원고가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 회사에 업무변경을 요구하거나 업무과다를 호소하였다는 사정이 보이지 아니하는 이상, 피고 회사로서는 당시 원고가 업무과다로 인하여 사고에 이를 것이라는 점을 예견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회사가 당시 원고에 대한 별다른 조치 없이 원고로 하여금 그 업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 회사에게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국 피고 회사에게 근로계약상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또는 이와 관련된 위법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현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